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3. 7. 08:00ㆍ삼국지 기행/삼국지 기행
오늘은 어제 이어 지옥변상의 모습을 더 보려고 합니다.
왜 기분도 좋지 않은 지옥에 대해 이틀씩이나 보느냐고요?
그 이유는 바로 우리가 죽으면 염라대왕 앞에서 죄를 일일이 고해야 하기에
미리 알아두면 도움이 될까 해서 입니다.
이게 바로 요즈음 말이 많은 선행학습 일 겁니다.
이곳은 佳人의 미래를 보는 듯하기에 자꾸 눈길이 머뭅니다.
불교에서는 사람이 죽으면 3일간 이승에서 머물다가 명부사자(冥府使者)의 인도로
명부로 간다고 하는데, 이때 명부에서 죽은 자의 죄를 심판한다는 열 명의 왕이
바로 명부시왕(冥府十王)이랍니다.
그런데 가끔 사무 착오로 명단에 누락되거나 이승에서 한이 많이 남은 사람은
구천을 떠돌기도 하더군요.
바로 우리가 보았던 사랑과 영혼이라는 영화에서 말입니다.
그때 샘이라고 한 패트릭 스웨이지는 구천을 떠돌며 달리는 지하철에서 머리 내밀기,
뛰어내리기, 그리고 깡통 걷어차기 등 아주 재미있는 놀이를 했던 모습을 보았잖아요.
처음부터 순서대로 진광대왕(秦廣大王), 초강대왕(初江), 송제대왕(宋帝), 오관대왕(五官),
염라대왕(閻羅), 변성대왕(變成), 태산대왕(泰山), 평등대왕(平等), 도시대왕(都市),
오도전륜대왕(五道轉輪, 혹은 전륜대왕) 등이 있다고 합니다.
이중 다섯 번째인 염라대왕은 시왕 중의 우두머리로 여겨지기도 한다는군요.
미리 여기서 사후 세계를 예습해 놓으면 나중에 좋은 점수를 받아 판결에서
면제받을지 모릅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염라대왕의 모습이 바로 위의 사진입니다.
웬 포청천?
아니군요?
진광대왕은 포청천처럼 까맣게 생겼어요.
시커먼스 흑삼이 포청천 말입니다.
정말 인상이 별로 호감이 가지 않습니다.
죽은 자는 시왕 중 7명의 대왕에게 순서대로 각각 7일씩 49일 동안 심판을
받는다는데 우리가 죽은 후 49일만에 49제를 올리는 이유가 바로 이런 이유일까요?
그러나 살면서 죄업을 많이 지은 자는 49일 이후 3명의 대왕에게 다시 심판을 받는다고
하니 정말 힘든 시간일 겁니다.
이때 우리가 청문회에서 늘 보았던 풍경 말입니다.
기억이 나지 않는다든가, 당시 그 일은 관례였다는 둥으로 얼버무리고 넘어갈 수 있을까요?
죽은 후 100일이 되는 날은 제8 평등대왕, 그리고 1년이 되는 날에는 제9 도시대왕,
3년째에는 제10 오도전륜대왕의 심판을 받아 총 3년의 기간 동안 명부시왕의
심판을 받는다고 알려졌답니다.
이렇게 3년 상이 모두 끝나게 되나 봅니다.
죽은자를 모시는 자도 3년상을 지내려면 힘이 들겠지만, 죽은 자가 심판 받는 데
3년이 걸리니 진이 빠지겠어요.
판결의 신속함과 민초의 편의를 위해 단축해 달라고 할까요?
이런 나쁜 자에게 주는 벌은 힌두교에서 온 것으로 보입니다.
앙코르 와트에 가면 지옥도라는 게 있지요.
여기보다는 거칠지만, 불교가 힌두교 비슈누의 화신이 부처라고 본다면 이곳이
오리지날일 것이고 위의 사진처럼 죄를 지어 지옥행이 결정된 사람은 전혀
신사적인 방법이 아닌 개 취급받으며 목줄에 끌려가는 일부터 시작합니다.
혀를 뽑고 못을 박고 불에 던지며 몸을 자르는 벌...
다만 여기는 그 모습을 세분화해 이름을 붙여 업그레이드했다는 것뿐이 아닐까요?
그리고 그곳에도 가면 여기처럼 세상을 세 그룹으로 나누어 천상계, 인간계 그리고 축생계로
나누어 구분했듯이 여기도 같은 모습이네요.
다만 그곳은 힌두교의 교리라 하고 여기는 불교의 교리라 할 뿐 다른 것은 없습니다.
뿌린 대로 거둔다...
바로 이 모습이 아닐까요?
여기 지옥을 보니 예전 상나라를 삼켜버린 달기가 생각납니다.
달기의 전공과목이 바로 이런 것이었습니다.
자르고, 찌르고, 굽고, 끓이고, 삶고, 저며 염장하고...
혹시 달기는 염라대왕과 내연의 관계가 아닌가 의심이 가는군요.
숨겨둔 정인 말입니다.
그렇지 않다면 도저히 이해할 수 없습니다.
그것뿐인가요?
통 바베큐 같은 불에 달군 구리 기둥 위를 걷게 하고 그 아래는 전갈과 독사로
우글거리게 하고... 그녀의 능력은 무한대였잖아요.
이곳 지옥의 모습보다 더 업그레이드한 게 바로 달기의 처방이 아닌가요?
달기가 만약, 여기에 와 이 모습을 보았다면 뭐라고 했을까요?
"에게! 겨우 이 정도야? 아마츄어처럼 왜 그래????
니들이 고문의 맛을 알아? 너희는 아직 하수야~"
그럼 혹시 달기는 지옥에서 온 사자였단 말입니까?
나쁜 일 한 사람에 대한 징벌을 보았습니다.
아마도 판관을 나중에 만난다면 구면일 겁니다.
佳人은 미리 자꾸 올려다보며 웃고 왔습니다.
설마 웃는 얼굴에 침을 뱉겠느냐 싶어서요.
왜?
나중에라도 만난다면 처음 만난 처지가 아니기에 조금은 사정을 봐줄지 모릅니다.
이렇게 여행을 하다 보니 얼굴도장도 찍고 다닐 수 있어 좋습니다.
차라리 탱크 궤도 밑으로 들어가라 하시는 게 어떻겠어요?
누운 자의 모습이 마치 잠을 자는 듯 평화롭습니다.
이미 세상의 진리를 모두 통달한 모습이 아니겠어요?
오히려 벌을 주는 자의 모습이 더 고통스러워 보입니다.
바로 덜수의 모습입니다.
위의 사진을 보시면 왼쪽에 쪼그려 앉아 먼저 끓는 물 속에 들어가
저어지고 있는 앞 번호표 뽑은 사람의 모습을 바라보며 겁에 질려
숨소리조차 삼키며 바라봅니다.
더 가까이 불러 볼까요?
바로 佳人의 모습을 보았습니다.
쫄아서 겁먹은 저 표정을 보세요.
진작 잘하지...
혹시, 佳人처럼 죄 많이 짓고 사셨던 분들은 미리 이곳에 들러
친해 두시는 게 여러모로 이로울 겁니다.
시간이 지나면 후회하리~
여기는 메뉴도 다양합니다.
그야말로 종합 선물 세트나 특급호텔 뷔페보다 더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습니다.
개인별 맞춤으로도 준비했을 겁니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마지막 희망 지장보살(범어로 크시티가르 : Ksitigarbha)이
있는데 바로 우리를 구원해줄 보살 말입니다.
설마 자기 어머니만 지옥에서 건지고 다른 사람은 모른 체할까요?
지장보살께서 석가모니 부처께 이렇게 서원하였다 합니다.
"지옥이 텅 비지 않는다면 결코 성불을 서두르지 않겠나이다.
그리하여 육도(천상, 인간, 아수라, 아귀, 축생, 지옥)의 중생이 모두 제도 되면
깨달음을 이루리이다."
바로 佳人 같은 죄 많은 사람이 있는 한 버리지 않겠다는 서원이 아니겠어요?
메모해 둡시다.
언젠가 요긴하게 써먹을 때가 있지 않겠어요?
그렇다면 지장보살 하나만 믿어도 지옥이란 없는 겁니까?
갑자기 발걸음이 가볍습니다.
너무 쫄았나요?
오늘은 무척 기분 좋게 잠자리에 들것 같습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이곳을 구경한 느낌은 "차카게 살자!" 입니다.
그러나 돌아서면 왜 모두 잊어버릴까요?
佳人의 삶은 이렇게 망각의 삶인가 봅니다.
지금은 그때의 생각을 까마득하게 잊어버리고...
아귀처럼 아옹다옹하며 살아갑니다.
'삼국지 기행 > 삼국지 기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충칭으로 갑니다. (0) | 2014.03.14 |
---|---|
유본존행화사적도(柳本尊行化事跡圖) (0) | 2014.03.08 |
보정산의 지옥변상(地獄變像) (0) | 2014.02.28 |
석각의 고향(石刻之鄕) 대족 (0) | 2014.02.22 |
북쪽에는 돈황, 남쪽에는 대족(北敦煌, 南大足) (0) | 2014.02.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