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첼로 극장, 야누스의 문, 포르툼누스 신전

2016. 9. 7. 09:00이탈리아 여행기 2015/로마

캄파돌리오(Campidoglio) 언덕을 내려와 오른쪽으로 가면 베네치아 광장과 베네치아 궁전이 있습니다.

또 로마 시민에게 웨딩 케읽이는 조롱을 받는 비토리오 엠마누엘레 2세 기념관도 있고요.

그 반대로 난 길을 따라 내려가면 산타 마리아 인 코스메딘 성당이 보입니다.

성당 이름을 기억하지 못해도 진실의 입이라는 돌 조각이 있는 성당이라고 하면 누구나 아는 곳이지요.

 

금강산도 식후경이 아니고 로마 구경도 식후경입니다.

피자 두 판과 파스타 하나가 각각 12유로 모두 36유로네요.

피자 두께는 우리나라 피자보다는 얇지만 크기는 무척 크지요.

혼자 한 판 모두 먹기가 벅찹니다.

이럴 때는 남은 것을 포장해 달라고 하면 기꺼이 해주니 남기지 마시고

포장해서 다니다가 출출할 때 먹으면 됩니다.

 

이제 점심을 먹었으니 오후 일정인 진실의 입(Bocca della Verità)을 찾아갑니다.

진실의 입이라는 석판은 오드리 헵번의 영화 로마의 휴일로 더 유명세를 치르나 봅니다.

사실, 직접 눈으로 보면 크게 볼만한 것은 아닙니다.

오늘 이야기는 그곳을 찾아갔던 이야기로 시작합니다.

 

점심을 먹고 골목길을 나와 Via del Teatro di Marcello라는 큰길로 나옵니다.

왼쪽을 보니 조금 전 우리가 내려온 미켈란젤로가 설계했다는 캄피돌리아 광장으로 올라가는 계단인

코르도나타(Cordonata)가 보입니다.

이렇게 계단도 누가 설계했느냐에 따라 대접이 달라집니다.

 

예술을 하는 사람은 계단 하나를 만들려고 해도 고뇌하고 몸부림치나 봅니다.

그냥 편하게 생각하고 행동하면 결국, 우리 같은 평범한 사람이 되기 때문이겠죠?

 

잠시 길을 따라 내려가다 보니 오른쪽에 거대한 유적군이 나타납니다.

흡사 콜로세오를 바라보는 그런 느낌이 드는 곳이네요.

여기가 바로 마르첼로 극장(Teatro di Marcello)입니다.

이곳이 콜로세오보다는 90년 더 빠른 시기에 건설된 곳이라 후일 콜로세오가 이 극장을 토대로 만들었다 합니다.

 

이 건물은 아우구스투스 황제가 19세의 어린 나이로 요절한 조카이자 사위인

마르첼로를 추모하기 위해 세운 것이랍니다.

조카이자 사위라면 근친 간의 결혼이라는 말이 아닌가요?

떡 해먹을 가문입니다.
그런 조카를 위해 이런 규모의 건물을 지었다고요?

그런다고 죽은 마르첼로가 살아올 것도 아닌데...

당시는 이렇게 근친결혼이 무척 많았지요.그 이유가 혈통을 지킨다 했지만,

유전학적으로 볼 때 멍청하기 짝이 없는 일이지요.

 

당시 황제의 행동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습니다.

1만2천 명 이상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라면 당시로는 무척 큰 극장이었을 겁니다.

그 후 중세는 사벨리 가문의 요새로 사용되기도 했고 또 그 위에 궁전을 짓기도 했지만, 

지금은 빈곤층이 사는 주거지로 남아있답니다.

특히 테베레 강에 놓은 다리 건설에 이곳의 석재를 많이 뜯어갔다 합니다.

 

그 뒤로 보이는 건물은 아폴로 소시아노 사원(Tempio di Apollo Sosiano)인가 봅니다.

지금은 기둥 세 개가 보이네요.

얼마나 많은 유적이 있으면 이런 대단한 유적을 그냥 방치(?)하듯 내버려 두었을까요?

우리나라에 몇 개만 주면 아주 잘 보호하며 유지할 텐데...

 

길을 따라 조금 더 내려가면 왼편으로 멋진 문 하나가 보입니다.

야누스의 문(Arch of Janus)이라 부르는 문이 보입니다.

고대 가축시장으로 들어가는 입구에 있던 문으로 로마에 남은 유일한 사면 개선문이라는 점입니다.

 

다시 길을 따라 더 내려가면 사각형의 신전 하나가 외롭게 서 있습니다.

지도상에는 포르투나 비릴리스 신전으로 알려졌지만 실제로는 강의 신 포르툼누스 신전이라 합니다.

네 개의 양 머리 이오니아식 기둥이 정면에 있고 세 방향은 기둥형 벽으로 둘러싸여 있습니다.강과 항구의 신을 모시는 곳으로 기원전 2세기경의 신전이랍니다.로마에 남은 신전 중 가장 완벽한 상태로 남아있는 곳이랍니다.

 

이어서 그리고 멋진 원기둥이 원을 이루며 모여있는 유적이 또 보입니다.

이름이 에르꼴레 빈치토레 사원(Tempio di Ercole Vincitore)이라고 하는데 참 예쁘네요.

베스타의 신전은 화로와 화롯불의 신에게 바쳐진 곳으로 20개의 코린트식 기둥이 원을 그리고 있는 원형

신전으로  우리는 방금 포로 로마노에서 보았던 신전인데?

 

그러나 다른 사람은 이 신전이 헤라클레스에게 바쳐진 신전이라 합니다.

이 모두가 기원전에 만든 신전이라니...

누구에게 바치면 어떻습니까?

이제 이곳에 살던 신들도 모두 사라지고 말았는 걸요.

그러니 이곳에 사는 사람도 이 신전의 이름도 정확히 모르고 있다는 말인 듯...

 

오늘 걸어가며 보았던 유적의 위치를 구글 지도를 통해 알아봅니다.

오늘 본 곳은 위의 지도에서 왼편 위로부터 아래로 걸어가며 보았네요.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이렇게 시내를 걸어 다닌다는 일은 박물관 안을 걷는 것과 다름없습니다.

로마는 이렇게 거대한 박물관입니다.

걸어 다니면 그곳이 박물관입니다.

로마는 누가 뭐래도 역사적으로 널리 알려진 유적의 보물창고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