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나(Duna) 강, 그리고 겔레르트 언덕

2014. 1. 22. 08:00동유럽 여행기/헝가리

오늘은 먼저 부다페스트가 한눈에 내려다보인다는 겔레르트 언덕부터 갑니다.

위에서 내려다보니 겔레르트 언덕은 주로 높은 언덕이 많은 부다 지역에 있고 페스트 지역은 평지로 되어있습니다.

11세기경 이탈리아에서 온 수도사 성 겔레르트가 순교한 것을 기리기 위해 이 언덕의 이름을

겔레르트 언덕이라 지었다 합니다.

 

겔레르트는 헝가리의 초대 국왕인 이슈트반 1세가 아들의 교육을 위해 이탈리아에서 특별히 초빙한 수도사였다네요.

이때 겔레르트는 종교가 없는 헝가리에 기독교를 전파하는 역할을 하게 되었다네요.

 

위성사진으로 먼저 겔레르트 언덕을 봅니다.

오른쪽 노란 원 안의 모습이 소련에서 만든 위령탑이었습니다.

 

그러나 1046년 이에 반대하는 폭도들이 겔레르트 수도사를 산 채로 와인통에 넣어 여기 보이는 도나우 강에

던져버렸답니다.

결국, 겔레르트는 죽게 되고 그를 위로하기 위해 이 언덕의 이름을 겔레르트 언덕이라 부르게 되었답니다.

 

원래 이름은 케렌 언덕이었답니다.

당시 헝가리 국왕이었던 이슈트반 1세는 기독교를 받아들여 지금 헝가리가 기독교국이 되게 한 장본인이라네요.

그 언덕에는 치타델리라 부르는 요새가 있습니다.

예전엔 요새였지만, 지금은 전시장과 여행자 숙소로 이용하고 있다고 하네요.

 

언덕 위에서 내려다보면 부다페스트는 독일에서 발원한 도나우 강이 북에서 남으로 흐르며 오스트리아를 거쳐

슬로바키아, 그리고 이곳으로 흘러 부다와 페스트를 둘로 나눈 모습이 보입니다.

누가 뭐래도 이곳에서의 풍경은 도나우 강뿐 아니라 부다페스트를 모두 볼 수 있어 최고의 전망지라고 생각됩니다.

 

우리가 흔히 부르는 다뉴브(Danube) 강은 영어식으로 부르는 이름이고 처음 발원지인 독일에서는

도나우(Donau)라고 부르지요.

오스트리아도 독일어를 사용하니 마찬가지고요.

루마니아에서는 두나리아(Dunarea), 불가리아는 두나브(Dunav). 그리고 이곳 헝가리에서는

두나(Duna) 강이라 부릅니다.

하나의 강이 여러 나라를 관통해 지나가기에 이렇게 여러 이름으로 부르나 봅니다.

 

사진에 보이지는 않지만, 위의 다리 아래에 또 다른 다리가 있습니다.

그 다리 이름이 자유의 다리라 불리는 다리입니다.

처음 1896년 헝가리 건국 천 년을 기념해 세운 다리로 처음에는 프란츠 요제프 다리라 불렀다네요.

그러다 자유의 다리로 개명했다고 합니다.

 

위에 보이는 다리가 자유의 다리와 세체니 다리 사이에 있는 에르제베트 다리가 있습니다.

1903년에 만들었다가 제이 차 세계대전 때 파괴되었으나 다시 재건된 다리라고 합니다.

다리 이름인 에르제베트는 오스트리아 황제 프란츠 요제프의 황후였던 엘리자베트에서 따온 이름이랍니다.

그러니 자유의 다리와 에르제베트 두 다리는 부부 다리인 셈입니다.

 

그러나 헝가리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던 그녀는 헝가리 국민의 사랑을 받게 되어 지금도 다리 이름으로 남았지만,

그의 서방 프란츠 요제프는 별로 인기가 없어 처음에 이름 지었던 프란츠 요제프 다리에서 자유의 다리로

이름이 바꾸게 되었다네요.

 

산이라고 해봐야 높이가 해발 235m 정도의 나지막한 언덕이라고 봐야 합니다.

그러나 그 언덕 위에는 위의 사진처럼 탑이 하나 우뚝 솟아있는데 그곳에 선 기념탑은 겔레르트와는

아무 관련이 없는 탑이랍니다.

이 탑은 옛 소련에서 만든 것이라 합니다.

 

그래서 조각상이 바라보는 곳이 바로 소련이라고 하네요.

1947년 제이 차 세계대전 중 나치와 싸우며 전사한 소련 병사를 위로하고 헝가리를 나치로부터 독립한 기념으로

세운 소련제 탑이랍니다.

희생된 사람을 위로한다고 혼이라도 조국을 향해 바라보라는 의미인가요?

 

그러니 그곳에는 처음 소련 병사의 희생을 애도하는 글이 있었는데

그걸 싹 지워버리고...

"용서는 한다. 그러나 잊지는 않겠다."라고 바꾸어버렸답니다.

뭐 이 땅 주인 마음대로 아닌가요?

 

구소련이 나치 독일과의 전투에서 승리하고 헝가리를 독립시켰다고 세운 소녀상으로 일명 자유의 여신상(?)

소련이 헝가리를 독립시켰다고라?

독립이라는 말이 부끄럽지 않은가요?

 

또 다른 침략으로 헝가리는 소련 연방의 위성국가로 한동안 지나지 않았나요?

하나의 세력이 물러나면 또 다른 세력이 몰려오나 봅니다.

정상에 있는 요새는 아직도 전쟁의 상흔이 그대로 남아있습니다.

한 바퀴 둘러보는 내내 포탄과 총탄 자국이 무수히 남아있습니다.

 

그래서 그런가요?

이곳에는 전쟁 때 사용된 탱크나 대포를 진열해 놓아 이곳을 찾는 사람에게 전쟁의 무서움을 보여주나 봅니다.

이곳은 부다페스트를 제일 잘 볼 수 있는 언덕으로 시내 어느 지역이나 모두 조망할 수 있는 곳입니다.

 

이 구조물은 오스트리아 합스부르크가에 의해 만들어진 요새로 만든 목적은 언덕 정상에 세움으로 위엄과

과시 목적으로 만들었다 합니다.

그리고 헝가리 독립을 막기 위해 감시하기 위한 용도라고도 하더군요. 

위의 사진을 보니 총탄 자국이 여태까지 남아있습니다.

 

요새의 동쪽 끝으로 양손에 종려나무잎 같은 나뭇잎을 손에 든 소녀상이 보입니다.

여신상인가요?

 

여신이면 어떻고 소녀면 또 어떻습니까?

좌우지간 양손으로 나뭇잎을 들고 서 있는 걸요.

높이가 14m 정도 된다고 합니다.

원래 탑 양쪽에 보이는 조각상이 있는 자리에는 두 명의 소련군 병사의 모습을 만든 조각상이 올려져 있었답니다.

거래가 끝나며 지금은 치워버리고 다른 조형물을 세웠습니다.

 

저 멀리 둥근 돔 지붕이 있는 곳이 바로 부다 왕궁입니다.

왕궁 건너 조금 더 먼 곳에 뾰족탑이 보이시죠?

그게 마차시 성당이고 그 오른쪽에 꼬깔콘 뿌린 것처럼 원뿔 모습이 바로 어부의 요새입니다.

이 지역이 부다 지역입니다.

산을 끼고 도시가 형성되었죠?

 

눈을 오른쪽으로 돌리면 세체니 다리가 보이고 그 위에 보이는 큰 건물이 국회의사당입니다.

어젯밤에 야경사진이 제대로 나온 곳이죠.

도나우 강 유람선 타는 곳은 바로 국회의사당을 지나 그 위에 보이는 다리 사이입니다.

 

이번에는 눈을 페스트 지역으로 돌립니다.

이 지역은 산이 보이지 않고 평평한 곳입니다.

부다 지역이 왕궁을 비롯해 세도가가 살았던 곳이라면 페스트 지역은 주로 상인이나 서민이 살았던 지역이라 합니다.

그 가운데 우뚝 솟은 건물 하나가 눈에 뜨입니다.

바로 헝가리를 세운 초대 국왕인 이슈트반을 기리는 성 이슈트반 대성당입니다.

 

페스트 지역에서는 저 성당 높이 이상의 건물을 지을 수 없다고 합니다.

왜?

그렇게 정했으니까?

이렇게 겔레르트 언덕에 올라 쓰윽 눈 한번 돌리니 부다페스트에서 우선 보아야 할 중요한 경관은

모두 보고 말았습니다.

사실 시간만 많다면 모두 걸어 다니며 보아도 되겠어요. 그쵸?

 

부다페스트라는 도시는 헝가리의 수도지만, 인구도 작아 도시 규모가 생각보다 크지 않았습니다.

그냥 혼자 와도 천천히 걸어 다니며 구경해도 충분할 그런 곳입니다.

이제 여기를 떠나 어부의 요새와 마차시 성당으로 갑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겔레르트 언덕은 우리나라 서울로 치면 남산 정도가 아닐까요?

그냥 올라가 부다페스트의 전경을 볼 수 있기에 많은 사람이 찾고 있지요.

걸어 올라갈 수 있고 버스로도 올라갑니다.

부다페스트에 온 사람은 한 번쯤 올라가 시내의 모습을 보는 것도 좋습니다.

입장료도 없는 곳인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