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과 별의 궁전이라는 부하라 왕국의 여름 궁전

2019. 10. 31. 09:00우즈베키스탄 2019/부하라

달과 별의 궁전이라는 부하라 왕국의 여름 궁전을 오늘도 구경하는 중입니다.

왕의 여름 궁전이라고 하기에는 무척 검소하게 만들었습니다.

여름 별장 정도라면 몰라도요.

무슬림의 상징은 초승달과 샛별이라는 월성기라고 생각합니다.

이 궁전이 바로 달과 별의 궁전이라고 부르는 이유가 무슬림의 상징을

알리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시토라라는 말이 별이라는 말이고 모는 달이라 합니다.

호사라는 말이 궁전이라고 한다니 시토라이 모이 호사(Sitorai Mohi Xosa)라는 말은

별과 달의 궁전이라는 예쁜 이름임에는 분명합니다.

위의 사진에 보이는 저 위로 올라가면 밤에 별도 달도 잘 보이지 싶습니다.

 

그렇다면 밤에 이 궁전을 보아야 제대로 본다는 말인데...

부하라 출신의 궁전 공사 책임자의 흉상이 보이네요.

원래 이 궁전의 설계는 러시아 출신의 건축가라고 하지만, 이곳 공사의 책임자는

이곳 출신의 사람을 썼다는 말이네요.

 

규모나 장식이나 두루 살펴볼 때 여름 궁전이라기보다는 왕가의 작은 별장 정도로 보입니다.

어쩌면 소박한 모습이 오히려 더 친근감을 느낄 수 있잖아요.

위의 사진에 보이는 건물은 부속 건물로 부하라 지역의 의복과

장신구와 신발 박물관으로 사용 중입니다.

 

전시된 의복이나 장신구 그리고 신발은 16세기에서 20세기에 걸쳐

 부하라 왕궁에서 사용했던 것이라 합니다.

전시를 위해 특별히 새로 제작한 것이 아니라 사용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마치 부하라 황학동 시장에서 사다 놓은 듯...

 

왕이 거주했던 왕궁 뒤로는 후궁들의 거처인 하렘이 보입니다.

예전 같으면 70이 넘어도 남자라면 접근이 어림도 없었겠지만요.

하렘 뒤로는 작은 연못이 보이네요.

 

위의 사진에 보이는 멋진 테라스는 바로 하렘 옆에 있어 이곳에 오르면

연못이 내려다보이는 곳에 두었습니다.

그럼 혹시 왕이 이곳에 올라 후궁들에게 이 연못에 들어가 마음껏 물놀이를 하게 하고...

오늘 밤에 출전할 선수 선발을 하기라도 했을까요?

 

하렘 내부에는 카펫이나 집기 정도만 보입니다.

우리가 여름 궁전이라고 하면 이름에서 풍기는 화려함이 우선 생각되는데...

여기는 그냥 여름 별장 정도라고 보면 되겠습니다.

 

도자기로 장식한 벽난로도 보입니다.

겨울에는 이곳도 제법 춥다는 의미겠지요?

 

예전에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표트르 대제가 심혈을 기울여 지었다는 여름 궁전을

구경한 적이 있었는데 제가 이곳에도 그런 상상을 했을까요?

국력의 차이라고 봐야겠지요?

 

망기트 부족은 1785년에 이곳 부하라에 처음으로 터를 잡았다고 합니다.

1920년까지 실질적으로 이 지역을 지배했으니 150년도 유지 못한 채

사라져버린 나라가 되었네요.

그러나 무너지기 전인 1866년부터 이미 러시아의 보호국으로 전락했다고 하니

사실, 100년도 유지하지 못한 셈이네요.

100년의 세월이라는 게 사실 짧은 세월은 아니지만요.

 

정말 검소하지 않습니까?

이 정도라면 어느 중산층의 모습이라고도 생각됩니다.

 

지금 궁전 안에는 공작새를 키우는 듯...

여기저기 쉽게 눈에 띕니다.

가끔 자신의 존재를 나타내려는 듯 날개를 활짝 펴고 보아달라고 합니다.

그래서 한 장 찍었습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궁전은 러시아 양식의 건축물로 생각되었습니다.

이곳은 호불호가 확실히 갈릴 곳이라고 생각되네요.

좋은 느낌으로 볼 수도 있지만, 성의 없는 곳처럼 보일 수도 있더라고요.

시간 낭비일 수도 있고요.

전시돤 것은 마치 골동품처럼 보이기도 하고 반대로 황학동 시장에서 사다가 전시한 듯한 느낌도

들었고 성의 없는 전시와 관리로 사라진 왕조를 조롱이라도 하는 듯한 분위기도 듭니다.

부하라에서 시간이 있으시면 방문할 가치가 있지만,

바쁘신 분은 이곳만을 위해 들릴 이유는 없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