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아름다운 곳, 플리트비체

2014. 2. 20. 08:00동유럽 여행기/크로아티아

플리트비체는 참 아름다운 곳입니다.

마치 꿈속에서나 볼 듯한 그런 모습입니다.

도연명의 세외도원의 모습이고 어느 먼 별의 모습으로도 생각됩니다.

위의 사진 속의 판자길이 무척 정감이 넘치는 길로 생각되네요.

 

낙엽이 떨어져 길을 한층 더 느낌 있는 모습으로 만들었네요.

저런 길을 걷다 보면 누구나 시인이 되고 철학자가 될 것 같습니다.

탐욕도 내려놓고...

경쟁도 하지 않고 말입니다.

그러나 佳人은 저런 길을 걷다가 다시 세속으로 나오면 욕심만 내고 살아갑니다.

 

우연히 입구에서 배낭여행 중인 한국 젊은이를 만났습니다.

같은 또래의 중국 젊은이와 여행길에 만나 계속 같이 다닌다네요.

이렇게 우연히 길에서 만나 사람도 국적이 다르고 나이가 차이가 나도 친구가 될 수 있는 게 여행인가 봅니다.

 

잠시 숲이 우거진 길을 따라 걷다 보니 선착장이 나타납니다.

이곳은 입장권이 1일권이 있고 2일권이 있네요.

이 말은 하루 만에 모두 볼 수 없다는 말이잖아요.

그런데 우리는 그냥 반나절도 머물지 않고 일부만 보고 지나칩니다.

이러고도 佳人은 이곳 플리트비체를 다녀왔다고 뻔뻔스럽게 이야기합니다.

 

제대로 보려면 적어도 2일은 보아야 하지만, 우리는 새벽밥을 먹고 온 이유가 반나절도 제대로 보지 못하고

돌아간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그 이유는 오후 일정에 동굴 구경이 있는데 그곳 마지막 입장 시각을 맞추기 위해서입니다.

 

위의 사진에 보이는 저 사진을 찍는 사내는 일본에서 온 혼자 여행하는 사람입니다.

벌써 보름째 발칸반도를 돈다는데 일본어는 능숙하게 하지만, 영어는 별로 잘하지 못하지만 용감하게 여행 중입니다.

여행에 있어 언어는 필수가 아니고 선택인가 봅니다.

우리 부부도 중국어는 하나도 하지 못하며 중국 여행을 잘 다니고 있거든요.

 

실제로 우리가 돌아본 시간은 1시간 하고 30분 정도만 보았네요.

플리트비체에 발만 담갔다 뺀 셈인가요?

안내판에 보면 플리트비체를 도는 코스는 5개 정도이고 걸리는 시간도 모두 다릅니다.

 

계절이 단풍이 물든 가을이라 더욱 아름답습니다.

이른 아침이라 물안개가 피어올라 몽환적인 분위기를 연출합니다.

이른 아침에만 볼 수 있는 특별한 경험입니다.

 

어느 계절에 오느냐에 따라 느낌이 다를 것이고 어느 시간에 보느냐에 따라 또 다른 느낌일 것입니다.

날씨뿐 아니라 어디서 출발하느냐와 방향에 따라서도 또 다른 느낌이겠네요.

같은 시각, 같은 사람이 이곳을 구경한다 해도 위에서 아래로 내려가며 보는 것과 아래에서 위로 올라가며 보는 것이

같을 수 없을 겁니다.

 

호수 면이 마치 거울 같지 않습니까?

누구는 이런 곳은 신선이 산다고 합니다.

누구는 요정이 산다고 할 겁니다.

거울 같은 수면 위로 아름다운 유람선이 미끄러져 갑니다.

그 유람선을 우리가 타고 말입니다.

 

그러나 佳人이 돌아보니 신선이나 요정은 온데간데없고 송어가 살더군요.

그리고 청둥오리도 살고요.

 

전기를 동력으로 운행하는 전기 배를 타고 잠시 이동하면 다른 선착장이 보입니다.

이렇게 배를 타고 호수를 건너갑니다.

물론, 중국과는 달리 입장료에 배삯까지 포함되었답니다.

 

그곳에는 휴게시설이 있고 매점도 있지만 이른 시간이라 그런가요?

문을 닫아 놓았습니다.

그리고 무료 화장실이 있어 모두 한번은 다녀오더군요.

 

그곳에 내리면 언덕길을 조금 따라 오르다 보니 판자로 만든 길로 이어집니다.

산이 가려 그늘이 지다 보니 간밤에 내린 서리 때문에 표면이 얼어붙어 무척 미끄럽습니다.

한참을 조심스럽게 걸어 내려갑니다.

 

길을 걷다가 피곤하면 쉴 수 있는 곳도 있습니다.

이런 아름다운 날엔 이런 곳에 앉아 차라도 마시며 이야기도 나누다 갔으면 좋겠습니다.

우리는 너무 앞만 보고 걷습니다.

세상을 살아가는 일도 너무 앞만 보며 살아가지는 않습니까?

 

낙엽이 우리를 붙잡는 것 같지 않나요?

김이 모락모락 솟아나는 커피 한 잔 앞에 두고 당신과 함께 도란도란 이야기라도 나누다 갔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눈을 돌려 주변 풍경도 잠시 바라보며 말입니다.

 

물소리가 들리지 않습니까?

개울 물이 흐르는 곳 저 너머에서 문득 바라보면 사랑이 보일 것 같습니다.

사랑하는 님이시여~

가끔 뒤돌아보며 미소라도 지어주세요.

헉!

울 마눌님이 아니고 다른 분이 돌아봅니다.

 

물이 흐르는 길을 따라 우리도 아래로 내려갑니다.

플리트비체를 걸으며 문득 중국의 구채구와 비교되더군요.

중국의 구채구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다만 차이점이라면 이곳이 더 아기자기한 모습이라고 할까요?

규모로 치면 구채구가 더 크지만, 이곳은 구채구보다 작지만 더 예쁘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잠시 가던 길을 멈추고 뒤돌아보면 이런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앞만 보고 가는 사람은 절대로 볼 수 없는 풍경이겠지요.

가끔 살아가며 지나온 세월도 돌아보고 살아야 합니다.

너무 앞만 보고 살아간다면 지난 과거의 아름다운 일조차 잊어버리고 바쁘게만 살게 되잖아요.

한 번뿐인 인생 너무 각박하게 사는 것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이른 아침에만 볼 수 있는 물안개 피어오르는 모습...

참 몽환적인 모습입니다.

천국이 있다면 바로 이런 모습이 아닐까요?

천국은 멀리 있는 게 아니라 바로 우리 곁에 있습니다. 

물을 가득 담았던 호수에서 많은 폭포를 만들어 또 다른 풍경을 우리에게 선물합니다.

일행은 이런 모습조차 돌아보지 않고 무에도 그리 바쁜지 앞만 보며 벌써 가버렸습니다.

 

작으면 작은 대로 크면 큰 대로 폭포는 아름답습니다.

어디 그 모습만 아름답겠어요?

소리 또한 우리 마음의 먼지를 벗겨 내는 그런 소리입니다. 

 

지금 우리는 수채화 그림 속으로 걷고 있습니다.

화중유(畵中遊)...

바로 이런 모습을 두고 화중유라고 하나 봅니다.

꿈속의 모습이라면 몽중유(夢中遊)가 되나요?

 

사랑하는 사람과 손을 잡고 걷고 싶은 길이 아닌가요?

이런 곳에서는 사랑하는 사람의 손을 한 번 더 세게 움켜잡아보세요.

그리고 고개 돌려 미소라도 보내주세요.

미소란 힘도 비용도 들지 않는 아주 좋은 선물입니다.

누구나 지을 수 있는 게 미소 아닌가요?

그리한다면 그게 바로 천국일 겁니다.

 

송어가 무척 많습니다.

송어를 보면 佳人은 매운탕이 생각납니다.

고추장만 풀면...

이게 佳人의 한계인가 봅니다.

 

이제 큰 폭포를 만납니다.

아마 이 플리트비체에서는 가장 큰 폭포가 아닌가 생각되네요.

이 폭포를 보면 거의 모두 다 본 것입니다.

이 폭포 이름이 벨라키슬랍이라고 하더군요.

높이가 78m라고 하니 제법 폭포 규모가 큽니다.

 

물론 반대로 들어오신 분은 여기 폭포부터 시작하겠지요.

호숫가를 잇는 판자 길에 가을의 멋쟁이 낙엽이 떨어져 우리 마음을 심란하게 만드네요.

어때요?

참 아름다운 길이지요?

걷고 싶은 마음이 절로 들지 않으시나요?

 

큰 폭포 아래 다시 이런 모습의 폭포를 볼 수 있네요.

그 아래로 산책길이 보이고...

저 아래로 내려가 바라보고 싶지만...

아마 우리를 버리고 가이드는 먼저 가버릴 겁니다.

 

바로 이 폭포가 "꽃보다 누나"라는 TV에 소개된 폭포로 TV에서는 여기의 모습만 잠시 보여주고 말았지요.

그러나 이 폭포는 플리트비체 국립공원의 극히 일부분에 해당하는 곳입니다.

바로 이 폭포의 모습에서 아바타의 모티브를 얻었다고 했던가요?

 

그냥 올라가는 길을 따라 조금 오르다 보니 풍경구 입구가 나옵니다.

이곳부터 시작하는 팀도 많습니다.

우리가 나오는 이때 또 한국 여행객이 몰려 들어옵니다.

이곳은 일본 단체 여행객도 무척 많이 찾아오네요.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오늘 참 아름다운 곳을 보았습니다.

발칸이라는 말은 터키어로 산을 의미한다 합니다.

오랜 세월 오스만 제국이 지배했던 곳이기에 이름마저 그렇게 부르나 봅니다.

벌칸 반도는 산이 많기에 이런 아름다운 국립공원이 많다고 합니다.

그중 슈퍼 갑이 바로 플리트비체라 합니다.

더 많은 사진이 있지만, 할 이야기가 없어 이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