아할치헤에서 바르지아(Vardzia) 당일로 다녀오기

2020. 4. 22. 06:00조지아 2019/바르지아

험한 돌산이 보입니다.

자세히 보면 돌산에는 개미집 같은 많은 동굴이 보이네요.

저기 보이는 동굴은 인간이 손으로 직접 파 만든 삶의 현장입니다.

 

오늘은 그런 모진 삶을 살아가려고 손으로 판 동굴 도시 바르지아에 다녀오렵니다.

아할치헤에 우리가 온 것은 아할치헤를 보고자 했던 것은 아닙니다.

우리의 목적은 이곳에서 조금 떨어진 바르지아라는 곳을 구경하기 위함입니다.

 

2019년 5월 23일 목요일의 이야기입니다.

창밖을 내다보니 아침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하네요.

여행 중 비가 내린다는 말은 최악의 날이라는 의미겠지요?

 

오늘 숙소는 숙박비 2인 1실에 30라리(우리 돈 12.000원이 조금 더 됩니다.)로 아침 식사가

제공되는 곳으로 저 정도라면 밥값만으로도 두 사람에 12.000원도 저렴한 것 아닌가요?

8시에 일찍 아침 식사를 준비해 달라고 했습니다.

사실 이곳 시각 8시라면 우리나라에서는 오후 1시가 되었기에 배가 제법 고픈 시각이지요.

 

바르지아(Vardzia)는 아할치헤에서 거리상으로는 62km 정도밖에는 떨어지지 않은 가까운

곳이지만, 그러나 교통편은 그리 좋다고는 볼 수 없습니다.

동굴 도시의 모습이 마치 누더기를 기워놓은 듯하기도 하고 개미집 같기도 하고요.

 

택시로 가도 되지만, 버스가 있기에 우리는 마슈룻카를 이용해 바르지아로 갑니다.

오늘 계획은 아할치헤에서 1박만 하기에 터미널 옆에 있는 숙소에 짐을 맡겨두고 바르지아를

다녀와 숙소에 맡겨둔 짐을 찾아 보르조미로 이동해 그곳 숙소에 머무는 일정입니다.

 

따라서 오늘은 시간이 그리 많은 편이 아니어서 강행군해야 합니다.

우리 부부야 이 정도의 강행군은 체력적으로 아직 문제가 되지 않지만, 나머지 사람은

지금까지 함께 다녀보니 우리와 함께 보조를 맞추어 다니는 것이 체력적으로 힘들어하는

사람이 있는데 동행이 있으면 가장, 어려운 일이 서로 보조를 맞추는 일이지요.

 

그래서 왕복 40라리를 주고 택시를 타고 당일로 바르지아를 다녀올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지금까지 택시만 타면 일행과 사소한 문제가 생기니 차라리 각자 표를 사고

마슈룻카로 이동하는 게 더 낫지 싶었습니다.

위의 사진에 포도주를 담그는 항아리가 보이네요.

 

마슈룻카 요금은 편도 5라리/1인으로 차는 바르지아 동굴 도시 입구인 바로 아래가 종점입니다.

차가 그럴듯하게 보여도 의자 등받이가 세워져 대단히 불편하게 갔네요.

 

조지아는 물론, 코카서스 3국 여행을 하며 대중교통을 많이 이용해 보았는데 차량은

대체로 대부분 노후화되어 우리나라라면 이미 폐차되어야 할 차량들입니다.

주행거리가 보통 100만km는 넘는 차가 대부분이었습니다.

 

외국에서 중고차를 수입해 운행하다 보니 범퍼같은 부품은 구하기 어려워

범퍼없이 그냥 운행하는 차도 많았고요.

그런데 문제는 어찌나 난폭하게 운전하는지 걱정이 될 정도였습니다.

 

우리를 태운 마슈룻카는 10시 30분에 아할치헤를 출발해 12시 10분에 바르지아에

도착했으며 62km밖에 되지 않은 짧은 거리를 1시간 40분에 걸쳐 달린 이유는

5분마다 서서 사람을 내리고 태우며 달렸기 때문입니다.

 

버스에서 내리면 바로 동굴 도시로 올라가는 입구가 있고 매표소가 있습니다.

입장권은 7라리(우리 돈 약 3천 원 정도)/1인이었습니다.

동굴 도시는 입구에서 제법 올라가야 합니다.

 

그러나 입구에서 동굴 위까지는 미니버스가 운행되기에 걷기 힘드신 분은

미니버스(1라리?)를 이용해 쉽게 올라가실 수 있네요.

우리 부부는 그냥 걸어서 올라갔고 나머지 네 분은 미니버스를 이용해 올라갔습니다.

러나 걸어서 올라가도 우리처럼 아무리 천천히 걸어도 15분밖에는 걸리지 않습니다.

 

천천히 걸어서 올라가는 것도 좋습니다.

주변 경치 구경을 할 수 있잖아요.

건너편 산으로 올라가는 길이 갈지자로 매우 험하네요.

 

여행이라는 것이 꼭 목표한 곳만 보는 것은 아니잖아요.

여행 자체가 우리와는 다른 이국적인 모습을 보기 위해 떠난 것이기에

이렇게 천하 주유하 듯 천천히 걸어보는 것이 우리는 좋습니다.

 

바르지아는 전체적으로 제대로 보려면 2시간 이상을 잡아야 하지 싶습니다.

이곳 동굴 도시 모두를 구경할 수는 없습니다.

방의 대부분은 출입을 금지해 막아두었고 여행자가 볼 수 있는 곳은

거의 한 방향으로 정해두었습니다.

 

위의 사진을 보니 예전에 중국 뤄양을 갔을 때 보았던 용문 석굴이 생각납니다.

이와 비슷하게 만들어 놓았는데 다른 것은 다만, 이곳은 굴 안에 사람이 살았고...

용문 석굴은 굴 안에 부처의 석상이 있다는 점이 다르지요.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이처럼 비슷한 동굴 도시는 예전에 터키 여행에서 보았던 적이 있습니다.

터키는 이곳처럼 산에 도시를 만들어 지진으로 지금은 절벽이 된 곳이 아니라

평지에 땅을 파고 지하로 들어간 것이 다르지만요.

그곳은 지하도시라는 데린쿠유라고 했지요.

유네스코에서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했다고 하더라고요.

형태는 비슷한 듯하지만, 다른 기분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