즈바리 고개 위의 구다우리(Gudauri)

2020. 1. 28. 07:30조지아 2019/스테판츠민다

 

아직 잔설이 남은 길에 아주 멋진 조형물이 보입니다.

위의 사진에 보이는 것은 구다우리 전망대에 만든 조지아 러시아 수교

200주년을 기념하는 우정의 기념 조형물이라고 합니다.

그곳에 서서 내려다 보면 아래 까마득한 절벽이 있어

주변 풍광이 대단히 뛰어난 곳입니다.

 

 

정상 부근에 만든 것으로 원형으로 만든 구조물 안쪽에

타일 벽화로 보이는 그림이 있네요.

우리가 전세 미니버스를 예약할 때 꼭 들릴 곳 세 곳을 확인했으며

이제 마지막 3탄이 이곳입니다.

 

 

이곳을 들리고 싶으시면 마슈룻카를 타면 안 되고 우리처럼 차를 전세내던가

아니면 택시를 타고 가야만 이곳에 세워 줄 것이지만,

미리 출발 전 이곳에 들리는 조건을 제시해야만 추가 요금이 없습니다.

 

 

나누리 성채를 구경하고 다시 길을 나섭니다.

오늘 최종 목적지인 스테판츠민다에 가는 도중에 구다우리(Gudauri)를 지나야 합니다.

지금 우리가 달리는 길은 원래 실크로드의 한 지류로 그때는 겨우 낙타나

말이 다닐 정도의 좁은 길이었을 겁니다.

 

 

지금은 조지아 밀리터리 로드(Georgia Military Road)라고 부르는 군사도로라고

하는데 예전에는 좁고 위험한 길이었는데 1783년 러시아에서 말 8 마리가

다닐 수 있을 정도로 길을 넓혔다고 하네요.

 

 

그런 후에 1863년에 지금의 모습으로 제대로 된 도로를 완성했다는데 이때

이 길을 닦기 위해 동원된 인부는 스탈린이 독일군 포로를 동원해 엄동설한에

만들었다고 하니 피와 눈물과 땀으로 닦은 도로네요.

지금은 예전의 실크로드처럼 낙타 대신 대형 트럭이 러시아와 조지아 사이를 오가는

아주 중요한 교역로로 보였습니다.

 

 

구다우리는 즈바리 패스(Jvari Pass)라는 언덕을 넘어가는 곳의 마을입니다.

구다우리 정상으로 올라가는 길은 무척 험하네요.

고도를 갑자기 높여서 올라가기에 꼬불거리는 험한 길을 올라갑니다.

위의 사진에 보이는 저 멀리 작은 십자가 때문에 십자가라는 의미인

즈바리 고개라고 했을까요?

 

그곳에 가면 언덕을 넘기 전에 절벽 위에 1983년에 세운 거대한 조형물이 있습니다.

왼쪽에 보이는 1783년이란 의미는 조지아와 러시아 사이에 체결된 조약

게오르기예프스크 조약이 체결된 해를 의미하는 연도라네요.

 

 

그 조약이 체결 된 후 딱 200년이 지난 1983년에 이 우정의 기념 조형물을 만들었다고

하며 한가운데 아이를 안고 있는 어머니의 모습을 그려두었데 이는 18세기 페르시아와

러시아가 서로 이 지역을 차지하기 위해 패권을 다툴 때 러시아가

조지아를 합병한 것을 상징한다고 합니다.

 

 

그러니 어린 아이와 같은 연약한 조지아를 러시아가 어머니와 같이 품에 안아 준다는(?)

평화의 상징인 비둘기까지 보이는 것으로 보아 조지아는

러시아 품에 안겨 평화롭게 살았을까요?

가운데를 중심으로 양쪽에 말 탄 사람의 모습이 보이고 말발굽 아래에는 용의 모습이

보이는데 아마도 조지아가 신봉하는 용을 죽이는 성 조지의 모습이 아닐까요?

 

 

바로 그 안쪽으로 보이는 성당의 모습은 왼쪽이 트빌리시에 있는 성 삼위일체 성당처럼

보이고 오른쪽은 모스크바에서 보았던 성 바실리 성당으로 보이네요.

그 외의 벽화 내용은 조지아 신화에 등장하는 이야기로 장식했다고 하네요.

 

 

전망대에 들어서면 멋진 경치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져 있습니다.

아마도 이런 풍경을 본다는 일이 쉽지는 않을 것입니다.

코카서스의 한 부분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요?

 

 

까마득한 절벽은 장엄한 느낌이 들지만, 이곳에서는 이 계곡이 악마의 계곡이라고

부른다는데 아마도 위험성이 큰 계곡이라 그렇게 부르나 보네요.

저 아래 물을 가둔 곳이 악마의 눈처럼 보이는 것은 저 만의 느낌이겠지요?

아나누리는 인공의 요새를 보았다면 구다우리는 자연의 장대함을

느낄 수 있는 곳이더라고요.

 

 

즈바리 패스(Jvari Pass)는 해발 2395m라고 하니 제법 높은 언덕입니다.

조지아에서 즈바리라는 이름을 많이 듣습니다.

즈바리는 십자가라는 조지아 말이라고 하네요.

 

 

두 나라 사이의 친선을 목적으로 세웠다고는 하지만, 사실 절대로 친하지는 않지요?

세상에는 늘 힘 있는 나라가 작은 나라를 괴롭혔기에 일방적인 친선이라고 생각되네요.

얼마 전에 러시아가 조지아를 침공했을 때 이 길을 통해 내려왔으니

친한 사이가 분명 아니지요?

 

 

우리가 들렀을 때 추운 날씨에 바람까지 심하게 불어

오래 있을 수 없을 정도였습니다.

우리에게 패러글라이딩을 하라고?

1회에 250라리라고 합니다.

 

 

그외에도 설상차도 탈 수 있고 승마도 할 수 있어 이곳에서 여러가지 액티비티도

즐길 수 있는 곳이랍니다.

또 스키장까지 있는 마을이라고 하네요.

겨울철에는 이곳이 최고의 휴양지라고 합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최근에도 조지아 국회에서 어느 국회의원이 러시아어로 연설하다 많은 시민이 퇴진하라고

국회 앞에서 농성을 하자 푸틴은 당장 그 다음 날부터 러시아 항공의 조지아 취항을

일방적으로 중단시킨 적도 있으니 힘이 강한 사람이 힘 없는 사람에게 우리

친하다고 해! 알았어?라고 하는 기념 조형물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럼 어느 나라에서 우정이라는 이름의 기념 조형물을 건설하는데 돈을 냈을까요?

그동안 여러 번 쥐어 패고 침공했던 힘 있는 나라에서 우리 친하지? 하며

지어 주었을 겁니다.

그래도 지나다니며 경치 좋은 곳에 잠시 쉬었다가 갈 수 있어

우리 같은 여행자에게는 그리 나쁘지는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