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다페스트 세체니 다리와 어부의 요새

2014. 1. 23. 08:00동유럽 여행기/헝가리

오늘은 아침부터 겔레르트 언덕에 올라 부다와 페스트 지역 모두를 둘러보았습니다.

버스가 언덕의 정상까지 올라가더군요.

언덕에서 부다페스트를 바라본 후 다시 버스를 타고 어부의 요새부터 갑니다.

사실, 그리 먼 곳이 아니기에 걸어와도 되지만, 일정상 버스로 이동합니다.

 

어부의 요새 입구에는 바로 세체니 다리가 있습니다.

그 다리가 도나우 강 위에 만든 다리 중 가장 예쁘다는 소문이 자자 하지만, 佳人 생각에는 그냥 그렇습니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게 없다는 우리 속담에 아주 부합되는 그런 다리라 생각합니다.

 

佳人이 너무 박하다고요?

오늘 이 다리를 몇 번 버스로 왔다 갔다 했지만, 왜 그렇게 유명한지 모르겠습니다.

어젯밤에 배를 타고 세체니 다리 밑을 지나갔지만, 그저 그런 평범한 다리였습니다.

 

세체니 다리는 헝가리의 유명한 개혁가며 저술가인 이슈트반 세체니에서 따온 이름이라 하네요.

그는 귀족의 아들로 태어났지만, 세금 한 푼 내지 않고 권리만 챙기는 귀족을

신랄하게 비판한 사람으로 유명하다고 합니다.

요즈음 우리나라에서도 국방의 의무도 하지 않고 세금 한 푼 내지 않으며 나라 사랑에 목숨 건듯한 사람 많지요?

 

세체니는 다리 건설 때 주요 후원자였고 다리 건설 후 통행세를 거둠으로 다리 관리에 큰 도움을 주었다 합니다.

스스로 귀족의 특권을 버리고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행한 사람으로 칭찬받아야겠어요.

그래서 여기 가장 아름답다고 하는 다리에 문패를 걸었나 봅니다.

 

1849년 도나우 강에 최초로 건설된 다리로 무척 아름다운 현수교로 지어졌다고 합니다.

어젯밤에도 보았습니다.

 

세체니 다리는 왕궁이 있고 권력과 힘 있는 사람이 살았던 부다 지역과 서민들이 살았고 상업의 중심인

페스트 지역을 연결하는 다리 중 가장 아름다운 다리일 겁니다.

 

두 지역을 이어 강을 가로지르는 다리 중 가장 먼저 만든 다리라고 하지요.

1945년 독일군의 포격으로 파괴되었지만, 1949년 다리를 처음 지은 지 100년이 되는 해에

다시 복원했다고 하네요.

 

다리 입구에 양쪽으로 각각 사자 두 마리가 앉아있어 일명 사자 다리라고도 부른답니다.

중국에는 암수 한 마리씩 두는데 여기는 전부 수사자만 있습니다.

중국을 구경하다 보면 사자 두 마리가 양쪽으로 있는 모습을 자주 봅니다.

 

그런데 암수를 어찌 구분하는지 아세요?

똑같아 보이지만, 사자의 다리 아래를 보면 한 마리는 원형의 공처럼 생긴 것을 누르고 있고 다른 하나는

새끼 사자를 누르고 있는 게 다릅니다.

전자가 수사자고 후자가 암사자입니다.

중국에서 전해지는 이야기로는 사자의 젖이 발가락 사이에 있어 새끼 사자를 발로 밟고 있는 게 아니라

젖을 먹이고 있다고 생각해 그렇게 만들었기 때문이라네요.

 

그런데 이곳 세채니 다리 입구를 지키는 사자는 혀가 없는 사자라고 놀림을 많이 받았다고 합니다.

이거 내려서 오늘 입을 벌리라 하고 구강검사 하고 가야 합니까?

그러나 실제로 혀가 있는데 보는 위치가 낮은 곳에서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는 슬픈 이야기...

 

세체니 다리는 사슬 다리라고 합니다.

밤에 불을 밝히면 전구가 마치 사슬처럼 보이기 때문이라 합니다.

위의 사진을 보시니 그리 보이시나요?

 

이 다리는 영화 구루미 선데이라는 영화 포스터에도 비친 그런 아름다운 다리라 하네요.

아름다운 다리와는 반대로 영화는 무척 우울한 영화로 기억합니다.

전체 길이가 375m로 도나우 강 위에 만든 다리 중 가장 아름답다는 평가도 있다네요.

사실 여부를 떠나 그런 이야기가 있다고 합니다.

 

이제 세체니 다리 부근에서 계단을 통해 위로 올라가면 어부의 요새라고 부르는 건물이 보입니다.

부다페스트를 소개할 때 꼬깔콘처럼 생긴 이 모습을 많이 보았던 건물이죠?

마법의 성인가요?

아니면 놀이동산의 모습인가요.

 

요새 위로 올라가는 계단을 천국의 계단이라고 부른다고요?

위가 그렇게 좋은가요?

 

정말 위에서 보는 풍경은 아마도 겔레르트 언덕과 비견될 정도로 좋을 것 같습니다.

여러분이 직접 비교해 보세요.

강 건너 왼쪽에 국회의사당 건물이 보이고 오른쪽에는 첨탑은 성 이슈트반 성당으로 두 건물의 높이가 같습니다.

페스트 지역에서는 저 두 건물의 높이 이상은 건물을 지을 수 없다고 합니다.

 

지금 우리가 있는 지역이 부다 지역으로 왕궁이 있기에 권세가나 부자들이 많이 살았던 지역이라 합니다.

부다라는 말은 물을 의미하며 건너편인 페스트는 도자기 마을이라는 의미로 주로 서민과 장사하는 사람이

많이 살았지만, 지금은 하나의 도시로 합쳐지며 그런 구분은 이제 무의미한 이야기일 겁니다.

 

어부의 요새 계단을 통해 올라가다 보면 광장 입구에 양쪽으로 이런 조각상이 있습니다.

아마도 잘 지키라는 의미인가요?

  

어부의 요새는 1896년 헝가리 건국 천 년을 맞이해 만든 건축물로 알려졌습니다.

19세기 왕궁을 지키던 시민군을 돕기 위해 이 부근에 살던 어부들이 강을 건너 이곳을 침입하는 적을

막아내기 위해 이 요새를 방어했다고 해서 어부의 요새로 부른다네요.

 

다른 이야기로는 도나우 강에서 고기 잡는 어부가 어시장을 가기 위해 지름길인 이곳을 통과해 다녔기에

그렇게 부른다는 말도 있습니다.

시험에 나오는 문제가 아니니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겁니다.

 

마치 꼬깔콘처럼 생긴 탑이 모두 7개가 있는 곳이네요.

가만히 보니 이들 헝가리 조상인 마자르 족은 아시아계로 서쪽으로 진출했다 하지 않았나요?

유럽인은 성과 이름이 우리와는 반대지만, 헝가리 사람은 우리와 같은 순서라 하더군요.

 

그럼 저 지붕 모습은 바로 몽골처럼 유목민의 가옥형태가 아닌가요?

게르라고 하는 집 모양 말입니다.

튀르크도 그렇고요.

佳人이 공연히 끌어다 붙인다고요?

 

우리나라에서는 이런 건물은 놀이공원에서나 보는 그런 풍경이 아닌가요?

7개의 의미는 아마도 헝가리 건국 때 일곱 부족의 족장을 의미하는 상징이 아닐까요?

아니면 말고요.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흰색의 깨끗함이 무척 눈에 부십니다.

그럼 이들도 우리처럼 흰색을 좋아하는 민족이란 말인가요?

그곳에 올라 도나우 강 건너편인 페스트 지역을 바라보는 일도 무척 즐겁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이곳에 올라 건너편의 경치에 빠지나 봅니다.

 

고깔 탑을 따라 연결되는 회랑이 있어 테라스 역할을 하기에 여기서 도나우 강과

건너편 페스트 지역을 바라보는 풍경 또한 쉽게 잊히지 않을 그런 곳입니다.

가만히 서서 그냥 물끄러미 바라봅니다.

마음 한가득 담습니다.

여기서는 그냥 그러는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