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리트비체에서의 아침산책

2019. 10. 28. 09:00발칸반도·모스크바 2018/크로아티아

참 아름다운 모습이 아닌가요?

악마의 정원이니 악마의 숲이라는 플리트비체 공원의 상부 호수(Upper Lake)에 있는 모습입니다.

상부 호수의 모습은 어제 구경했던 하부 호수(Lower Lake)와는 조금 다른 느낌이 드는 곳이었습니다.

 

예전에는 접근이 어려워 악마의 정원이라고 했다지만, 지금은 우리 같은 사람도 쉽게 구경할 수 있으니

요정의 정원이나 요정의 숲이라고 해야 하지 싶습니다.

요정이 만드니 이런 모습을 만들 수 있지 전문 조경사가 만든다고 이렇게 만들 수 있을까요?

 

아침에 일어나 보니 아침 식사를 하기까지는 너무 이른 시간입니다.

우리나라와의 시차 때문에 새벽이면 잠에서 깨어나 눈이 저절로 떠지잖아요.

5월 22일 화요일의 이야기입니다.

 

그래서 숙소를 나서 잠시 산책 후 다시 돌아와 아침 식사를 한 후 오늘 일정을 시작하려고 합니다.

숙소를 나서니 가랑비가 조금씩 내리기 시작합니다.

하류 방향은 어제 두 번이나 돌아보았으니 오늘은 상류 방향으로 올라가 보렵니다.

 

이른 시간이라 공원 안에는 여행자가 보이지 않습니다.

이런 시각에 나오는 사람이 오히려 이상한 사람이 아니겠어요?

이 아름답고 넓은 공원을 우리만 전세를 낸 것처럼 여유롭게 산책할 수 있다는 사실이 놀랍지 않나요?

 

게다가 오늘 아침에는 비까지 내립니다.

그래도 우리들의 아침 산책은 계속되어야 합니다.

늘 많은 여행자로 복잡했던 이곳도 이른 아침에 비까지 내리니 이렇게 한가할 수 없네요.

 

플리트비체 공원 안에 있는 숙소는 국립호텔임에도 가격과 비교해 시설은 그렇게 좋은 편은 아닙니다.

아주 오래전에 지은 건물이라 방의 크기도 작고요.

그러나 그런 작은 불편함에 비해 이 호텔만의 장점이 있는 곳이지요.

 

이곳에서 숙박하면 플리트비체 공원 입장권을 1일권만 사도 다음 날도 들어갈 수 있는 확인서를 붙여줍니다.

1일권으로 이틀 동안 돌아다녀도 되지만, 입장권은 배를 탈 때 딱 한 번 확인하고는

한 번도 우리의 입장권을 확인하지는 않았습니다.

특히 이른 아침인 지금 시간에는 어느 누구도 얼굴을 마주치지 않기에 자유롭게 공원 안을 돌아다닐 수 있습니다.

 

이런 이점 때문에 공원 안에 있는 호텔에 머무르지요.

물론, 호텔이 공원 안에 있어 공원을 돌아보기에도 이동하기에도 여러모로 편리하기도 하고요.

근처에 마을이 있어 저렴한 가격에 그곳에서 머물 수 있지만, 이동의 편리함은 공원 안이 좋지요.

 

어제는 호텔이 있는 중간 지점에서 대폭포가 있는 아래 호수 방면을 오르내리며 구경했습니다.

오늘은 코자크 호수를 끼고 반대로 위 호수 방면으로 올라가는 중입니다.

위의 사진에 보이는 아름다운 곳은 출발할 때 만났던 코자크 호수와 갈로박 호수 사이에 있는 작은 호수입니다.

정말 눈부시게 아름다운 풍경이 아닌가요?

 

이 부근은 크고 작은 폭포와 호수가 아주 잘 어우러져 이 부근의 모습이 특별히 오밀조밀하게 꾸며놓은 듯...

눈길을 끄는 곳이 많더라고요.

마치 수상 정원을 구경하는 듯한 느낌이 드는 곳이었습니다.

 

이곳이 모두 요정의 숲처럼 아름답지는 않은 곳도 있습니다.

지형이 바뀌니 물길 또한 다른 곳으로 흐르고...

그래서 예전에 있었던 이끼가 말라가는 곳도 보입니다.

이런 곳은 건기 때는 위의 사진처럼 물이 흐르지 않기에 보기가 안쓰럽기도 하네요.

 

비가 덜 내려서일까요?

아니면 물길이 변해서일까요.

위의 사진에 보이는 모습은 조금은 황량해 보이지 않나요?

물이 많으면 위의 사진에 보이는 나무 데크 아래로 분명 물이 계단식으로 흘렀을 겁니다.

 

예전에는 위의 사진처럼 나무로 만든 데크 아래로 이렇게 물이 흘러 이끼가 생겼을 텐데...

물길이 바뀌어 물이 더는 흐르지 않으니 이제 이곳은 환경이 바뀌어 가나 봅니다.

흐르는 물을 보며 물소리를 들으며 산책할 수 있는 곳...

 

이른 아침이라 공원을 걷는 여행자는 보이지 않습니다.

곧게 뻗은 나무 사이로 걷는 기분은 걸어본 사람만이 알 수 있겠지요?

우리 일행 네 사람만이 공원 안을 휘젓고 다니는 중입니다.

언제나 혼잡한 곳이지만, 이른 아침에는 아무도 없는 이런 곳을 걸어보는 것도 좋더라고요.

 

혹시 길을 잃으면 어쩌나 하고 걱정은 조금 되었지만, 모든 길에 도로 표시가 되어 있고

구글 지도로 우리 위치가 분명하게 나타나기에 걱정은 크게 되지는 않았습니다.

 

처음에는 그냥 산책 삼아 잠시 걷다 들어오려고 했는데 올라가다 보니 St3라는

굴절 버스 마지막 정류장이 있는 끝까지 가버렸네요.

아무도 없는 정류장에 잠시 앉아 기다리니 St1을 떠나 이곳으로 오는 첫 번째 버스가 올라오더라고요.

시각표를 보면 아침 8시에 St1을 떠난 버스는 이곳 St3로 올라와 8시 30분에 돌아서 다시 내려갑니다.

 

이곳까지 올라온 굴절 버스는 이곳에서 회차해 St1으로 내려갑니다.

첫 번째 내려가는 버스에는 우리 외에는 아무도 없습니다.

이 첫 번째 버스를 타고 내려가려면 우리처럼 여기까지 걸어 올라와야 하기 때문이겠죠.

 

숙소로 다시 돌아가 아침 식사를 합니다.

국립호텔이라고는 하지만, 아침 식사는 그리 화려하지는 않습니다.

이제 식사 후 다시 상부 호수로 올라가 더 돌아보려고 합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유럽 여행을 하다 보면 시차 때문에 아무래도 이른 아침에 눈이 저절로 떠집니다.

여행 기간이 제법 오래되어 익숙해질 만도 하지만, 새벽만 되면 어쩔 수 없더라고요.

그러나 이런 곳은 굳이 침대 위에서 뒹굴며 시간을 보낼 이유가 없지요.

이른 아침이라 오히려 상쾌한 기분으로 아침 산책하러 나가는 게 더 좋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