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12. 2. 08:00ㆍ스페인 여행기 2014/그라나다
아름다운 라이오네스 궁전을 다니다 보니 고개가 아픕니다.
주로 천장에 만든 모카라베나 무카르나 장식을 보려면 고개를 들어 올려다보아야 합니다.
그나마 벽을 장식한 아라베스크 장식도 있지만, 천장의 모습이 더 황홀하더군요.
문의 모습은 주로 말의 편자인 말발굽의 아치 형상을 보이고
그런 비슷한 모양의 아치를 많이 만들어 놓지 않았나 생각되네요.
이슬람 건축과 장식의 특징은 외관은 소박하면서도 간결하게 장식하는 게 기본이며
내부는 놀랄 만큼 정교하고 아름답고 기하학적 문양으로 장식하는 게 특징이라 할 수 있다네요.
위의 사진은 린다라하 발코니에서 두 자매의 방을 들여다보고 찍은 사진입니다.
이슬람 건축은 한마디로 종교적인 색채가 강하지 않나 생각되네요.
그들의 교리인 우상숭배 금지를 기본으로 하기 때문에 건축물에 사람의 형상이나 동물의 형상조차
금지하고 그러다 보니 나무줄기 문양이나 기하학적 문양이 주류를 이룬다고 보입니다.
이런 줄기 모양의 조각이 연속적으로 반복됨으로 정교하고 아름다우며
기하학적으로도 뛰어나 보입니다.
선과 형태를 무척 중시하지 않았나 하는 느낌이 들 정도입니다.
우리가 말하는 덩굴줄기 문양의 당초문양 말입니다.
게다가 "알라는 영원하다." "신만이 승리자다."는 등 코란의 이야기인 알라신에 대한
찬양의 글자를 주로 새겨놓았다네요.
글자 자체가 우리 눈에는 익숙하지 않기에 문양으로 느껴지기도 하더군요.
건축 자재로는 타일, 나무, 벽돌 그리고 회반죽이 많이 사용된 듯합니다.
회반죽을 이용한 스투코에 대단히 정교한 장식을 새긴 모습이 자주 보입니다.
사자의 궁 뒤로는 파르탈 궁과 정원이 있습니다.
그 정원으로 나가기 전에 잠시 작은 정원이 하나 있는데 린다라하 정원이라고 하네요.
이 정원은 이슬람 지배 때 만든 게 아니라 카를로스 5세가 만든 정원이라 하네요.
카를로스는 알람브라 궁전이 무척 마음에 들었나 봅니다.
린다라하 정원에 있는 발코니에서는 위의 사진에서 보듯이 유대인의 거주지였다는
알바이신 전경을 볼 수 있습니다.
이곳을 나가면 나스르 궁전은 모두 본 셈입니다.
저기 보이는 알바이신 언덕에는 산 니콜라스 미라도르라는 전망대가 있습니다.
그곳에 올라가서 해 질 무렵 알람브라 궁전이 석양에 물든 모습 또한 보기 좋지 않겠어요?
알람브라는 붉은 성이라는 의미잖아요.
그라나다는 붉은 석류를 일컫는 말이고요.
그러니 붉은 석류의 도시에서 붉은 성을 해 질 무렵 붉은 노을이 질 때 바라보는 모습은 어떨까요?
나중에 저곳 알바이신 언덕에도 올라야 하지 않겠어요?
파르탈 정원으로 가는 도중에 창문 너머 잠수정처럼 생긴 이상한 물체가 보입니다.
저게 바로 왕실 목욕탕인가 봅니다.
왕과 후궁만 전용으로 사용했다던 왕실 전용 목욕탕 말입니다.
아랍 목욕탕은 스페인 여행 중 여러 곳에서 보았습니다.
그들은 이미 로마 제국이 이 지역을 지배할 때 사용했던 목욕탕을 더 발전시켰지 싶네요.
채광창을 유리로 덮은 것은 당시의 모습은 아니지 싶습니다.
목욕탕 몇 곳을 들어가 보았지만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알람브라 궁전에는 이곳 말고도 궁전 안에 또 다른 목욕탕이 남아있어
나중에 사진으로 보실 수 있을 겁니다.
그러나 들어가 봐야 옷을 벗고 목욕하는 후궁이 없기에 여기는 통과하겠습니다.
나스르 궁을 나가기 전에 워싱턴 어빙의 방이 있습니다.
이곳에는 알람브라 이야기를 집필하여 세상에 알람브라의 존재를 널리 알린
워싱턴 어빙이 머물렀던 방이 있습니다.
어빙의 책으로 말미암아 알람브라의 존재가 세상에 그 가치를 발휘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겁니다.
위에 사진에 보이는 것은 벽장식 문양은 분명 나스리 왕국 때 만든 게 아닐 겁니다.
그들은 절대로 사람의 모습이나 동물의 형상을 장식으로 사용하지 않잖아요.
아기 천사와 비룡을 조각한 것으로 보입니다.
어빙은 스페인 주재 미국 공사로 근무하다 귀국한 후 다시 스페인을 찾아 이 방에 머물며
알람브라 궁전에 관한 이야기를 책으로 출간함으로 비로소 세상에 이곳의 가치와
아름다움을 알린 장본인이라 하지요.
이미 아침에 사비카 언덕을 오르며 그의 동상을 보았지요.
무어인이 물러간 후 200여 년이나 방치돼 폐허가 되어가던 중 그의 책이 출간되자
비로소 세인의 주목을 받고 스페인 정부도 알람브라 궁전을 보수하며
그의 공을 기리기 위해 이곳에 그의 이름을 남겼네요.
명품은 잠시 진흙 속에 감추어졌지만, 어디 가겠어요?
이제 린다라하 발코니로 나왔습니다.
여기는 알바이신의 풍경을 감상하기 가장 좋은 곳이죠.
당시 궁전에 있던 사람은 이곳에 나와 자주 알바이신의 모습을 구경했지 싶습니다.
1237년 무하마드 1세 때 나스르 왕조가 시작되었다네요.
물론, 그 이전에 조상이 아프리카를 건너와 많은 지역을 차지했지만,
나스르 왕조는 시작이 조금 늦었습니다.
이곳에 나스르 왕조가 생긴 지 11년이 지난 1248년에 세비야까지 가톨릭 수중에 들어갔으니
이미 가톨릭 세력은 이베리아 반도 대부분을 탈환했다는 말이지요.
나스르 왕조를 세운 이듬해 그는 이곳 그라나다의 사비카 언덕에 처음으로 궁전을 지었다고 합니다.
이로써 알람브라 궁전의 건축이 시작됩니다.
그러니 알람브라 궁전 건축이 시작될 때는 이미 무어족이 예전의 모습은 아니었다는 말이네요.
이베리아 반도 대부분을 호령했던 시절이 지나고 남쪽을 밀리고
또 밀려 여기까지 밀렸다는 말입니다.
무어족이 세운 곳 중 가장 화려하고 융성했던 도시가 코르도바라는 도시입니다.
이곳에서 그리 멀지 않은 도시죠.
코르도바조차도 1236년에 가톨릭 왕국이었던 카스티야에 내주었으니
이듬해 여기 그라나다에 나스르 왕조가 생긴 해는 이미 무어족의 세력이
많이 위축되었다는 말이네요.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이제 알람브라 궁전의 핵심인 메수아르 궁, 코마레스 궁 그리고 레오네스 궁을 모두 보았습니다.
세 군데 궁에도 각각 다른 특징을 가진 방들이 있어 우리를 즐겁게 했습니다.
이제 우리는 린다라하 정원을 지나 파르탈 궁과 파르탈 정원
그리고 이제는 터만 남은 유스푸 1세의 궁전으로 가렵니다.
아마도 평생을 살며 이런 아름다운 궁은 더는 볼 수 없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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