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라그로스 수도교,(메리다)

2015. 8. 31. 08:00스페인 여행기 2014/메리다

메리다에는 수도교가 두 개나 있습니다.

하나는 메리다 전차경기장 옆에 있는 산 라사로 수도교이고

다른 하나는 오늘 구경할 밀라그로스 수도교입니다.

두 곳 이미 모두 보았지요.

이번 여행 중 세고비아에서 보았던 수도교는 완벽 그 자체였지요.

 

산 라사로 수도교는 오늘 아침 로마 전차 경기장을 찾아가다 보았고요.

밀라그로스 수도교는 사실 어제 도착해 밤에 찾아와 야경을 보려고 했지만,

밤에 불을 밝히지 않아 제대로 구경하지 못해 오늘 낮에 찾아와 구경하려고 합니다.

 

밀라그로스 수도교를 기적의 수도교라고도 한다네요.

로마가 대단한 나라였다는 가장 중요한 지표인 시민을 위한 깨끗한 물을 공급하기 위한

수도관은 워낙 먼 곳으로부터 도시로 오기 때문에 오는 도중 지대가 낮은 곳을 통과하는 데

필요한 게 바로 교량을 세워 물길을 연결해야 합니다.

 

이번 스페인 여행 초반에 세고비아라는 옛 도시를 들린 적이 있습니다.

그 도시도 로마가 건설했고 로마는 그 도시에 물을 공급하기 위해 수도교를 세워

연결한 모습을 구경하고 왔기에 이곳의 모습은 크게 감동을 주지는 못합니다.

그곳은 아직도 처음처럼 완벽한 모습으로 남아있기 때문이죠.

 

그곳은 아주 완벽한 상태로 남아 옛 로마 수도교의 모습을 제대로 볼 수 있었지만,

여기는 세월이 흐름에 따라 그곳과는 달리 많이 부서지고 망가져

예전의 모습을 형태 정도로만 볼 수 있습니다.

 

이곳 밀라그로스 수도교는 지상으로부터 수도교의 높이가 28m라고 하네요.

제법 높은 편이죠?

지금은 에스트레마두라 지방 어디에서나 쉽게 볼 수 있는 황새들의 보금자리일 뿐입니다.

 

얼마나 정밀하게 수평을 유지하며 높낮이를 만들어야 하는지 과학적으로 검증받은

곳으로 들리는 말로  수도교 1km의 거리에 높낮이를 10cm가 넘지 않게

만들었다고 하니 얼마나 과학적입니까?

 

위의 사진에 보이는 구조물이 바로 그런 과학을 설명하기 위한 시설물이지 싶습니다.

수로를 따라 흐른 물은 일단 중간마다 작은 저장시설에 가두어 두고 다시 흐르게 하였습니다.

이는 물과 함께 흘러온 이물질을 가라앉혀 청소하기 위함이니 얼마나 과학적입니까?

그냥 바라보면 하나의 수로를 통해 연속적으로 흐른다는 생각을 하지만...

 

이렇게 만든 이유는 관을 따라 흐른 물이 이곳에 고일 때 물과 함께 흘러온 이물질이

이곳에 고이게 하는 역할을 하지 싶네요.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이곳에 고인 이물질을 청소함으로 늘 깨끗한 물의 공급이 가능하고

그리고 관이 막히는 것도 예방할 수 있고요.

또 한 가지는 이런 중간 저장소로부터 다시 수평을 잡고 다음 저장소까지

경사도를 측정할 수 있는 점도 도움이 되고요.

그냥 바라보면 수도교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로마의 과학입니다.

 

여기 메리다는 수도교가 하나가 아니라 두 개나 있답니다.

그 이유는 메리다에는 많은 사람이 살았다는 의미가 아닐까요?

메리다가 로마 제국으로는 무척 중요한 거점도시였다는 말이기도 하잖아요.

 

로마가 칭찬받아야 하는 이유 중 가장 중요한 것이 도시 건설을 계획적이고

과학적으로 했다는 말이며 그중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이 상하수도 시설입니다.

그만큼 그들의 물의 중요성을 알고 도시 건설에 가장 기본으로 만든 게

바로 상수도와 하수도 건설이었습니다.

 

밀라그로스 수도교는 1세기 초에 건설했다고 합니다.

당시 수도교를 건설할 때의 모습을 보여주는 그림입니다.

 

우리나라 조선 시대의 거중기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보이네요.

정약용 선생이 수원 화성 건설에 사용했다는 거중기 말입니다.

 

총길이는 6km로 프로세르피나(Proserpina) 저수지로부터 깨끗한 물을 공급하기 위해 건설한

수도교로 6km를 이어오며 모두 네 개의 수도교를 건설했다고 하며 여기가

도시로 들어가는 마지막 수도교라 합니다.

밀라그로스 수도교는 이곳 주민을 위해 정말 먼 수원으로부터 깨끗한 물을 보급하기 위한

공급로이고 로마는 시민을 물로 보지 않고 소중하게 생각했나 봅니다.

 

도시는 제법 큰 강이 흐르는데도 아무래도 오염이 쉽게 되기에 그 물을 먹지 않고

더 먼 곳으로부터 더 깨끗한 물을 공급했나 봅니다.

이런 시설은 사람을 이롭게 하는 시설이지요.

삽질이라도 이런 삽질은 칭찬받아 마땅합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여행이란 모름지기 내 마음의 문을 열고 그들 속으로 들어가는 일입니다.

내 마음의 문을 닫고 그들 문을 두드린다면 문은 열 수 없습니다.

내가 먼저 문을 열고 그들 문을 두드린다면 문을 저절로 열릴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