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칠리아 메텔라의 묘, 막센티우스 경기장 그리고

2016. 10. 18. 09:00이탈리아 여행기 2015/로마

 

로마 시대의 온천 욕장인 카포 디 보베(Capo di Bove) 구경을 끝내고

아피아 가도를 따라 북으로 계속 올라갑니다.

길 오른쪽에 거대한 건물군이 나타납니다.

이 정도 규모의 건물은 아피아 가도를 걷는 중 처음 보는 큰 건물이네요.

 

 

체칠리아 메텔라의 묘(Tomba di Cecilia Metella)라고 하네요.
지금은 고고학 박물관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하네요.

 

 

로마의 집정관 메텔루스 크레티쿠스의 딸 체칠리아를 매장한 묘로 기원전 1세기경

만든 것이라고 하며 12세기 후반에는 이 지방의 호족인 카에타니 가문이 원통형으로

방호벽을 만들어 아피아 가도를 통행하는 사람에게 통행세를 받았다 합니다.

여기도 봉이 김 선달처럼 참 이상한 사람이 많았나 봅니다.

원가가 많이 들었으니까 비싸게 받았을까요?

 

 

아니? 아피아 가도를 만들 때 돌 하나 옮기지 않고 왜 통행료를 받았을까요?

낙동강 물 팔아먹은 봉이 김선달과 뭐가 다르죠?

같은 생각으로 살았던 사람인가 봅니다.

이런 사람의 뇌 구조는 보통 사람과 많이 다를 겁니다.

 

 

오늘 그 사람이 죽고 없어 통행료를 받지 않으니 다행인가요?

그러나 안으로 들어가려면 입장료를 6유로나 받네요.

이곳에 잠든 그녀는 율리우스 카이사르의 휘하 장군인 크라수스의 부인으로 당시

로마 시내에는 묘를 쓸 수 없기에 이곳 멀리 떨어진 곳에 무덤을 만들었다고 하네요.

 

 

그냥 지나쳐 가던 길이나 걸어야겠습니다.

지금까지는 평지였는데 여기는 언덕이네요.

언덕을 올라가려면 속도를 줄여야 하니까 통행료 받기는 아주 좋은 곳이네요.

올라가는 마차는 뺑소니가 거의 불가능한 곳이잖아요.

 

 

잠시 길어 내려가다 보니 오른쪽에 막센티우스 경기장(Circo di Massenzio)이 있는

저택이 보이고 이 경기장은 로마가 건설했던 원형 전차 경기장 중

보존 상태가 가장 완벽한 곳으로 알려졌지요.

 

 

규모는 가장 크다는 로마 팔라티노 언덕 아래에 있는 막시무스 전차경기장

(Circo Massimo)에 버금갈 정도라 하네요

.이 경기장은 19세기까지는 카라칼라 전차경기장으로 알려졌다네요.

 

 

그러나 발굴 과장에서 막센티우스 황제가 만든 경기장으로 확인되었다 합니다.

 

 

위의 사진은 구글 위성사진입니다.

정말 규모가 대단하네요.

규모가 대단하다는 것은 그의 권력이 대단했다는 말이기도 하지요.

 

 

막센티우스 황제는 사두 정치의 희생자로 주로 로마를 중심으로 근거지로 삼고 살다가

 콘스탄티누스 황제와 패권을 겨루다 전투에 패하여 마지막 밀비오 다리에서 배수진을

치고 최후의 결전을 벌였으나 결국, 죽었던 황제인데 그때의 전투 장면을 라파엘로가

바티칸 박물관에 그림으로 그려 대대손손 창피만 주었던 비운의 황제라네요.

 

 

어디 그 그림 한 번 더 보고 갈까요?

저 그림이 바티칸에 남아있는 한 막센티우스는 당시의 수모를 피할 수 없을 겁니다.

경기장의 위치는 체칠리아 메텔라의 묘와 산 세바스챤 교회 중간쯤 있습니다.

 

 

황제가 앉는 특별석은 덮개를 씌웠으며 그곳에서 막센티우스 황제의 궁으로

바로 연결되는 주랑을 만들었다 합니다.

그의 아들이 어린 나이에 죽자 그를 위로한다고 장례식 성격의 경기를

이곳에서 열기도 했다네요.

벤허를 생각하면 금방 이해할 수 있는 곳이죠.

 

 

막센티우스 경기장을 지나니 바로 산 세바스티안 성당이 있습니다.

이 성당 지하에는 그 유명한 베타콤베가 있다지요?

입구에는 멋진 식당(Ristorante L'Archeologia)이 있는데 겉보기에는 평범해 보이지만,

안으로 들어가면 아주 앤틱 하게 실내장식을 한 아주 고급진 식당입니다.

 

 

밖에서 보니 허름해 보였는데 내부는 아주 럭셔리합니다.

럭셔리한만큼 가격 또한 만만치 않습니다.

세 사람이 간단한 음식을 시켜 먹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 돈 8만 원이 넘는

 63유로나 냈습니다.

 

 

음식 가격 또한 조금은 비싼 곳이네요.

겉모습만 보고 들어갔다가 비싼 음식을 먹고 나왔습니다.

지하에는 아주 오래된 듯한 먼지가 뽀얗게 쌓인 포도주 저장소도 있습니다.

위의 지도는 오늘 아피아 가도를 걸으며 보았던 곳을 표기해 보았습니다.

이런 곳들은 로마 여행에서도 쉽게 접할 수 없는 곳이지 싶습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오늘 하루 더 구경하고 밤에 야간 침대 기차를 타고 이탈리아 남쪽 지중해에

외롭게 떠 있는 섬 시칠리아로 갑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로마에서 출발해 시칠리아로 가는 기차는 기찻길도 없는

바다를 건너간다는 것이죠.

그게 뭐가 신기하냐고요?

기차를 배에 싣고 바다를 건너가니까 신기하죠.

그러나 지금은 걷는 일에만 신경 쓰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