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12. 3. 08:00ㆍ스페인 여행기 2014/그라나다
린다라하 발코니를 지나 정원을 빠져나오면 그 앞에 건물이 하나 있습니다.
위의 사진처럼 아름다운 건물이 분명하지만, 지금까지 보고 왔던 건물과 비교하면
아름다움에서 많이 떨어집니다.
이 건물이 파르탈 궁(Palacio del Partal)입니다.
궁 앞에 연못을 만들어 한층 돋보이게 조경을 했네요.
파르탈 궁과 궁 앞의 정원의 모습을 사진을 통해 보면서 이야기를 하려 합니다.
지금 현재 파르탈 궁은 복원 중에 있습니다.
워낙 손을 대야 할 곳이 많은 곳이기에 우선순위에서 여기는 뒷전으로 밀려버렸네요.
지금까지 보고 왔던 아름다운 나스르 궁의 모습은 모두 복원 후의 모습입니다.
이제 복원 중인 곳을 보면 아름답다고 소문난 알람브라 궁전의 원래 모습이
얼마나 흉물스러웠나 미루어 짐작할 수 있습니다.
사람이나 건축물이나 돌보고 관심을 두지 않으면 세월이 그 아름다움을 빨리 앗아가 버리나 봅니다.
나스르 왕조는 1237년에 이곳 그라나다에서 처음 시작되며 주변을 모두 살펴볼 수 있는
이곳 사비카 언덕에 알람브라 궁전을 짓기 시작했답니다.
그때까지 여기는 군사요새로 있었다지요?
그러나 무어족의 가장 번성했던 도시였던 코르도바는 바로 한 해 전에 카스티야 왕국에
함락되었으며 1248년 세비야까지 무너지며 이제 남은 지역은 이곳 그라나다 외에는 없었습니다.
코르도바를 지배했던 왕은 이베리아 반도에서 완전히 발을 빼고 고향이 아프리카로 돌아갔습니다.
남은 자들은 이제부터는 누구의 도움도 없이 혼자서도 잘한다는 이야기를 들어야 합니다.
이런 절박한 상황에 부닥치자 사비카 언덕에 알람브라 궁전 말고 방어시설이 절대로 필요했을 겁니다.
그래서 세상에서 가장 튼튼한 성벽 건설에 들어가 지금의 시타델을 세웠을 겁니다.
나스르 왕조 7대 왕인 유수프 1세가 1333년 코마레스 궁전을 짓기 시작해 21년이 지난
1354년 완공을 했고 이렇게 새로운 왕이 집권할 때마다 자꾸 그 옆에 새로운 왕궁을 지어
알람브라 궁전은 확장되어 갑니다.
이들이 이렇게 훌륭한 궁전을 짓게 된 이유는 밀고 내려오는
가톨릭 세력에 왕성함을 보여주기 위함이지 싶네요.
드디어 나스르 궁전에서 가장 아름답다고 세계적으로 소문이 자자한 리오네스 궁이
무하마드 5세에 의해 완성되어 우리가 찬사를 보내며 구경하고 있습니다.
위의 사진에 보이는 건물은 기도실로 사용되었던 모스크라 합니다.
술탄 유수프 1세 때에 만든 것으로 토레 탑과 같은 시기에 만들었다 합니다.
나중에는 아스티시오 브라카몬테의 집으로 사용되기도 했다네요.
이렇게 살아오며 그라나다의 맹주로 이름을 날리던 나스르 왕조도 마지막 왕인 무하마드 7세
보아브딜 왕 재임시인 1492년 추운 겨울날인 1월 2일 북으로부터 점차 밀고 내려온 가톨릭
양왕인 이사벨 여왕과 페르난도 2세가 그라나다까지 내려와 알람브라 궁전을 포위합니다.
가는 세월 그 누구가 막을 수가 있겠어요.
열흘 붉을 꽃이 없다고 했는데 왜 알람브라라고 붉은 성이라고 지었을까요?
결국, 이곳 대사의 방에서 항복선언문에 도장을 찍고 보따리 챙겨 알람브라 궁전 뒤에 보이는
한 많은 미아리 고개가 아니라 시에라네바다 산맥을 넘어 울며 넘어가 아프리카로 돌아갔답니다.
그때 시에라네바다 산맥을 넘으며 몇 번을 뒤돌아보고 또 돌아보고...
눈물이 앞을 가려 발걸음이 차마 떨어지지 않았을 겁니다.
800여 년 동안 조상이 지키고 이어왔던 아름다운 땅을 떠나 아프리카로 돌아간다는 일이
후손으로는 죽은 후 조상을 어찌 보며 부끄럽고 회한으로 가득 찼을 겁니다.
조상이 넘어올 때는 희망의 길이었지만, 지금 이들에게는 절망의 길이 되었습니다.
마지막 언덕을 넘기 직전 이제 더는 볼 수 없는 아름다운 알람브라 궁전을 바라보며
뭐라고 했을까요?
죽 쒀서 개 줬다고 했을까요?
그럼 알람브라 궁전이 죽이고 이사벨과 페르난도 2세가 개가 되는 겁니까?
그 후 알람브라는 거의 세인들의 기억에서 사라지고 그라나다에 사는 빈민들이
이곳에 모여들어 방을 차지하고 살았다 합니다.
물론, 관리인이 있었지만, 제대로 관리가 되지 않았겠지요.
우리가 오늘 보고 있는 파르탈 궁의 모습이 바로 당시의 모습이 아닐까요?
오히려 이보다 더 심한 상태였지 싶네요.
그러다 1829년 미국의 작가인 워싱턴 어빙이 이곳으로 와 방을 하나 얻어 책을 집필하기
시작하며 세인의 기억에 사라졌던 알람브라 궁전은 어빙의 책 "알람브라의 이야기"가 세상에
출간되며 재조명에 들어가게 되었다네요.
드디어 스페인 정부에서 1870년 국가 중요 유적으로 지정하며 복구하기 시작했다지요?
1984년 유네스코에서 알람브라 궁전과 헤네랄리페를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하기에 이르렀답니다.
위의 사진 오른쪽에 보이는 사각형의 지붕은 제왕의 방 천장입니다.
왼쪽의 팔각형의 지붕은 아벤세라헤스의 방 천장의 모습입니다.
안은 화려했지만, 밖의 모습을 보면 그저 평범한 모습입니다.
위의 사진에 보이는 정원은 유스프 1세의 궁이 있던 자리라 합니다.
유수프 1세는 나스리 왕조의 일곱 번째 술탄으로 코마레스 궁을 지은 왕이라 하지요.
각각의 위치를 위의 사진을 통해 다시 확인합니다.
여기서 입장권이 있어야만 들어갈 수 있는 곳은 메수아르 궁, 코마레스 궁
그리고 라이오네스 궁의 3 총사뿐입니다.
나머지는 입장권이 없어도 다닐 수 있는 곳입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알람브라 궁전은 워낙 넓은 곳이라 안에 들어가기 전에 미리 간식거리와 음료수를 준비하는 게
좋다고 하지만 물론, 궁전 안에는 음식점도 있고 매점도 있습니다.
시간을 투자해 천천히 돌아보면 더 많은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하루 종이 보아도 만족스럽지 못했습니다.
다음 날 다시 찾아가 입장권이 없어도 들어갈 수 있는 곳을 또 돌아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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