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부하라의 요새였다는 아르크(Ark )

2019. 11. 1. 09:00우즈베키스탄 2019/부하라

5세기경 지어졌다는 고대 부하라 왕국의 왕궁이 있었던 아르크(Ark)라는 성입니다.

웅장하기도 하고 위엄있게 보이기도 하네요.

이곳은 부하라를 대표하는 건축물 중 하나라고 합니다.

 

우리는 여름 궁전을 구경하고 버스로 올 때 내렸던 부하라 버스 터미널까지 왔습니다.

이곳에서 시내로 들어가는 버스를 갈아타기 위함입니다.

그런데 버스 정류장 앞에는 어마어마한 크기의 재래시장이 있더라고요.

 

그래서 시장 구경하고 돌아갑니다.

시장 규모는 커도 내용은 우리나라의 재래시장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과일이나 살까 하고 과일 가게를 찾아보았지만, 보이지 않고 주로 공산품 위주의 시장이네요.

 

어찌어찌 물어보아 겨우 과일을 파는 가게를 찾았습니다.

아주 구석진 곳에 하나가 있더라고요.

이곳에서 저녁에 먹을 채소와 과일을 조금 사서 다시 숙소로 돌아갑니다.

 

오늘 오후 일정을 시작하기 전에 일행 모두 점심을 먹기로 합니다.

이곳 음식에 대한 사전 지식이 전혀 없으니 그래서 시킨 것이 샤슬릭입니다.

맛은 소금 테러를 한 듯 짜고 굽는 과정에서 고기도 제법 태웠더라고요.

태운 음식과 짠 음식에 거부감이 있는 분에게는 좋은 점수를 받기 어려운 식당이네요.

 

우리 말로는 샤슬릭을 그냥 꼬치구이라고 해야 하겠지요.

그런데 식사를 마칠 즈음 일행 중 한 분이 자기가 계산하겠다고 돈을 내버리네요.

여섯 사람의 식대가 무려 500.000숨이나 되는 엄청난 식사비입니다.

 

우리 돈으로 계산하면 70.000원으로 1인당 12.000원 정도 되기에, 현지인 가격으로 보면

큰돈이겠지만, 그러나 이렇게 함께 여행하며 혼자 계산하는 것은

한 사람만 부담시키는 것으로 보여 좋지 않아 보입니다.

그냥 얻어먹을 수는 없으니 우리는 세 팀이 여행 중 돌아가며 한 번씩 점심을 샀으니

결국, 자기 돈으로 먹은 셈이 되네요.

베지테리언도 있으니 굳이 그럴 필요 없이 자기가 좋아하는 음식으로 하면

오히려 더 좋지 싶습니다.

 

식사를 마치고 다시 부하라 탐구생활을 시작합니다.

오늘 갈 곳은 구시가지에서 볼 때 서쪽 편입니다.

가는 길에 이렇게 버려진 듯한 모스크의 모습이 제법 많이 보입니다.

 

예전에는 모스크와 마드라사로 사용되었을 듯한 곳입니다.

우리에게 주면 유적으로 잘 보호하고 관리할 텐데...

옆에서 보니 들어가는 입구가 앞으로 많이 기울어 곧 무너질 듯합니다.

 

우리가 아르크라고 하면 흔히 노아의 방주를 연상합니다.

그러나 우즈베키스탄에서의 아르크(Ark)란 성채나 요새를 의미한다고 하네요.

위의 사진에 보듯이 성채의 모습이 험한 세상에도 살아남을 듯한 방주로 보여서 그랬나요?

 

그러나 튼튼하다는 방주처럼 생긴 아르크성도 성벽의 일부가 무너진 곳도 보입니다.

성벽은 평지에 쌓은 것이 아니라 동남쪽 면은 암벽 위에 쌓은 듯합니다.

 

내부의 전시된 것보다는 외부에서 바라보는 모습이 더 뛰어나다고 이야기하는 곳입니다.

내부 관람이 좋았다는 사람과 별로였다는 두 부류로 극명하게 나뉘는 곳이라고 합니다.

외국인의 입장료가 15.000숨이나 하니까요.

카메라로 사진을 찍으려면 또 추가로 돈을 더 내야한다네요.

 

그래서 우리는 이미 여름 궁전에 다녀왔기에 이곳은 그냥 외관만 훑어보고 지나갑니다.

그러니 왕궁과 요새를 더해놓은 Citadel의 의미가 강한 곳이라고 봐야 하겠네요.

부하라 왕국의 여름 궁전을 구경하고 다시 구시가지로 돌아갑니다.

 

밤에 성벽에 조명을 밝혔나 해서 찾아왔지만...

어둠만이 흐르더라고요.

 

높이가 80여 m에 이르고 성의 둘레만 3km 정도의 규모라고 합니다.

기록에 의하면 Bukhar-khudat Bidun이라는 사람이 이곳에 성곽을 쌓고

그 위에 궁전 건설을 시작하였답니다.

일단 규모면에서는 대단히 큰 요새라고 보입니다.

 

그러나 성이 거의 완공될 즈음에 갑자기 붕괴가 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그 후 부하라 왕국은 붕괴 원인을 찾아 약한 지반 때문에 무너진 것을 찾아내고 주춧돌로

사용할 일곱 개의 돌기둥을 먼저 만들고 그 위에 궁전 건설을 다시 해 완공했다고 전해옵니다.

 

위의 사진에 보면 성벽에 통나무가 나온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우리가 판단하기에는 성이란 외부 침공으로부터 방어하기 위함인데

이렇게 통나무가 성벽 외벽에 있다면 오히려 적으로부터 공격하는 받침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는 성벽을 짓는 데 필요한 공사용 발판인 비계로 사용하기 위해였다고 합니다.

 

부하라 아르크성 앞에 전망 타워가 있습니다.

그러나 이 타워는 원래 전망 타워로 만든 것이 아니라 급수 타워였다고 합니다.

이제는 엘리베이터를 이용해 꼭대기에 올라가 주변 풍경을 볼 수 있게

전망 타워로 꾸몄다고 하네요.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함께 여행하며 우리나라 사람에게는 각자 더치페이한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지 싶습니다.

그러나 잘 알지 못하는 사람끼리 여행할 때는 오히려 더치페이가 좋다고 생각합니다.

각자의 식성이 다르기에 육류 위주의 음식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고 채식 위주로 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또 현지식에 적응을 쉽게 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힘드신 분도 많습니다.

이곳처럼 짠 음식과 탄 음식에 거부감을 가지신 분도 계시고요.

식사량이 많은 사람이 있고 소식하는 사람도 있기에 자기 스스로 음식을 결정하고 먹는 것이

서로가 편하고 좋기에 함께 다니기에 식사대접을 할 수 있지만, 얻어 먹은 사람도

체면 때문에 나중에 사야 하니 그때까지는 마음이 편치만은 않습니다.

결국, 사는 사람이 자기 취향의 음식을 선택한다면 다른 일행에게 이 또한 불편을 주게 되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