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 리베르다드(Praça da Liberdade) 광장과 그 주변

2015. 3. 20. 08:00포르투갈 여행기 2014/포르투

인상적인 상 벤투 역을 나서 포르투의 중심이라는 시청 앞 광장을 찾아갑니다.

멀지 않은 곳에 있습니다.

역시 비탈입니다.

그러나 광장은 약간의 경사를 이루지만, 포르투에서는 가장 넓은 평지(?)라 봐야 하겠습니다.

 

스페인과 포르투갈 두 나라는 다른 나라지만, 그냥 고속도로를 따라 다른 도시로

들어오는 것과 다름없습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국경이라는 개념이 없는 곳이죠.

그런데 보이는 풍경은 사뭇 다른데 같은 이베리아 반도에 자리를 잡고 살았고 역사 또한

두 나라 사이에 크게 다른 점도 없는 듯합니다.

 

다만 완전히 다른 것은 언어가 다르다는 것이겠지만,

우리 부부에게는 두 나라 언어라는 게 전혀 의미 없는 것이지요.

스페인이나 포르투갈이나 그들이 사용하는 말을 하나도 알아듣지 못하는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이럴 때는 말을 알아듣지 못하는 무식함이 오히려 행복해지는 순간이죠?

 

또 하나는 표준 시각이 바뀐다는 것입니다.

북에서 남으로 내려와 국경을 통과하는 순간 한 시간을 벌고 들어갑니다.

세상은 참 재미있습니다.

같은 경도에서도 이렇게 시각이 달라집니다.

 

인간은 스스로 보이지 않는 금을 그어놓고 같은 경도에서도 다른 시각을 적용합니다.

똑똑한 것인지 멍청한 짓인지는 알지 못하겠지만...

더 재미있는 것은 중국의 서쪽 끝은 베트남보다 더 멀리 서쪽에 있지만,

시각은 한 시간 더 빠르다는 사실...

 

중국이라는 나라는 동서로 미국보다 더 길지만, 같은 시각을 적용하기에 같은 경도인 그 아래

남으로 내려오면 다른 여러 나라와 비교해 더 서쪽에 있어도 시각은

한 시간이나 빠른 지역도 있습니다.

과학적으로 만들어 놓은 경도 위도라는 줄도 무의미하다는 말이 아니겠어요?

 

그리고 포르투갈은 스페인과 비교하면 영어로 약간의 소통이 가능한 곳이었습니다.

스페인은 과거 대항해시대를 맞이하며 세계 일류국가로 발돋움했지만, 그 기세 등등했던

콧대가 바로 영국에 의해 박살이 나며 2류 국가로 곤두박질쳐 지금도 유럽에서는 경제적으로

그리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잖아요.

 

그들의 자랑거리였던 무적함대는 사실 영국과의 일전을 위해 펠리페 2세가 만든

세계 최강의 함대였죠.

마치 호나우두와 메시를 함께 거느린 것처럼...

1571년 당시 강대했던 오스만 제국의 함대를 레판토 해전에서 박살 내며

드디어 지중해의 해상권을 손아귀에 넣게 되었다지요?

당시 지중해의 의미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 정도로 인식될 때였잖아요.

 

그러나 그들은 영국과의 해전에서 영국을 과소평가하고 약세라고 여겼지만,

오히려 크게 당하고 말았다잖아요.

이로써 무적함대의 궤멸로 해상권은 물론, 해가 지지 않는 나라라라는 애칭도

 영국으로 넘어갔으니 그들이 영어를 좋아할 리 없다고 봅니다.

국운에 태클을 걸었다고 생각할 테니까요.

 

스페인 국민의 마음속에는 영국에 대한 적개심이 자리하고 있기에

일부러 영어를 사용하지 않나 봅니다.

원래 어느 나라나 아픈 기억 하나가 평생을 좌우하잖아요?

그러나 포르투갈을 여행하며 영어로 소통할 수 있더군요.

 

포르투갈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 포르투입니다.

포르투는 대항해시대에는 세계에서 가장 붐볐던 항구 중 한 곳이었을 겁니다.

포르투라는 지명은 로마 제국이 이곳을 지배했을 때 "포르투스 칼레"라고 불렀나 봅니다.

로마라는 나라는 정말 대단한 나라였습니다.

 

이 지명에서 지금의 포르투(PORTO)가 되었고 포르투갈이라는 나라 이름도

이 말이 어원이라 하니 여기 포르투야말로 포르투갈의 전부가 아닌가요?

 

뭐 이곳은 항구 도시이기에 포르투라고 불러도 상관없는 지명이지요.

대항해 시대에는 이런 항구 도시는 날개를 단 듯 날아다녔을 겁니다.

해상왕 엔히크 왕자, 인도 항로 개척자 바스쿠 다 가마 등 바다와 관련이 깊은 사람이 무척 많습니다.

 

이 도시에서는 야경이 특히 아름답다고 하더군요.

그러기에 이곳을 찾는 많은 관광객이 오래도록 기억하는 곳이라 합니다.

사실, 다녀보면 명성에 비해 크게 볼 것은 없는 도시입니다.

만약, 강마저 없었다면 도시 자체가 여기에 형성되지도 않았을 겁니다.

 

더군다나 도시가 비탈에 자리를 잡고 있어 돌아다니는데 오르막과 내리막을

번갈아 다녀야 하기에 불편한 곳입니다.

유적 또한 별로 없고요.

대부분 구경거리가 강을 중심으로 옹기종기 모여있기에 강변에 앉아

멍하니 바라보는 일이 전부입니다.

 

그러나 강을 중심으로 강변에 자리한 마을이 아름답고 특별히 아줄레주라고 하는 타일 장식이

포르투 뿐 아니라 포르투갈의 상징이라 해도 틀린 말이 아니지 싶습니다.

거리는 타일 장식이 아름답고 보도블록도 타일로 만들었네요.

 

아줄레주라는 말은 원래 이슬람에서 사용하는 "작고 아름다운 광택을 낸 돌"이라는

의미의 말이었지만, 지금은 포르투갈을 대표하는 타일 문화라고 해도 되지 싶네요.

누구는 이게 포르투갈의 모습이라고 하지만, 다른 생각을 하는 사람 눈에는 촌스럽고

도시 미관을 해친다는 느낌도 받습니다.

 

아무리 타일 장식이라도 관리가 부실하면 지저분하게 보일 수 있습니다.

이렇게 같은 곳 같은 시각에 그곳에 있더라도 느낌은 모두 다른 게 여행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느낌은 개인의 자유가 아니겠어요?

 

포르투갈은 스페인과 같으면서도 다른 나라라고 하더군요.

우리 같은 여행자가 스페인과의 차이점을 한마디로 말하라고 한다면 스페인과 비교하면

여기는 정리가 덜 된 순수한 그런 느낌입니다.

이런 느낌은 예전에 캄보디아 국경을 지나 베트남으로 건너올 때의 느낌과 같은 모습입니다.

 

포르투의 중심은 리베르다드(Liberdade, 포르투갈식으로는 리베르다지) 광장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위의 사진에 보이는 건물은 시청사라고 하더군요.

 

이 주변 사방으로 구경할 곳이 흩어져있으니까요.

포르투 관광의 모든 것은 이곳부터 시작하면 되겠어요.

그러나 여기는 사방으로 모두 오르막입니다.

 

광장 가운데에 동상 하나가 우뚝 서서 우리를 환영합니다.

동 페드루 4세의 동상이라 합니다.

동이라는 말은 귀족 앞에 붙이는 말이라 했나요?

동 키호테처럼...

 

북쪽 끝에는 시청사 건물이 있으니 관광뿐 아니라 이 도시의 중심이 맞나 봅니다.

동 페드루 4세는 동 페드루 1세이며 브라질 초대 황제로 있었다지요?

브라질에서 부를 때와 여기서 부를 때는 서로 다르게 부른다네요.

사실, 그는 부친인 주앙 6세가 갑자기 세상을 뜨자 2개월간

잠시 포르투갈의 왕을 겸임했다고 합니다.

 

광장에 서서 어디부터 갈까 두리번거립니다.

제법 오래된듯한 모습의 성당 하나가 보입니다.

저 건물이 클레리구스 성당인가 보네요.

그런데 올라가는 길입니다.

좌우지간, 포르투라는 도시는 올라가거나 내려가야만 하는 곳입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사랑이란 하나를 주고 하나를 바라는 것이 아니랍니다.

둘을 주고 하나를 바라는 것도 아니랍니다.

진정한 사랑은 아홉을 주고도 미처 주지 못한 하나를 안타까워하는 것이랍니다.

누가 佳人에 아홉을 더 주지 못해 안타까워하시는 분은 없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