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나누리 성채(Ananuri Fortress Complex)

2020. 1. 23. 08:00조지아 2019/스테판츠민다

 

제법 근사한 풍경이 아닙니까?

그러나 호수에 물이 많지 않아 생각과는 달리 그리 멋지지는 않네요.

우리가 아나누리를 찾았을 때는 5월 초라서 아직 우기가 아니어서 그랬나 봅니다.

 

 

물만 가득했더라면 정말 아름다운 장소로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이었는데 안타깝습니다.

원래는 그냥 강이었을 곳인데 진발리 댐 건설(Zhinvali Dam)을 하며

물막이를 설치해 호수가 된 곳이네요.

즈바리 수도원 구경은 30분 정도만 하니 더는 구경할 곳이 별로 없더라고요.

 

 

차를 타고 가는 도중 진발리 댐 위에서 본 조형물로 목적은 정확히 알 수 없지만,

혹시 댐 건설을 기념하기 위한 것이 아닐는지요.

이곳 아나누리 성채는 트빌리시와 스테판츠민다를 오갈 때 많이 들리는 곳이지 싶습니다.

우리는 예약 때 미리 이곳에 들리기로 했기에...

 

 

그러나 대중교통인 마슈로카를 타고 오가면 그냥 통과만 한다고 하더라고요.

그러니 두 도시 간의 이동은 한번은 택시를 타고 미리 출발 전에 이곳 와

들르고 싶은 곳을 확인받은 후 타셔야 합니다.

당연히 섰다가 가겠지 하고 지나치다 세우면 역시 돈을 협정했던 가격에

추가로 더 내야 하지 싶습니다.

 

 

도로는 주변 환경이 뛰어나 볼만한 길이었습니다.

이 요새가 있는 곳은 러시아로 넘어가는 예전부터 있었던 실크로드의 길목이었다네요.

물론 지금은 군사 도로의 목적으로 확장했겠지만요.

 

 

그러니 교역의 중요한 길목이기에 옛날부터 아주 중요하게 인식했겠네요.

그래서 눈독을 들이고 뺐고 빼앗기고 했나 봅니다.

트빌리시로부터 74km 정도 떨어진 곳이라 차로는 1시간 이상이 걸리는 곳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런 중요한 곳치고는 폐허라는 느낌이 들 정도로 방치된 듯한 인상입니다.

아마도 복원 자체를 제대로 하지 않은 듯하네요.

요새의 크기도 별로 크지 않고요.

 

 

좀 더 관리와 복원에 충실했다면 유적으로의 가치도 더 올라갈 것이고

더 많은 사람이 찾는 그런 장소가 되었을 듯합니다.

성당 안의 모습도 수많은 전쟁으로 불타버린 후 제대로 보호나 관리되지 않아

색바랜 프레스코화 정도만 보이고 이곳은 입장료도 없는 곳이었습니다.

 

 

그런데 위의 사진에 보듯이 벽면에 보이는 포도나무 십자가 조각은 정말 아름답습니다.

이 얼마나 멋진 조각입니까?

아나누리에서 보았던 가장 아름다운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느 분이 이렇게 보석 같은 예술작품 앞을 일부 가리고 탑을 쌓았단 말입니까?

분명 성당이 완공된 후 탑은 나중에 올렸음이 분명한데...

정말로 무식한 행동이 아닐 수 없네요.

 

 

그러나 크게 구경거리는 없어 보이지만, 벽면을 장식한 조각은 자세히 살펴보면

제법 잘 만든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돌로 지은 정자의 모습은 호수와 아주 잘 어울리는 풍경을 보여줍니다.

 

 

두 개의 조지아 정교회 건물이 요새 안에 있네요.

아나누리 성채(Ananuri Fortress Complex)는 조지아의 후기 봉건시대에 지은

여러 가지 기능을 함께하기 위해 지었기에 단지라는 의미로 Complex라고 부르나 봅니다.

 

 

이곳은 성채의 목적으로 짓고 가운데 성당을 건축했는데 지금은 성채의 기능은

많이 훼손되어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요새의 역할도 하고 안에 살아갈 수 있는 시설도 했기에

Ananuri Fortress Complex라고 부르나 봅니다.

지나는 길에 들렀다 갈 충분한 이유가 있는 곳입니다.

 

 

13세기경 이 지역을 지배했던 아라그비 공작(Duke of Alagvi)의 본거지였던 곳을

16세기경부터 성채를 짓기 시작한 요새라고 하네요.

외성은 상당히 견고하게 지은 듯 보입니다.

 

 

원래 이 요새는 13세기경 이 지역을 지배했던 아라그비 공작(Duke of Alagvi)이

주인이었다는데 그러나 이곳이 교역을 하기 위해 오가는 길목이라 늘 주변에서는

이곳에 대한 주도권을 노리고 호시탐탐 노렸다고 하네요.

이곳에서 장사 다니는 사람에게 통행료만 받아도 그게 어딥니까?

 

 

그러던 중 인근 Ksani 지방에 살았던 샴셰(Shamshe) 공작과의 사이가 갈등을 겪다가

어느 날 샴셰 공작이 군사를 이끌고 이곳을 기습 점령해버리며

아라그비 공작(Duke of Alagvi) 가문은 거의 멸문지화를 당해버렸답니다.

갈등은 무슨... 돈이 되는 곳을 빼앗은 것이겠지요.

 

 

그러나 4년이 흐르자 고리대금과 포악한 지배에 고통받던 이 지역의 농민이 반란을

일으키고 이 요새를 점령함으로 삼셰 공작을 쫓아버리고 예전 이곳을 지배했던 

아라그비 공장의 먼 인척인 테이무라즈(Teimuraz) 2세를 초청해 구관이 명관이라고

이 지역을 다스려 달라고 부탁했답니다.

 

 

그러나 테이무라즈 2세도 욕심만 부리다가 또 농민에 의해 쫓겨날 처지에 이르자

카케티 왕 에레클 2세(King Erekle II of Kakheti)의 도움으로

겨우 농민봉기를 진압하게 되었다네요.

이렇게 이 지역은 테이무라즈 가문에서 19세기까지 지배했다고 합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칼로 일어선 자 칼로 망한다고 했나요?

그래서 이 아나누리 요새를 뺏고 빼앗기는 전투의 전형적인 장소로

유명한 곳으로 남아있다고 합니다.

민심이 천심이라는 우리 말을 일찍 이해했더라면 이런 전투는 없었을 텐데...

제일 위에 보이는 네모난 탑 안에는 이 성채를 처음 지으며 이 지역을 통치했던

아라그비 공작의 무덤이 있다네요.

워낙 작은 요새라 전부 돌아보는데 30분 이상은 걸리지 않았습니다.

무료로 차를 세울 수 있는 주차장에 화장실이 있어 이용하셨다 가도 좋지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