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다가 멈추면 비로소 리장에서 보이는 모습

2017. 2. 9. 09:00중국 여행기/윈난성 여행 2016

리장 고성을 걷다 보면 佳人 뿐 아니라 누구나 참 아름다운 마을이로구나 하는 느낌이 드실 겁니다.

사람이 모여 살아가는 세상에서 수도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마을이 있지만,

리장은 그 어떤 마을과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독특한 분위기를 풍기는 마을이지요.

이런 곳을 걷다 보면 누구나 입가에 잔잔한 미소가 저절로 떠오르게 되겠지요?

 

그렇다 보니 해외는 물론, 중국 국내 여행자도 워낙 많이 모여들어 고성 안은 그야말로 북새통을 이루지요.

옛날에는 다른 지방에 사는 많은 마방이 장사를 위해 모여들었고 지금은 그 자리를 여행자가 대신하고 있습니다.

흥청거렸던 옛날처럼 지금도 난장판이 벌어지기에 그때처럼 변한 것은 아무것도 없지 싶습니다.

 

우리가 처음 이곳을 찾았을 때는 중국인 여행자는 그렇게 많지는 않았지만,

지금은 중국도 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쥐만 잘 잡으면 장땡이라고 선언한 후 경제적인 형편이 많이 좋아져

어느 나라나 겪는 마이카 붐과 더불어 관광 산업이 발달해 이곳뿐 아니라 전국적으로 무척 많은 여행자가 다니지요.

 

인구로 치면 세상 어느 나라가 감히 중국에 비교할 수 있겠어요?

인구의 10%만 여행을 떠난다고 하면 세상의 모든 여행자 숫자와 비교해도 중국 여행자만으로도 압도하지 않을까요?

이미 중국의 여행자는 세상을 뒤덮을 정도로 많이 다닙니다.

유럽 전체 인구가 중국 인구의 반 정도 밖에는 되지 않는다고 하니까요.

 

이제 이들도 세상 밖으로 나가 해외여행에 눈을 돌리기에 유럽 여행을 하다 보면 보통 단체여행객이 가지 않는

작은 곳까지 깃발을 앞세운 중국 단체 여행팀의 이동을 자주 볼 수 있더라고요.

우리 부부도 자유여행으로 유럽 여러 나라를 다니다 보니 자유 여행객조차도 잘 다니지 않는 작은 마을에서도

중국 단체를 만난 적도 여러 번 있었습니다.

 

그렇다 보니 이탈리아처럼 중국 단체들을 유치하려고 거국적으로 노력하는 나라도 많고요.

그러나 이들이 워낙 많이 나가다 보니 여행 중 해서는 안 될 유적지에 낙서 등을 함으로 눈살 찌푸리는 일도

종종 생기기도 하는데 이는 중국인만의 이야기는 아니라 세상 여행자가 가끔은 그런 잘못된 일을 하더라고요.

또 나라마다 풍습이나 관습이 다르기에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했던 일이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을 것이고요.

이제 해외여행을 시작하는 시기이기 때문에 다른 나라의 관습이나 금기 사항에 대해 모를 수도 있지 싶습니다.

 

여행 초창기에는 아무래도 해외여행을 나가다 보면 그런 면에서는 조금은 부주의해지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야 만 서서히 자리를 잡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지금까지는 해외여행의 초창기라 그랬지만, 이제 중국도 여행의 성숙기로 접어들지 않겠어요?

 

점차 많아지는 중국 여행자가 국내여행도 시작했기에 이곳 리장 또한 많은 내국인 여행자가 모여들어

성수기에는 앞사람 뒤통수만 바라보며 골목길에 밀려다니다가 끝이 나기도 합니다.

오래된 마을 리장의 고즈넉한 맛은 사라지고 시끄럽고 혼잡한 모습만 보게 되기도 하지요.

 

이번에 우리가 이곳을 찾은 시기는 11월경이기에 성수기를 벗어나 조금은 한가롭게 다닌다고 하지만,

그래도 정신이 없기는 마찬가지네요.

어찌 되었든 리장은 이름처럼 아름다운 곳이었습니다.

그런 아름다운 모습을 그냥 지나치기 싫어 사진으로 남겨 여기에 올리고 있네요.

 

정말 리장은 여도무처불비화, 가가호호유수류(麗都無處不飛花, 家家戶戶有水流)라는 말이 틀리지 않지요?

"꽃잎이 바람에 휘날리지 않는 곳이 없고...

집집이 물이 흐르지 않는 집이 없다."는 말 말입니다.

이런 물길을 따라 꽃이 흐드러지게 핀 골목길을 걷는 기분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행복한 일입니다.

 

처음 리장이라는 곳을 찾았을 때는 여기가 무릉도원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佳人이 지금까지 살아오며 자갈길만 만들며 살았기에 이런 꽃길을 보고 놀랐지 싶습니다.

도연명이 환생했다면 이곳과 비교해 자기가 꿈속에서 보았던 그곳은 깜도 아니라고 했을 겁니다.

우물 안 개구리였고 바보처럼 살았다고 했지 싶습니다.

 

"바위 뒤에 숨어서 뭐하슈?"

오늘은 잠들어 쉬고 있는 도 선생까지 공연히 강제 소환해 보았습니다.

리장은 그냥 골목길을 걷는 것만으로도 즐거운 일입니다.

살다 보니 길을 걷는 것만으로 즐겁고 행복한 느낌을 받는 것은 흔하지 않은 일이 아닌가요?

 

골목길을 걷다가도 그냥 바삐 앞만 보고 걷지 말고 실례가 되지 않는다면 대문이 열린 집 안도 슬쩍 들여다보고 갑시다.

어느 곳은 우리 눈을 번쩍 뜨이게 하는 예쁜 모습도 볼 수 있습니다.

집안에 만든 작은 정원이 짜증난 얼굴로 걸어가던 우리를 미소 짓게 하잖아요.

 

젠장...

위의 사진에 보이는 집은 골목길에서 그냥 방안의 모습이 적나라하게 들여다 보이기도 합니다.

왜 佳人의 눈에는 이런 모습이 번쩍 뜨이는 겁니까?

여기는 실례를 무릅쓰지 않아도 침대까지 다 보입니다.

이게 도대체 뭐 하자는 겁니까?

佳人은 방 안을 구경하는 것은 좋아도 이런 방에서 잘 수 있는 용기가 없습니다.

 

몇 년 전에 스페인 남부지방을 여행한 적이 있습니다.

무슬림의 지배를 800여 년이나 받았던 그라나다나 코르도바 등이 있는 남부지방은 리장과 비슷하게 집안에

파티오라는 정원을 꾸미는 일에 열정적으로 몰입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들의 일상 중 가장 중요한 일 중의 하나가 바로 파티오를 아름답게 가꾸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던 곳입니다.

 

코르도바에서는 심지어 시 주체로 파티오 콘테스트까지 열려 매년 아름다움 정원을 꾸민 집을 선발하기도 하더라고요.

콘테스트에 선발된 집은 1년간 의무적으로 외부 사람에 집안의 정원을 무료로 공개해야 하고요.

덕분에 우리 같은 여행자도 쉽게 아름답게 장식한 집안의 정원 구경을 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코스타 델 솔이라고 하는 태양의 해안이라는 스페인 남부지방은 정말 독특한 정원 문화를 볼 수 있는 곳이었습니다.

 

오늘은 리장 고성을 걷다가 멈추면 비로소 보인다고 했지만,

비수기에는 걸어가면서 보아도 다 보입니다.

찍어둔 사진 중 그냥 창고에 넣어두기 아깝다고 생각한 것을 여기에 몇 장 추려서 올려보았습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여행 방법은 사람마다 모두 다릅니다.

어느 방법이 가장 좋으냐고 물어보는 일은 어리석은 질문입니다.

그냥 여행자는 자신의 마음이 이끌리는 대로 다니시면 그게 여행입니다.

내가 보고 싶은 것을 보고 느끼고 싶은 대로 느끼면 그게 여행입니다.

같은 사람이라도 여행 시기에 따라 또 다른 느낌을 받는데 같은 곳을 갔던 일행일지라도

사람마다 생각하는 것이 모두 다르기에 정답은 없지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