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르모와 까르멜리, 이상한 모습의 성당.

2015. 3. 23. 08:00포르투갈 여행기 2014/포르투

리베르다드 광장을 구경하고 언덕길을 올라갑니다.

리베르다드 광장은 아마도 포르투의 심장이 아닐까요?

PORTO를 이곳에서는 OPORTO라고 합니다.

포르투갈의 수도인 LISBON은 LISBOA라고 하고요.

여행하며 이렇게 정확한 그곳 지명도 배워갑니다.

 

그 길을 오르다 보니 어느 건물 앞에 많은 사람이 서서 안을 들여다보며 구경합니다.

우리도 흘낏 들여다봅니다.

앗!!! 환상의 세상이 그 안에 있습니다.

마법의 성인가요?

 

여기가 그 유명한 렐루 이르망 서점(Livraria Lello & Irmão)이라고 하네요.

그런데 서점이라고 생각되는 곳이 뭐가 요렇게 예쁩니까?

바로 그 유명한 헤리 포터 시리즈의 모티브가 된 곳 말입니다.

들어가 봐야죠?

 

佳人이 서점에 왜?

평생 책 한 권 제대로 읽은 적이 없는 佳人이 아니겠어요?

들어가 사진이나 찍으려다 말고 문 옆을 보니 위의 게시물이 붙어있습니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아침 9시부터 10시까지만 사진 촬영을 허용한다는 말이네요.

오늘은 10월 11일 토요일이니까 물 건너갔다는 이야기가 아니겠어요?

 

다행스럽게도 우리는 10월 14일 화요일 아침에 리스보아로 가는 표를 예매했기에

13일 월요일 아침 9시에 오면 서점 안을 구경하고 사진도 찍을 수 있겠네요.

그래도 서점 측에서 우리 같은 사람을 위해 사진을 찍도록 배려한 것이 고맙습니다.

여기도 영업을 하는 곳인데 시도 때도 없이 책도 사지 않고

사진만 찍을 사람이 드나들면 민폐가 아니겠어요?

 

서점을 등지고 서서 왼쪽을 바라보니 건물 위에 사람들이 보입니다.

무슨 일일까요?

구조활동을 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다시 가까이 찍어봅니다.

옥상에서 사람을 아래로 끌어내립니다.

다친 사람일까요?

아니면 소방 훈련 같은 것일까요.

여기가 바로 그 유명한 클레리구스 성당이라는 곳입니다.

 

우선 지도를 통해 살펴봅니다.

지금까지 본 곳은 위의 지도에서 보시듯이 모두 가까운 곳에 붙어있습니다.

워킹 투어만으로도 포르투의 역사지구를 대부분 볼 수 있습니다.

 

클레리구스 성당은 무료이나 첨탑은 2유로를 내고 올라갑니다.

그러나 오늘은 성당 내부 수리 관계로 문을 닫았습니다.

클레리구스 성당의 탑 높이가 75.6m로 포르투갈에서는 가장 높은 탑이 있어 더 유명한 곳이라네요.

바로크 양식의 건물로 1732년 짓기 시작해 1750년에 완공한 성당입니다.

 

공사 기간이 겨우 18년이라면 당시로는 무척 빨리 건물이 완공되지 않았나 생각되네요.

225개의 계단을 따라 탑에 오르면 시내는 물론 도루 강의 모습도 볼 수 있답니다.

도루 강은 나중에 가서 볼 것이고 시내는 지금 부지런히 구경하는 중이기에

탑에 오르는 것은 힘든 관계로 패스하렵니다.

 

대부분 구경거리가 렐루 이르망(Livraria Lello & Irmão) 서점 옆에 있어 함께 구경하기 좋습니다.

그리고 서점 앞의 광장 건너편에 이상한 건물이 있어 구경합니다.

성당인데 한쪽 벽면에는 아줄레주 장식이고 나머지는 그냥 두었습니다.

 

Igreja da Nossa Senhora do Carmo das Carmelitas라고 하는 까르모와 까르멜리

두 개의 성당 건물이라 하네요.

왼쪽 성당은 17세기에 수도원으로 카르멜리(Carmelitas) 성당 건물이며 조금 왜소해 보입니다.

원가가 조금 덜 들인 것 같습니다.

넓은 땅을 두고 왜 서로 붙여서 지었을까요?

 

오른쪽의 성당은 조금 늦은 시기인 18세기에 건설한 카르모(Carmo) 성당이라 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파사드 장식이 훨씬 화려할 뿐 아니라 오른쪽 도로 쪽의 벽면을 아줄레주로

아름답게 장식했기에 유명합니다.

 

그런데 두 건물 사이의 좁은 골목에 작은 창문이 있는 하나의 집이 보입니다.

위의 사진에 지금 사람이 걸어가는 곳이 바로 그 집입니다.

정말 이상한 사람들이네요.

집을 지을 땅이 없어서일까요?

 

 폭이 1m도 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숨이나 제대로 쉬며 살지 걱정입니다.

지금은 사람이 살고 있지 않지만, 실제 20여 년 전까지는 사람이 살았던 주택이라 합니다.

 

아마도 세상에서 가장 폭이 좁은 주택 중 한 곳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일설에 의하면 이렇게 두 교회 사이에 이런 주택이 들어선 이유는 두 교회의 고집 때문이라 합니다.

서로 벽을 함께 하며 이웃할 수 없다는 고집 말입니다.

 

종교가 믿음과 포용과 사랑이라고요?

이럴 때는 민초도 하지 않는 일을 하는 듯합니다.

만약, 진정 종교가 사랑과 이해와 포용이었다면 세상의 전쟁 중 반은 일어나지 않았을 겁니다.

 

건물 오른쪽 벽을 바라보면 아줄레주 양식으로 파란 타일로 멋을 부렸습니다.

아줄레주 타일로 만든 환상적인 벽을 지닌 교회입니다.

아무리 껍데기만 화려하고 아름답게 치장하면 무엇합니까?

내용물은 사랑과 이해와 포용이 없는 곳인 걸요.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여행이란 떠나가 위해 가는 게 아니고 돌아오기 위해 떠나는 것입니다.

인생이란 편도표 한 장 달랑 들고 가는 길이지만

여행이란 왕복표를 들고 갔다 오는 일이니 이 또한 행복한 일이 아니겠습니까?

그러니 우리가 살아가는 일 자체가 축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