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12. 18. 08:00ㆍ스페인 여행기 2014/그라나다
저 멀리 시에라 네바다 산맥이 보입니다.
저 높은 산을 넘어 나스르 왕조의 마지막 왕인 보아브딜은
알람브라를 버리고 아프리카로 돌아갔다고 합니다.
이렇게 아름다운 궁전을 버리고 떠날 때 눈물이 앞을 가려 어찌 뒤돌아보았을까요?
몇 번을 돌아보고 눈물을 훔쳤는지 모를 겁니다.
우리가 이곳을 찾은 시기는 한 여름이 지나고 가을인 10월 하순경이었습니다.
그런데 아직도 산에는 흰 눈이 남아있습니다.
시에라 네바다라는 말은 눈으로 덮은 산자락이라는 의미라 합니다.
최고봉은 이베리아 반도에서도 해발고도가 가장 높은 봉우리인 무라센으로
3.479m나 되는 무척 높은 산이네요.
이곳 알람브라를 점령함으로 이슬람 세력을 이베리아 반도에서 완전히 몰아낸
가톨릭 왕 부부의 손자였던 카를로스 5세는 1526년 신혼여행으로 이곳에 구경을 왔나 봅니다.
그의 부인은 포르투갈의 공주였던 이사벨이라고 하더군요.
이곳에 신혼여행을 와서 보니 풍경이 기가 막히게 좋거든요.
왜 아니겠어요?
그런데 이야기를 들어보니 나스르 왕조의 왕은 새로 술탄에 오를 때마다
그 옆에 새로운 왕궁을 지었답니다.
카를로스 5세는 곰곰이 생각합니다.
당시 스페인은 아주 잘나갈 때가 아니겠어요?
"내 나이가 어때서가 아니라 내 시대가 어때서?"라고 생각한 자신의 이름을 딴
궁전 하나를 짓고 싶었겠지요.
이렇게 시작한 카를로스 5세 궁전은 공사가 시작되었으나 자금난으로 완공을 보지 못했다네요.
이렇게 한 덕분에 지금도 카를로스 5세 궁전을 많은 사람이 찾는 게 아니겠어요?
아니군요?
카를로스 궁은 무료로 들어갈 수 있지만, 나스리 궁은 입장권을 끊어야만 들어갈 수 있는데
위의 사진을 보니 나스리 궁을 들어가려고 줄을 서서 기다리는 사람이 보이시죠?
저래서 예약은 필수라는 말이군요?
보는 눈은 자유당 때 그대로이기 때문에 이곳 알람브라 궁전이 있는
사비카 언덕이 아주 마음에 들었나 봅니다.
그래서 숟가락만 하나 더 얹겠다고 이곳에 그의 전용 왕궁을 지을 결심을 하게 되었고
결국, 그의 이름을 남겼으니 성공한 셈인가요?
이 건물은 스페인 르네상스에서 가장 중요한 건축물이 되었다네요.
다른 건축물과 균형도 맞지 않은 건물인데도 말입니다.
완공도 하지 못했는데도요.
이 말은 이 궁전 하나만 놓고 보면 아주 훌륭하고 아름다운 곳이라는 말이 아니겠어요?
가능하면 나스리 궁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다 짓지 왜 옆에 붙여지었을까요?
코마레스 궁에서 바라보면 뒤로 불쑥 솟아올라 볼품도 없고
마치 코마레스 궁을 곁눈질로 넘겨다 보는 것 같고...
아니면 큰 체격으로 힘으로만 누르려고 하는 것처럼 생각되기도 합니다.
카를로스 궁에서 보면 코마레스 궁으로 바로 들어갈 수 있도록 뚫어놓아 위의 사진처럼
아라야네스 정원과 코마레스 탑을 바로 볼 수 있습니다.
물론, 들어가지 못하게 지키고는 있습니다.
당시 세상을 화려하게 장식한 르네상스 양식을 이곳에 도입해 사각형의 외벽에 안으로는 원형의
정원을 배치한 기묘한 형태의 정원이 있는 궁전을 만들었다네요.
그러나 2층으로 된 회랑이 둘러싼 단순한 모습입니다.
그러나 이런 궁전 건설에 가장 필요한 게 자금입니다.
그동안 자금줄이었던 무어인이 안면을 바꾸며 게다가 반란까지 도모하는 바람에
궁전 건설은 물 건너가고 미완성의 궁전으로 남게 되었다네요.
건물의 모양을 이상하게 짓다 보니 완성도 보지 못했나 봅니다.
처음에는 이 원형의 정원 안에서 투우를 즐겼다는 이야기도 들립니다.
지금은 매년 이곳 원형의 정원에서 그라나다 국제음악회가 열린다 하니...
카를로스 5세 시절에 코르도바의 메스키타도 내부 일부를 헐어내고
그 안에 성당을 지은 이상한 짓을 한 황제였다지요?
메스키타는 모스크를 스페인에서 부르는 이름인가 봅니다.
이제 카를로스 궁을 나와 부근에 있는 목욕탕으로 갑니다.
중간에 있는 산타 마리아 성당은 원래 이 자리에도 이슬람 왕궁이 있던 자리였다네요.
그런 곳을 헐어버리고 성당을 지었다네요.
목욕탕은 카를로스 5세 궁 바로 옆에 있는 산타 마리아 성당을 지나면 아랍식 목욕탕이
있는데 목욕탕의 이름은 바뇨 델 라 메스키타 데 라 알람브라
(BANO DE LA MEZQUITADE LA ALHAMBRA)라고 제법 긴 이름이네요.
이 말은 알람브라 모스크 목욕탕이라는 말이네요.
아맘(HAMMAM)이라고 부르는 증기탕이 이슬람 목욕탕의 큰 특징이라고 할 수 있죠.
이는 이슬람 목욕 문화의 특징이고 대표적인 목욕 방식이라고 해야 한다네요.
왜 우리가 옛날에 증기탕을 터키탕이라고 불렀잖아요.
터키에는 아직도 이런 증기탕이 있고 그 이름을 아맘이라고 부르지요.
그런 비슷한 목욕 방식을 우리나라에서 터키탕이라고 했지만,
이제는 더는 그런 이름을 사용하지는 않지요.
이런 목욕탕은 주로 모스크의 부속건물로 운영되거나 가까이 있기에
모스크 목욕탕이라고 부른다네요.
아무래도 모슬렘은 예배 전에 몸을 정갈하게 씻어야 하잖아요.
그래서 모스크에 부속 건물로 운영되었나 봅니다.
예배를 보기 전에 몸을 정갈하게 씻는 것에도 순서와 방법이 있다는군요.
이런 의식을 우두(Wudu)라 하고 방법은
1, 손과 팔목을 세 번 씻는다.
2, 입을 오른손으로 세 번 씻는다.
3, 물로 콧구멍을 세 번 씻는다,
4, 얼굴을 세 번 씻는다.
5, 손을 팔꿈치까지 세 번 씻는다.
6, 손으로 머리를 한 번 적시어 문지른다.
7, 검지를 이용하여 귀 안을, 엄지를 이용하여 귀의 뒤를 한 번 씻는다.
8, 목 뒤를 한 번 씻는다.
9, 발을 발목까지 세 번 씻는다.
이거 씻다가 예배시간 늦겠습니다.
차라리 집에 가서 목욕하고 오라고 할까요?
그리고 만약 머리가 나쁜 佳人 같은 사람은 순서가 틀리면 어찌하나요?
그러나 예배 보기 전에 하는 이런 방법뿐 아니라 목욕탕은 몸의 청결을 유지하는 방법이지요.
그리고 함께 목욕하며 사교적인 관계를 갖기 위한 목적도 있지 싶습니다.
사실 목욕탕이 뭐가 볼 게 있겠습니까?
목욕하는 사람을 훔쳐보면 변태라고 욕먹지만, 이곳은 그런 욕은 먹지 않으니 구경하는 것이지요.
채광창이 마치 하늘의 별처럼 보입니다.
방에 따라 지붕의 채광창을 세 개만 만든 곳도 있고 이 방처럼 많은 곳도 있습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아름답고 멋진 건물일지라도 어디에 짓느냐에 따라 그 평가가 달라지나 봅니다.
사람도 제자리에 있을 때 아름답듯이 건물도 그렇지 싶네요.
나는 지금 제자리에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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