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하 천문 시계(Pražský orloj/프라하 오를로이) 탑

2017. 10. 26. 09:00동유럽, 발트3국, 러시아 2017/체코

 

이제 카를교를 지나 천문 시계탑으로 갑니다.

프라하 관광의 핵심은 카를교와 천문 시계탑이 핵심 중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카를교에서 천문 시계탑이 있는 구시청사 광장으로 가는 길은 마치 미로와 같습니다.

 

 

이 시계는 1410년 세계에서 세 번째로 만들어졌으며 아직 작동하고 있는

가장 오래된 천문시계랍니다.

구시가지의 구시청사 남쪽 벽에 설치했으며 크게 세 부분으로 되어있습니다.

오늘은 세상에서 가장 오래된 천문시계를 구경합니다.

 

 

천문시계를 만들 당시 천동설이 우주관이었기에 천동설을 기초로 만들었다고 하네요.

그랬기에 시각만 알려주는 게 아니라 지구를 중심으로 천체의 움직임까지

함께 알려준다 합니다.

세 부분으로 나누어진 것 중 제일 위부터 구경합니다.

 

 

이곳 천문 시계탑 아래는 매 정시가 되기 전에 많은 구경꾼이 모여듭니다.

이곳을 찾는 사람 모두가 가장 흥미롭게 보는 것은 바로 제일 윗부분이기 때문이죠.

정시가 되면 두 개의 문이 열리고 예수의 십이 사도가 두 편으로 나뉘어

위의 사진처럼 구경꾼들과 대면하고 지나갑니다.

 

 

아침 9시부터 저녁 9시까지 매 정시 많은 여행자는 이곳 천문 시계탑 앞에 모여

천문 시계를 올려다보지요.

그러나 아쉽게도 그 시간은 오래되지 않고 20여 초 만에 끝이 납니다.

이 과정이 모두 끝나면 허탈해하는 구경꾼을 위해 위의 사진에 보이는 것처럼

시계탑 꼭대기에서 트럼펫을 불고 이런 과정이 끝나면 천문시계 아래 모였던 관광객은

마치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맙니다.

 

 

오전 9시부터 밤 9시까지만 시계가 울린다 하니 이른 아침이나 늦은 밤은

이곳에 들려도 그냥 시계탑만 바라보게 된답니다.

시계가 정시가 되면 제일 먼저 위의 사진에 보이는 둥근 원판 오른쪽에 매달린

해골이 오른손의 줄을  잡아당김과 동시에 왼손에 들린 모래시계를 뒤집습니다.

 

 

그와 동시에 위에 보이는 문이 두 개 열리고...

6명의 사도 인형이 두 곳으로 나뉘어 열린 문으로 잠시 돌아가며 내다보고 지납니다.

모두 한 바퀴 돌았다면 매정하게 문이 닫히죠.

마지막으로 제일 위에 보이는 황금 닭이 한 번 울면 이 인형 쇼는 끝을 내지요.

요 시간이 겨우 20여 초에 불과하기에 끝나고 나면 조금 허탈하기는 할 겁니다.

 

 

천문 시계는 1410년 하누슈(Hanus)라는 시계장인(또는 카를 대학 수학 교수)이

만든 것으로 알려졌답니다.

벌써 600년도 더 넘는 세월 동안 시계는 돌아가고 있습니다.

정말 당시로는 대단한 기술이 아닌가요?

그냥 시곗바늘만 돌아간다면 그리 대단한 것은 아니잖아요.

그러나 당시 시의회는 너무나 잘 만든 시계가 다른 곳에서도 만들어질 것을 염려해

시계를 만들었던 장인의 눈을 멀게 했다는 엽기적인 이야기도 전설처럼 내려온다네요.

 

그러나 그 시계 장인은 시의회 의원들의 행동이 괘씸해 복수를 하려고 시계 속에

자신의 손을 집어넣어 시계를 고장 냈다는 이야기도 있다네요.

그런 이유로 시계는 그동안 여러 차례 고장이 났으며 1490년에 수리한 후 지금은

기계식이 아니고 전동장치에 의해 돌아가게 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는 카더라 통신에 의한 전설일 뿐...

사실은 1410년 시계공 미쿨라시와 카를 대학의 수학 천문학교수였던 얀 실델이라는

두 사람에 의해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최근까지 잘못 알려진 이유는 바로 전설처럼 내려온 그 이야기가 많은 사람의

심금을 울렸기 때문은 아닐까요?

 

 

천문 시계는 큰 원판이 두 개 보입니다.

아래 원판의 가운데는 구시가의 문장이고 별자리를 그 주위로 빙 둘러 놓았습니다.

그리고 제일 바깥으로는 보헤미아 농민의 12달을 표현해 놓았습니다.

그림으로 표시한 것은 농민이나 하인처럼 글을 모르는 사람을 위해 만든 것이겠지요.

 

 

12시 위치의 표시에 오는 것이 그달에 해야 할 일을 단순하게 그림으로 그려놓았지요.

명칭은 캘린더리움이라고 부른다는데 황도 12궁과 농촌의 사계절을 그린 달력으로

하루에 한 눈금씩 움직인다고 하네요.

 

그러니 달력인 셈입니다.

캘린더리움은 위의 아스트로라비움에 비하면 아이들 장난 수준일 뿐이죠.

제일 바깥의 복잡한 숫자는 보헤미아 지방의 기념일과

성인들의 축일을 적어 넣은 것이라네요.


 

위쪽 원판은 지구를 중심으로 도는 태양과 달이 그려져 있고 천체의 움직임과

연월일을 나타내고 1년에 걸쳐 한 바퀴 도는 것으로 아스트로라비움이라고 부른다네요.

이것은 상당이 오묘한 내용을 담고 있고 천문시계 중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합니다.

 

1410년 처음 천문시계가 만들어질 때 가장 먼저 만든 부분이 바로 위의 사진에 보이는

아스트로라비움이라고 하고 아래 원판인 캘린더리움은 80년 후인 1490년에 만든 것이라 하네요.

그 후 200여 년이 지나 두 개의 원판 주변으로 조각상이 만들어졌고 제일 많이 주목받는

십이 사도는 1860년에 만들어져 지금의 모습으로 완성되었다 합니다.

 

위의 원판은 기계 부분으로 연월일, 시각, 일몰과 일출 그리고 달이 뜨고 지는 것을 표시했습니다.

제일 중요한 부분이고 제일 이해하기 쉽지 않은 곳이 바로 여기입니다.

 

 

자세히 살펴보면 제일 바깥쪽의 아라비아 숫자는 해 지는 시각을 알려주며 0과 24의 숫자가

해 지는 시각이라는 슬라브 민족의 시간 개념으로 손가락이 보이는 바늘이 가리키는 숫자가

해질 때까지 남은 시간을 알려줍니다.

위의 사진을 찍었을 때 18 부근을 가리키니 해질 시각까지 6시간 정도 남았다는 말이죠.

 

내부 원의 로마 숫자는 일반적인 시계의 숫자로 24시간을 표기합니다.

내부 원의 로마 숫자 안의 아라비아 숫자는 1~12까지만 있고 이는 낮 시간만 표기합니다.

이는 해가 뜬 지 몇 시간이 지났는지 알 수 있죠.
손가락 바늘이 가리키는 숫자가 해 뜨는 시각이고 일출 후 몇 시간이 소요되는지 표시합니다.

 

내부의 파란색 판은 해가 떠 있는 낮시간을 의미하며 노란색으로 짙어지면 밤이 오고 있음이고

검은색은 완전한 밤을 표기한다고 합니다.
태양이 지나는 길에 12개의 별자리도 보이고 남북 회귀선도 알려준다 합니다.

당시 세계적인 석학이 고안해 만든 것을 우리 같은 평범한 사람이

모두 이해한다는 것은 쉽지 않겠지요.

이곳을 찾는 사람 대부분 우리처럼 이 정도만 알고 가지 않겠어요?

 

 

아스트로라비움 양쪽으로 각각 네 개의 인형이 보입니다.

이 인형은 17세기 그 당시 살았던 사람들이 가장 경멸하고 피하고 싶었던 일들을 알려주는 것이라 합니다.

시계 오른편에 해골은 인생이 유한함을 알려주는 죽음을 의미합니다.

그 오른쪽에 악기를 든 사내는 향락을 즐기는 튀르크족으로 개미와 베짱이에 나오는 베짱이겠죠.

 

 

시계 왼쪽의 바깥에 보이는 거울을 든 청년은 자만과 허영을, 지팡이를 짚고 선

사람의 오른손에 든 주머니는 금 주머니로 고리대금이나 탐욕을 상징한답니다.

그리고 금자루를 쥔 남자는 욕심을 의미한다 합니다.

 

 

아래 원판 왼쪽으로 보이는 인형 중 오른쪽에 칼과 방패를 든 여신은 정의를 의미하며

왼쪽에 책과 펜을 든 남자는 철학을 의미한다 합니다.

 

 

아래 원판 오른쪽으로 보이는 인형 중 책은 지식을, 망원경은 탐구를 의미한다고 합니다.

그냥 우리가 알고 있었던 천문시계는 그냥 시간만 알려주는 게 아니라

최고의 천문학적 지식으로 똘똘 뭉친 과학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특히 여행자는 이곳에서 제일 조심해야 하는 일이 바로 소매치기입니다.

종이 울리는 시각만 되면 모두 시계탑을 올려다보느라 정신을 빼앗기기에

이때가 바로 소매치기의 황금의 시각이 되기 때문입니다.

소매치기의 생각은 우리의 가방이나 주머니에 있는 물건이 자기 것인데 우리가 잠시 보관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그들은 매시 정시만 되면 미리 점찍어 둔 구경꾼 사이에 섞여 정식으로 근무에 들어갑니다.

 

 

매 정시가 되면 이들에게는 신이 내린 시각이 시작되는 겁니다.

그들의 고객이 천문시계에 정신이 팔려 두 손을 들어 사진 찍으려고 하니

주인 없는 가방이나 주머니가 그냥 놀고 있잖아요.

정신만 팔린 게 아니라 사진을 찍겠다고 손까지 들어주니 아마도 세상에서

이런 좋은 기회는 여기에 상주하는 전문 직업인에게는 다시 없지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