쉔부른의 정원 그리고 넵튠 분수.

2014. 2. 6. 08:00동유럽 여행기/오스트리아

빈(Wien)은 영어로 비엔나(Viena)라고 하는 도시입니다.

한때 세상의 중심이라고 했던 신성로마제국의 수도였다지요.

걸출한 합스부르크가 가 신성 로마제국의 황제 자리에 올라 호령했던 그런 도시 말입니다.

또 음악의 도시라고 해 많은 음악가가 활동한 도시이기도 하다 지요?

 

궁전의 모습이 정문에서 볼 때 화려하지 않다는 생각입니다.

그 이유는 황제와 그 가족이 사는 모습이 민초에 비해 너무 화려하게 산다는 것을

보여주지 않으려고 한 게 아닐까요?

귀족이란 원래 삶의 방식이 민초와는 다른가 봅니다.

 

그게 유럽뿐 아니라 세상 어디나 마찬가지입니다.

그게 내숭이지만, 그렇게 해야 민초의 불만이 적습니다.

불만이 적어야 오래도록 권력을 누릴 수 있습니다.

무식한 독재자 그룹은 제외하고 말입니다.

 

그러나 궁전 뒤에 숨겨놓은 정원의 모습은 무척 아름답습니다.

가을이기에 더 환장하게 아름답습니다.

계절마다 다른 모습이기에 어느 계절에 간다고 해도 모두 아름답지 않겠어요?

 

이렇게 아름다운 것은 뒤에 숨겨놓았나 봅니다.

일반 민초는 알지 못하게 하고 자기들끼리만 즐기려고 말입니다.

오늘은 궁전의 내부는 나중에 구경하고 먼저 궁전 뒤에 있는 정원부터 구경합니다.

 

왜?

가이드가 정원부터 보자고 따라오라고 하니까요.

이렇게 패키지여행에서는 가이드가 갑입니다.

 

위의 사진은 쉔부른 궁의 본관 건물의 뒤편 모습입니다.

외관이 화려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습니다.

 

이렇게 뒤로도 드나들 수 있게 설계되었지만, 우리 같은 관광객은

그냥 바라만 보는 곳입니다.

예전에 황제나 그 가족만이 정원에 드나들기 위해 오르내렸을 계단입니다.

 

건물 지붕을 올려다봅니다.

합스부르크 가의 상징인 까마귀가?

죄송합니다.

까마귀가 아니라 독수리가 보이는데 이상하지요?

분명 두 마리를 겹쳐놓지 않았는데 대가리가 둘!!!

원래 새의 머리는 대가리가 표준어입니다.

사람의 머리를 대가리로 부르면 비하하는 말이지만, 새는 원래 대가리라 부르는 게

정확한 표준어입니다.

 

머리 둘 달린 저게 분명 기형적인 독수리지 정상은 아니라 생각합니다.

합스부르크 가는 신성로마제국의 황제로 한 가닥 했고 또 오스트리아-헝가리 연합국의 황제까지

겸하게 되어 독수리 대가리 하나에 왕관 두 개를 얹으면 이상해지니까 샴쌍둥이 독수리를 생산해

각각 왕관 하나씩 쓰라고 했나 봅니다.

정말 새 대가리로는 엄청난 발전을 한 겁니다.

 

이제 궁전 본관 건물 뒤에 서서 정면을 바라봅니다.

아~ 25년 전 그 자리에 다시 섰습니다.

그때 저 모습을 바라보고 얼마나 흥분했는지...

그때도 시간이 없어 여기서 바라보고만 돌아섰습니다.

 

사진을 조금 당겨보겠습니다.

그러나 저 위의 모습이 얼마나 궁금했는지 지금도 그때가 생각납니다.

오늘은 어떨까요?

시간을 조금 주면 저기 언덕 위에 보이는 기념물까지 다녀올 텐데 말입니다.

 

가이드의 말...

이제 15분 정도 자유시간을 준다고 합니다.

아~ 어쩌면 좋겠습니까?

오늘도 또 저 위의 글로리에테를 바라만 보고 돌아서야 합니까?

이곳 주변의 풍경을 사진에 담으려면 그 시간도 부족한데 저기까지 다녀오려면

날아가도 30분 이상이 걸리고...

 

고민에 빠집니다.

단체여행이란 일행과 함께 움직여야 하기에 다음 장소로 함께 이동해야 합니다.

더군다나 궁전 내부 입장은 단체여행객은 입장권 한 장으로

입장 시각을 정하고 움직이는가 봅니다.

 

그러니 따로 들어갈 수 없다는 말이기도 하고요.

그리고 조금이라도 늦게 모이면 모두 눈총을 주기에 이곳에서 눈총 맞아 죽게 될지 모릅니다.

25년 전에도 여기서 바라만 보고 시간이 없어 돌아섰는데...

네... 쌍두 독수리라고 하는 샴쌍둥이 독수리입니다.

 

젠장!!!

어찌하면 좋겠습니까?

저 멀리 글로리에테가 佳人을 보고 빨리 오라고 손짓하는 듯합니다.

마리 앙투아네트와 마리아 테레지아가 미소 짓고 빨리 오라는 게 보이지 않습니까?

비엔나커피 한 잔 시켜놓고 말입니다.

 

앙투아네트가 아니군요?

앙투아네트를 빼닮은 오리입니다.

철딱서니 없게 빵이 없으면 케이크를 먹으라던...

 

이때 佳人의 고민을 안 사랑하는 울 마눌님이 냅다 뛰어가며 소리 지릅니다.

"저기 글로리에테 올라가 사진 찍어 올게요~ 당신은 이곳 풍경을 담으세요."라며

뛰기 시작합니다.

그러니 이곳 풍경 사진을 분담해 찍자는 말입니다.

 

위에 사진에 보이는 냅다 뛰는 여자는 울 마눌님이 아닙니다.

운동하는 비엔나 여인입니다.

우리는 평생 한 번 구경 올까 말까 하는 쉔부른 궁전의 정원에

이 여자는 그냥 운동하러 나와 뜁니다.

 

여자가 뛰니 남자도 뜁니다.

이 남자도 운동 삼아 뛰는 남자입니다.

이 동네 사람은 모두 뛰는 사람인가 봅니다.

여기는 유네스코가 인정한 세계문화유산인데 동네 운동장인가 봅니다.

잠시 여기저기 풍경을 담다가 아무래도 불안해 마냥 마눌님을 기다릴 수는 없잖아요.

 

글로리에테 언덕 아래는 넵튠 분수리고 부르는 분수가 있습니다.

넵튠 분수는 전형적인 바로크 양식이랍니다.

가운데 높은 곳에는 그리스 신화에서는 포세이돈이고 로마 신화에서는

문패 바꿔 단 넵튠입니다.

부르는 이름만 다르지 사실 같은 말입니다.

 

유럽의 귀족은 주로 이렇게 분수에 넘치게 우아하고 아름다운 분수를 만들어

호사를 누렸나 봅니다.

서민이 이런 분수를 만들면 분수도 모르는 놈이라 욕을 했을 겁니다.

 

넵튠 분수에서 궁전까지 양쪽으로는 그리스 로마 신화에 나오는

신의 조각상을 만들어 놓았습니다.

분수대 가운데 보이는 신은 바로 바다의 신 포세이돈의 모습입니다.

 

그런데...

바다의 신은 바다에서나 힘을 쓰지 여기에 무슨 일로 왔지요?

분수도 모르고 말입니다.

여기는 짠물이 아니고 맹물이잖아요.

아래서 봤을 때는 말인지 알았는데 올라와 보니 말 꼬랑지가 물고기 지느러미였네요.

 

아! 그렇습니다.

분수도 물이니까요.

그래서 포세이돈이 바다도 아닌 곳에서 노는 가 봅니다.

말만 이상한 게 아니라 말을 타고 있는 사람의 발도 오리발을 했네요.

 

위의 사진을 자세히 보시면 佳人의 모습을 찾을 수 있습니다.

그 이유는 佳人의 모습을 보시고 분수의 크기를 짐작하시라는 의미지

숨은 그림 찾기 하자는 게 아닙니다.

찾으셨습니까?

이제 분수의 크기가 짐작되시죠?

분수의 오른쪽 끝에 보시면 제가 보이실 겁니다.

 

넵튠 분수에서 쉔부른 궁전 본관 건물을 바라보고 찍은 사진입니다.

역시 우아하게 노란 칠을 했지만, 촌스럽게 보입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넵튠은 로마에서 부르는 이름입니다.

오리지널 동네인 그리스에서는 포세이돈이라고 부른다죠.

여기는 신성로마제국이었으니 로마의 영향으로 넵튠이라고 불렀을 겁니다.

넵튠은 해신이라는 말이겠죠.

우리나라 해신은 장보고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