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월헌(江月軒)에서...

2015. 6. 27. 08:00佳人의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佳人의 이런 저런 그런 이야기

도도하게 흐르는 남한강.

그 어느 지점에 물길이 휘몰아 돌아나가는 곳에 정자 하나가 있네요.

바로 여주 신륵사 앞에 있어 한층 멋을 뽐내고 있습니다.

시인 묵객들이 모여 재주라도 뽐내고 싶은 그런 정자입니다.

 

시인은 이곳에 오면 시상이 떠오를 것이고 묵객은 붓을 들어 그림이라도 그리고 싶은 곳일 겁니다.

가끔 정자 아래로 유유히 흘러가는 황포 돛대를 바라보면 노래라도 부르고 싶은 곳입니다.

시인 묵객이 아니면 또 어떻습니까?

그냥 바라만 봐도 좋은걸요.

 

석공은 무슨 마음으로 이곳에 돌탑을 세웠을까요?

무엇을 간구하였을까요?

그의 소망을 알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여주 신륵사 삼층 석탑은 고려 시대 후기에 만든 탑이라 하네요.

오래되어 기둥 부분에 조각마저 희미해져 버렸습니다.

세월은 이렇게 돌에 새긴 아름다운 자태마저 앗아가 버렸습니다.

기록에는 고려 후기 나옹화상을 화장한 장소에 탑을 세웠다고 하니 이곳에서 다비식이라도 했나 봅니다.

 

말없이 흐르는 남한강

그리고 아름다운 추녀를 자랑하는 강월헌과 그 추녀를 물끄러미 바라만 보고 있는 삼층 석탑

아주 잘 어울리는 모습입니다.

 

바쁜 일상 속에서 이런 곳에 잠시 쉬었다 감은 삶의 쉼표 하나 찍고 가는 일이 아닌가요?

 

바쁘게 살다 보면 내가 왜 살아가는 것도 알지 못하고 살잖아요.

 

때로는 이런 쉼표는 삶의 조미료가 되지 않을까 생각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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