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의 하피첩(霞帔帖) 이야기

2024. 7. 31. 03:01佳人의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佳人의 이런 저런 그런 이야기

 

하피(霞帔)라는 말은 옛날 양반집 부인들이 입던 예복이라 합니다.

다산 정약용의 부인 홍 씨는 결혼 30년이 되는 1806년(순조 6년)에 살아서 다시는

못 볼 것 같은 남편을 그리워하며 시를 짓고 시집올 때 입었던

해묵은 붉은 치마 6폭을 다산에게 보냅니다.

이때가 다산이 강진에 유배생활 한지 벌써 13년 째 되는 해라고 합니다.

 

 

다산은 부인의 붉은 치마와 시를 받고서, 치마를 여섯 폭으로 마름질하여

두 아들에게 교훈의 글을 적어 보냈다고 합니다.

이것을 다산의 하피첩이라 한답니다.

그리고 시집가는 딸에게 하얀 꽃망울 가득한 매화 가지 위에 두 마리 새가 앉은

정겨운 모습을 그리고 시도 지어 주었답니다.

 

 

두 마리 새는 부부의 정을 그리는 것이었고 하얀 꽃망울 가득한 매화 가지는

집안의 번창을 의미하는 것이라네요.

시집가는 딸에게 함께하지 못하는 아픈 마음을 그림으로 표현했답니다.

당시 다산은 귀양살이하는 중이라 그리했나 봅니다.

 

 

하피첩의 시를 볼까요?

 

병든 아내가 낡은 치마를 부쳐와,

천 리 떨어진 곳에서 마음을 보냈구나.

 

세월이 오래되 붉은빛은 바래고,

아~ 슬프구나! 그만큼 늙고 노쇠한 마음 떠올라.

 

마름질하여 작은 첩자 만들어,

아이들에게 당부의 글을 적는다.

 

아마도 이 부모 생각하고,

오래도록 마음에 새기겠지.

 

 

어때요? 여러분!

애틋한 마음이 느껴지십니까?

 

지금 여러분의 여보, 당신은 귀양살이 한다고 멀리 떨어져

쉽게 만날 수 없습니까?

너무 가깝게 부대끼고 살기에 토닥거리십니까?

 

사랑하세요.

무섭도록 사랑하세요.

그래야 나중에 후회 하나가 줄어듭니다.

 

위의 사진에 보이는 여유당은 다산 정약용 선생의 생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