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그크바 스파카냐 바쉬냐(Spasskaya Bashnya)

2019. 2. 8. 09:00발칸반도·모스크바 2018/모스크바

붉은 광장에서 우리가 성 바실리 성당이나 크렘린궁과 굼 백화점에 시선을 빼앗겨 그렇지

크렘린궁을 에워싼 성벽을 따라 보이는 14개의 탑도 하나씩 뜯어보면

아름다움에 다른 것에 비교해 뒤떨어지지 않지요.

재미있는 것은 이 모든 탑이 제각각 실명제를 한 듯 이름을 지니고 있다는 점입니다.

 

구세주 타워라고 하는 스파카냐 바쉬냐(Spasskaya Bashnya)입니다.

시계가 보이는 출입문 겸 시계탑이네요.

우리는 크렘린 구경을 마치고 나올 때 이 문을 통해 붉은 광장으로 나왔습니다.

 

붉은 광장에서 워낙 성 바실리 성당의 지붕모습에 홀려 스파카냐 바쉬냐는

존재마저 희미합니다.

크렘린궁 동쪽 성벽의 메인 타워인데도 말입니다.

 

이탈리아 건축가인 피에트로 안토니오 솔라리(Pietro Antonio Solari)가 1491년에 만든 타워라고

하는데 타워에 1491년에 만든 지름이 20피트라고 하니 6m가 넘는 대형 시계가 보입니다.

이 시계의 시각은 공식 모스크바의 시각으로 인정받는다고 합니다.

 

이 문의 용도는 예전에는 주로 귀족이 드나들었다고 하며

공식 행사에 주로 이용된 문이라 합니다.

이 문을 통해 궁 안으로 들어가려면 여기서 말이나 마차를 내려서 걸어 들어갔다고 하네요.

 

이는 차르에 대한 존경심으로 모자를 벗어 털고 들어갔다지요.

전설에 따르면 이 탑은 기적을 불러오기에 적의 침략으로부터

크렘린을 보호한다고 믿었다네요.

 

성 바실리 성당은 모스크바 대공국의 황제였던 이반 4세가 카잔한국을 몰아내며

몽골의 속박에서 벗어난 기념으로 1555년부터 5년에 걸쳐 1560년에 완공한

러시아 정교회 성당 건물이라네요.

카잔한국은 볼가강 중류 지금의 카잔시에 있었던 튀르크족의 나라였다고 합니다.

 

완공 후 너무 예쁜 나머지 황제는 세상 어디나 이런 아름다운 건물이 존재하지 못하도록

이 건물을 지은 건축가 바르마와 보스토니크의 눈을 뽑아버렸다는 엽기적인 이야기가

전해 내려오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말 만들기를 좋아하는 엽기적인 사람에 의해

꾸며낸 이야기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이런 이야기는 어디나 많이 있죠.

프라하가 자랑하는 천문 시계에도 시계가 완성된 후 시계공의 눈을 뽑아버렸다는

이야기가 전해 내려옵니다.

유럽인은 예쁘게 만들면 무조건 장인의 눈부터 뽑나 봅니다.

정말 엽기적인 난해한 민족이네요.

 

정말 예쁘기는 예쁘답니다.

이곳에 와 성 바실리 성당 사진을 한 장만 찍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겁니다.

모두 수십 장의 사진을 찍을 겁니다.

우리요?

아마도 밤낮으로 수백 장의 사진을 찍었을 겁니다.

 

또 이곳에는 이런 이야기도 전해온다고 합니다.

나폴레옹이 이곳을 점령하고 영원히 기쁨을 기념하기 위해 그 기념품으로 성 바실리 성당을

가져가려고 했다는데 그런데 너무 무거워 옮기기 힘드니

화딱지가 나서 그만 폭파해 버리려고 했다네요.

 

그런데 폭파 결행 즈음에 큰비가 내려 그만 화약이 모두 못 쓰게 되면서 포기했다는 말입니다.

나폴레옹은 이 성당을 흔한 게임에 우승 트로피로 생각했나요?

그러고 보니 우승 트로피처럼 생기기도 했네요.

 

나폴레옹은 체구는 작은 사람이지만, 정말 통이 큰 사람인가 봅니다.

이 성당을 트로피로 생각하고...

빌뉴스의 성 오나 성당을 손바닥에 올려 가져가고 싶어 했고...

베네치아에 있는 산 마르코 광장을 응접실이라고 했으니까요.

 

이번의 사진은 미닌과 포자르스키 기념물(Monument to Minin and Pozharsky)입니다.

위치는 성 바실리 성당 바로 앞에 있습니다.

두 사람은 1162년 폴란드-리투아니아 연합군의 점령에서 이들을 몰아낸 영웅이라고 합니다.

 

조각가 이반 마르토스가 만든 것이라지요?

1818년에 만들었다고 하니 200년이 되었는데 그전에 완공되었지만,

나폴레옹과의 전투로 공개하지 못하고 두었다가 애국 전쟁 후 공개했다네요.

 

원래 이 자리에 있지 않고 붉은 광장 한가운데 있었는데 1917년 공산화 혁명 이후

많은 군사행진이나 축하공연 등이 광장에서 열렸기에 광장의 공간 확보를 위해

이런 기념물이 있다는 게 불편해 이곳으로 옮겼다고 하네요.

 

지금 미닌이 손을 뻗어 가리키는 곳이 원래 동상이 있던 자리라고 하니 다시 돌아가고 싶은가요?

바닥 기단의 돌은 핀란드에서 가져온 화강암이랍니다.

조국을 위해 재산을 헌납하는 애국 시민의 모습으로 조각으로 남겼고

조각가 마르토스와 그의 두 아들들의 모습도 보입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성 바실리 성당의 최고 높이는 제일 중앙에 있는 첨탑으로 60m라고 합니다.

같은 모양이나 같은 크기가 없이 각각의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는

양파 모양의 탑이 있는 모두 몇 개일까요?

가운데 첨탑을 제외하고 둥근 모양의 탑과 각진 탑이 각각 4개씩 있다고 하니

모두 9개의 탑이 있는데 러시아를 대표하는 건축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