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베데레 토르소가 있는 전시실

2016. 7. 22. 09:00이탈리아 여행기 2015/바티칸

 

손발 다 깨어지고 떨어져 버려 몸뚱이만 남은 조각상이 보입니다.

이 조각상이 조각 전시실에서는 그 유명한 토르소라고 합니다.

토르소는 무슨 소일까요?

토르소(Torso)라는 말은 바로 지금 보는 작품처럼 머리와 팔다리가 없이

몸통만으로 된 조각을 말한다 합니다.

이렇게 불안정한 상태만으로도 대단한 명성을 얻을 수 있으니

대단한 작품이라 할 수 있겠네요.

 

 

트로이 전쟁의 영웅을 트로이 평원에 세웠다는데 수많은 조각가가

그 작품을 따라 모작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이 작품은 비록 많이 깨지고 사라졌지만, 위의 사진에 보이는 기단에 아테네 출신의

조각가 아폴로니스의 사인이 있어 1세기경 만든 모작임을 알 수 있다고 합니다.

 

 

사실 일부만 보고 작품을 논하는 게 우스운 일이지만, 그동안 이 작품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제시되었다 합니다.

지금은 호머의 일리아드에 나오는 트로이 전쟁에 등장하는 두 명의 그리스 영웅 중

하나인 아이아스(로마 신화는 아약스)로 추정한다는데 그가 자신이 저지른 일에

부끄러움을 느껴 자살을 심사숙고하는 모습을 그린 것이라 한다네요.

 

 

아이아스가 부끄러운 생각이 들었던 일은 트로이 전쟁에서 아킬레우스가 죽은 후

그의 방패나 투구 등을 놓고 오디세우스와 서로 가지려고 다투다 언변에 능한

오디세우스가 모두 차지하자 분함을 참지 못하고 그리스 장수를 모두 죽이러 가지만,

아테나가 위협을 느끼고 그를 미치게 했다네요.

그는 들판의 양 떼를 그리스 장수로 착각하고 모두 죽인 후 나중에 정신을 차려

자신의 행동이 부끄러워 자살하게 되었다네요.

그가 앉은 자리는 짐승 가죽이 깔린 바위로 생각됩니다.

 

 

교황이 미켈란젤로에게 이 작품의 복원을 부탁했지만, 미켈란젤로는 비록 사지가 없고

목도 없지만,  마치 살아있는 듯한 위대한 이 작품에

감히 손을 댈 수 없다고 거절했다고 합니다.

이 작품은 비록 훼손이 심하지만, 대단히 찬사를 받는 작품으로 라오콘 군상과 더불어

바티칸 박물관의 자랑거리라 합니다.

깨지고 부서져서 더 아름다운 토르소인가요?

 

 

음악이나 시를 관장하는 그리스의 아홉 여신인 뮤즈 여인들의 전시실을 구경합니다.

세 여신이 보이는데 가운데 서 있는 여신이 아폴로 키타로에두스이고 멀리 보이는 여신은

 테르프시코레이고 그리고 가까이 보이는 여신이 칼리오페로 이들은 제우스가

므시모시네 여신과 피에리아 땅에서 아홉 밤을 보낸 뒤 태어난 아홉 여신이라네요.

그러니 제우스는 하룻밤에 하나씩 생산했다는 말인가요?

이 또한 그리스에서 만든 원작을 모방한 모작으로 리라나

키타라라는 악기를 연주하는 모습이라 합니다.

제일 앞에 보이는 여신은 아름다운 목소리를 가진 칼리오페 여신으로

서정시를 관장하기에 저런 서판을 들고 있다네요.

 

 

이곳에는 소크라테스, 플라톤 등의 석상 등이 있는 곳이네요.

위의 사진 중 왼쪽이 플라톤이고 오른쪽이 소크라테스입니다.

누구는 이런 곳에 오면 돌에서 철학을 논하고 돌에서 신화를 읽고 돌에서 예술을

느낀다 하지만, 佳人은 철학에서 돌을 느끼고 신화에서 돌을 보고 예술을 돌로 생각합니다.

 

 

원형의 방 한가운데 커다란 비행접시가 보입니다.

로마 시대에 외계인이라도 이곳에 왔답니까?

수반처럼 생긴 이것은 지름이 5m로 하나의 돌을 깎아 만든 욕조라 합니다.

 

 

네로 황제의 욕조로 추정한다는데 이것이 발견된 곳이 네로 황제가 지었다는

황금 궁전 도무스 아우레아에서 발견되었다네요.

보라색 대리석으로 원래 보라색은 황제만 사용할 수 있는 로열 칼라라 하네요.

통 큰 네로라 뭐가 달라도 다르네요.

 

 

모자이크로 장식한 바닥의 모습도 화려합니다.

말의 몸에 사람의 상체를 지닌 반인반마라고 하는 켄타우로스가 아닌가요?

 

 

첫눈에 봐도 몽둥이를 들고 설치는 것은 네메아의 사자 껍질을 걸친 헤라클레스입니다.
그런데 지금까지 보아온 석상이 아니고 청동상입니다.

바람둥이 제우스가 암피트리온이 전쟁에 나간 사이 그의 아내 알크메네와 동침해

얻은 아들이 헤라클레스였죠.

제우스의 부인인 헤라는 당연히 헤라클레스를 미워했을 겁니다.

자기 서방 제우스가 문제지 헤라클레스가 무슨 죄입니까?

유럽을 여행하다 보면 제일 많이 만나는 신이 바로 헤라클레스지 싶습니다.

 

 

그러면 여기서 제 서방이 바람을 피워 데려온 헤라클레스를 미워했다는 헤라도 만나봅니다.

그리스에서는 헤라지만, 로마신화에서는 유노라고 하더군요.

평생을 바람둥이와 살다 보니 질투의 여신으로 오해받지만, 이 모든 원인은 제우스에 있잖아요.

헤라는 아테나와 아프로디테와 아름다움을 가린다고 트로이의 왕자 파리스에게

판단을 부탁했다가 아프로디테에 패한 일로 나중에 트로이 전쟁이 일어났을 때

파리스의 나라 트로이를 미워했다지요?

여자의 한은 여름에도 서리를 내린다는데 여신도 별수가 없습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이 방에는 많은 여신이 있지만, 머리와 사지가 없고 몸뚱이만 있는

벨베데레의 토르소가 가장 인기가 있네요.

아무리 미려한 곡선미를 자랑하는 여신이라고 하더라도 말입니다.

여기에 전시된 작품 대부분은 그리스의 조각을 흉내 낸 모작들이라 합니다.

모작이라도 제대로 만들면 이렇게 많은 사람이 환호하나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