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칸반도 크로아티아

2014. 2. 18. 08:00동유럽 여행기/크로아티아

비엔나 구경을 마치고 다시 버스에 올라 발칸반도에 있는 크로아티아로 갑니다.

우리는 흔히 이 지역을 동유럽의 화약고라 하더군요.

위의 사진처럼 요렇게 아름다운 화약고를 보신 적이 있으세요?

도연명이 보았더라면 무릉도원이라고 했지 어디 화약고라는 말을 했을까요?

 

그중 크로아티아에 대해 아는 것이라고는 축구를 유고 연방에 있을 때보다 엄청나게 잘해

월드컵 4강에 들었다는 점입니다.

예전에는 우리나라와 비슷하다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상대되지 않을 정도로 잘하나 봅니다.

오늘은 크로아티아 카를로바츠라는 작은 도시까지 가 그곳에서 1박을 하고 아침 일찍 출발해 플리트비체로 갑니다.

 

발칸이라는 말은 터키어로 산이라는 의미라 하네요.

아마도 오스만 튀르크가 이 지역을 점령했을 때 불렀던 이름이 아닐까 생각되네요.

유럽의 동남부에 있는 반도를 발칸반도라 하나 봅니다.

 

이 지역은 유럽의 화약고니 뭐니 하며 얼마 전까지 무척 혼란스러웠던 지역이라고 하지요.

이곳의 맹주였던 유고 연방의 티토가 죽자 이제 서로 독립을 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나 봅니다.

심지어 유고 연방에서 독립하려 하자 인종 청소니 뭐니 하며 독립 저지를 위해 내전이 심했던 지역이네요.

그래서 많은 나라가 독립하려고 했고 이를 저지하는 오리지날 유고와의 전투가 툭하면 터지니

화약고라는 말을 했을 겁니다.

 

내전의 시작은 슬로베니아와 크로아티아가 독립을 선언하자 유고 연방군이 독립을 저지하려고 이 지역을 침공하며

시작되어 그 싸움터가 보스니아, 코소보로 이어지며 인종청소의 양상으로 번지며 그야말로 화약고라는 말이

어울릴 정도로 건드리기만 하면 터질 것 같은 지역이라 한다네요.

어느 가수가 부른 손대면 톡 하고 터질 것만 같았나 봅니다.

무슨 봉선화 연정도 아니고 말입니다.

 

이는 종교적인 문제와 더불어 민족이 비슷하면서도 다른 데 기인한다네요.

제일 차 세계대전이 발발한 원인도 제공한 지역이라지요?

요즈음은 조용해졌으나 언제 또 독립을 외치며 새로운 세력이 나타날지 모르기에 화약고라는 말이 맞나 봅니다.

그럼 이지역을 갈 때는 성냥이나 라이터는 가지고 가면 안 되겠어요.

잘못 그어대면 터질 테니까요.

 

그러나 서쪽으로는 아드리아 해를 끼고 산악지대로 되어있고 물가가 유럽과 비교하면 저렴하기에

많은 유럽인이 찾는 관광휴양지가 되었나 봅니다.

특히 크로아티아는 많은 국립공원이 있어 자연이 아름다운 나라라고 하네요.

요즈음 우리나라 여행객에게도 뜨는 여행지가 바로 크로아티아라죠?

 

우리는 그중 가장 아름답다는 플리트비체를 보기 위해 갑니다.

왜 그곳이 유명하냐고요?

유네스코가 보증하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되었기 때문에 누가 딴지 걸겠어요.

그리고 꽃 누나들이 들렸던 곳이기도 하잖아요.

사실 우리가 먼저 다녀온 곳이기도 하지만...

 

지금은 구소련의 해체와 더불어 유고연방마저 해제되며 유고연방에서 뛰쳐나와 크로아티아라는

이름으로 독립한 나라라 합니다.

아드리아 해 건너의 로마제국의 영향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고 아래의 오스만 튀르크에서도 자유로울 수 없었고...

원래 지정학적으로 이런 곳에 있는 나라의 운명은 스스로 강해지는 일 외에는 지켜내기 어려웠을 겁니다.

 

당시 유고연방에서 독립할 때 강한 세력을 유지하던 세르비아에서 주축이 된 독립을 반대하는 연방군이

크로아티아로 군대를 파견해 내전상태에 돌입함으로 많은 사상자를 낸 일이 얼마 전이라 알고 있습니다.

총탄 자욱 등 그런 내전의 상처가 버스로 이동하다 보니 많이 볼 수 있었습니다.

 

오늘은 오스트리아에서 오전에 실컷 구경하고 점심을 비엔나 시내에 있는 한국식당에서 먹고 출발해

슬로베니아를 지나 크로아티아까지 3개국을 가는 일정입니다.

오스트리아 국경을 막 넘어서며 풍경이 달라진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산이 많습니다.

그리고 주변 환경에서 소득의 차이도 느낄 수 있고요.

오스트리아는 역시 부국이었습니다.

 

슬로베니아나 크로아티아는 모두 유럽 연합에 가입한 국가지만, 슬로베니아는 그냥 국경을 통과했는데

크로아티아는 유럽연합에 가입한 지 얼마 되지 않았는지 여권에 입국 도장을 찍고 난 후에야 통과합니다.

버스에서 내려 걸어서 국경을 통과합니다.

우리에게는 이렇게 걸어서 국경을 통과하는 일이 흔한 일이 아니잖아요.

 

이번 여행 중 유일하게 입출국 확인을 한 곳입니다.

까다롭지는 않고 그냥 여권에 스탬프 하나 찍는 간단한 입출국이네요.

드디어 캄캄해진 밤에야 크로아티아 카를로바츠에 도착했네요.

 

그런데...

호텔에 엘리베이터가 없는 작은 호텔입니다.

우리야 워낙 작은 기내용 캐리어 하나에 배낭만 들었기에 그냥 간단하게 들고 올라갔지만,

화물용 이민 가방을 그것도 두 개씩이나 든 가냘픈(?) 여자는?

우리와 함께 출발한 인솔자도 이런 상황을 전혀 알지 못했나 봅니다.

 

난감한 상황입니다.

여기저기 불만의 소리가 막 터져 나옵니다.

인솔자는 우리 일행에게 대형 캐리어는 올리지 말고 그냥 카운터에 두면 직접 올려주겠다고 합니다.

 

그래서 남자들이 하나씩 더 올리자고 하고는 아들과 함께 다른 분의 대형 캐리어를 하나씩 들고

올라가니 일부 따라 합니다.

그래도 워낙 많은 캐리어들을 끌고 왔기에 소동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네요.

사실, 그냥 내버려 두어도 모두 잘 들고 올라올 수 있지만, 워낙 가날픈(?) 여성이라...

 

짐을 올리고 식사 시각까지 시간이 있어 잠시 시내 구경을 나갑니다.

위의 사진에 국기가 걸린 건물이 아마도 시청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시청 왼쪽에 CARLS라는 글자가 보이는 곳이 우리가 묶었던 엘리베이터도 없는 호텔입니다.

 

밤에 잠시 나가 마을을 구경하다 보니 마을에 내전 당시 전투 장면을 느낄 수 있는 총탄 자국이 무척 많은 도시네요.

수리하지 않은 건물 모두 총탄 자국이 무수히 많이 있었습니다.

아마도 이 도시가 내전 당시 소용돌이의 중심점에 있었나 봅니다.

그날 밤에 산책하며 찍었던 위의 사진 한 장이 마음에 남아 사진 정리를 하며 그 장소가 무척 궁금하더군요.

그래서 그 사진을 찍었던 장소를 집에 돌아와 구글 위성으로 찾아보았습니다.

 

어때요?

위의 사진과 바로 그 위의 사진 두 장을 비교해 보세요.

바로 그 집이지요?

구글 사진에도 총알 자국의 위치조차 똑같은 그 모습 그대로 수리하지도 않고 내버려 두었습니다.

 

이제 이곳에서 내일 아침 6시에 기상하고 6시 30분에 아침 식사를 한 후 플리트비체로 출발합니다.

이미 플리트비체의 아름다운 모습을 몇 장 보고 계십니다.

요즈음 우리나라에서 뜨는 관광지가 바로 크로아티아라고 하더군요.

얼마 전 "꽃보다 누나"라는 여행 프로그램에 소개되며 이 나라가 갑인가 봅니다.

 

우리가 내일부터 구경할 플리트비체 국립공원도 TV에 소개되었지만,

그때는 플리트비체의 입구에 있는 폭포만 아주 잠시 비추더군요.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우연히 밤에 산책하다 찍었던 사진 한 장이 마음에 걸렸습니다.

우리도 전쟁의 상흔이 남아있는 나라이기에 더 많은 생각을 했나 봅니다.

과연 구글 위성을 통해 그날 밤에 보았던 그 집을 찾을 수 있을까에 대해 의문이 들었지만, 찾아냈습니다.

여행이란 이렇게 단순한 일에도 기억 속에 남는 장소가 있나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