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11. 14. 08:00ㆍ스페인 여행기 2014/바르셀로나(Barcelona)
혼자 떠나는 배낭여행의 가장 어려운 점은 바로 그곳에 대한 사전 지식입니다.
여행도 아는 만큼 보인다 했습니까?
누가 옆에서 알려주지 않기에 혼자 생각하고 고민하고 해결해야 합니다.
무엇을 중점적으로 보아야 할지 알지 못하고 돌아서면 그것으로 끝나기 때문입니다.
그냥 관심 없이 다니다 오면 되겠지만, 소중한 경비를 들여 떠나는 여행이기에
하나라도 더 배우고 알아야 하지 않겠어요?
이런 점이 佳人의 여행에 가장 어려운 점이었습니다.
더군다나 유적을 둘러보는 여행이라면 역사부터 시작해 시대적 배경이나 개인에 관한
일부터 알아야 할 게 너무 많아 때로는 여행 자체를 포기하고 싶을 때도 잦습니다.
사그라다 파밀리아는 모두 세 개의 파사드가 동, 서 그리고 남쪽 방향에 있습니다.
북쪽은 성당 안에 제단이 설치된 곳이라 문이 없네요.
그러나 성당의 방향은 북쪽이 정북이 아니라 약간 서쪽으로 틀어져 있네요.
우리는 동문을 통해 입장했고 서문으로 나왔습니다.
나중에 남문이 완성되면 그 문이 주 출입구가 된다고 하네요.
위의 모형도에서 오른쪽이 동문이고 왼쪽이 서문, 그리고 앞쪽이 남문이 되겠네요.
완성된 부분은 색깔로 표시를 했네요.
위의 내부도를 보시면 대강 알 수 있네요.
아래가 남쪽으로 성당이 완성되면 주 출입문 역할을 하는 영광의 문입니다.
지금 이 문의 작업은 진행 중으로 일본인 건축가가 책임을 진 곳이라네요.
오른쪽이 동문으로 가우디가 직접 만든 탄생의 파사드고 왼쪽이 서문으로
수비라츠라는 사람에 의해 만들어진 수난의 파사드입니다.
그럼 이제부터 동문으로 들어가며 구경하렵니다.
여기에는 예수의 탄생부터 유년기까지의 삶을 그렸고 그 주변으로 많은 사람을 조각으로
남겼는데 이는 주변의 실제로 함께했던 인물의 얼굴을 조각으로 남겼다는 이야기가 있더군요.
그러면 바로 우리 민초의 모습이 아니겠어요?
위의 사진 속에 제일 위의 모습은 대천사 가브리엘이 내려와 성모 마리아가
성령에 의해 예수를 잉태하였음을(수태고지) 알리는 모습이 보입니다.
바로 그 아래 왕별이 가우디스러운 조각 위에 보입니다.
왕별은 예수가 탄생함을 온 세상에 알리려는 메시지가 아닐까요?
위의 사진은 목동임을 알리기 위해 양을 목에 걸고 있는 모습입니다.
무척 친절한 가우디가 아니겠어요?
그냥 가슴에 (나 목동) 이렇게 써넣으면 어떨까요?
원래 동쪽은 동양사상에서도 현 세상이고 서쪽은 사후 세계를 의미한다고 했나요?
아울러 동쪽은 아침이며 따뜻함이며 봄이며, 탄생이며 시작이며 밝음입니다.
반대로 서쪽은 저녁이며, 동시에 차가움이며, 가을이며, 죽음이며, 끝이며,
어둠이라 말할 수 있겠지요.
그럼 가우디도 이 사상을 알고 있었더란 말입니까?
정확히 알지 않고는 동쪽 문을 탄생의 파사드로 하고 서쪽 문을
수난의 파사드로 결정할 수 있었겠어요.
결국, 동서양 구분 없이 사람의 생각은 같다는 의미가 아니겠어요?
항상 희로애락을 느끼며 살아가는 바로 우리 자신 말입니다.
기독교를 믿는 교인이라면 그 모습만 보아도 무슨 내용인지 알지만, 우리 같은
무신론자들은 그 의미를 알기가 어렵네요.
그래도 지금까지 살아오며 들은 풍문으로 퍼즐 맞추듯 꿰어나가 보겠습니다.
아래로는 양쪽에 악기를 연주하는 모습이 새겨져 있습니다.
그리고 많은 사람이 축하하기 위해 모였죠?
축하하는 사람 옆과 위로는 각각 세 명씩 양쪽으로 악기를 연주하는 모습도 보입니다.
그 아래로 마구간에서 태어난 아기 예수의 모습입니다.
ㅋㅋㅋ 마구간에서 태어났다고 친절하게 소와 말을 양쪽으로 배치한 센스.
그 아래 Jesus라고 눈이 좋은 사람만 알 수 있게 새겨놓았습니다.
저렇게 예쁜 소를 스페인 사람들은 투우장에서 잔인하게 산채로 칼로 찔러
죽이고 멋지게 죽였다고 환호하는 민족이네요.
왼쪽에는 동방박사가 보입니다.
동방박사는 무엇을 전공했기에 박사가 되었을까요?
점성술에도 박사학위가 있나 봅니다.
축하예물(황금, 유약 그리고 몰약)을 들고 예수를 향해 무릎 꿇고 하례하는 모습인데
가만히 바라보면 세 사람의 높이가 다릅니다.
그러나 그들이 주시하는 방향의 높이는 한곳으로 집중됨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런 디테일한 장면까지 세밀하게 묘사했습니다.
당시 이스라엘 왕인 헤롯왕은 동방박사로부터 이스라엘 왕이 태어났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며 예수의 고난이 시작됩니다.
두 살 이하의 아이는 모두 죽이라 합니다.
오른쪽 아래는 예수의 탄생 소식 때문에 칼을 든 군사에게 잡혀가는 또래의
아이 모습과 그의 어머니의 애절한 표정이 보입니다.
이미 군사의 발아래 아이들이 뒹굴고 있는 모습이 보입니다.
위의 사진 아래 왼쪽을 보시면 천사는 미리 경고하고 요셉과 마리아는 아기 예수를
데리고 당나귀를 타고 이미 카이로로 피난해 화를 모면했다는 이야기가 아닐까요?
그런데 헉!!!
이미 아이의 발이?
아동 학대죄는 엄하게 벌해야 합니다.
이렇게 이미 완성된 동쪽 파사드도 다시 보수에 들어가야 하네요.
이번에는 중앙 파사드 오른쪽을 구경하렵니다.
이 모습은 예수의 소년기 시대로 보입니다.
제일 오른쪽의 모습은 사내가 책상 같은 곳에 앉아 무엇을 두드려가며
어떤 것을 만드는 모습입니다.
이는 대장장이로 연상되는 조각이라 생각되네요.
성당과는 어울리지 않지만...
아마도 가우디는 그의 아버지와 할아버지의 모습을 남기려 하지 않았을까요?
그렇다면 가우디는 효자임이 분명합니다.
천 년 만 년 길이 후세에 전해질 명품 성당에 부모의 모습을 새기다니...
이렇게 가우디는 대장장이의 대를 이은 아버지와 요업에 종사한 어머니의 피를
이어받아 그의 건축물에 쇠와 타일을 많이 사용했을지 모릅니다.
성모 마리아의 대관식 장면으로 보입니다.
그 뒤로는 장미의 창 위에 대관식을 축하하기 위해 천사들의 합창 모습이 보이고요.
그런데 성모 마리아가 앉은 자리에 새가 앉지 못하도록 바늘을 꽂아둔 모습이 보입니다.
감히 성모 마리아에게 바늘방석을?
위의 사진에서 시몬에게 안긴 예수의 모습이 보입니다.
그 아래는 제물로 바쳐진 비둘기 두 마리가 둥지 안에 보입니다.
이렇게 지금까지 본 탄생의 파사드는 다른 몇 개의 가우디 건축물과 함께
유네스코의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답니다.
유네스코도 쪼잔하게...
성당 전체도 아니고 여기 동쪽 문에 세운 탄생의 파사드만?
탄생의 파사드의 위의 모습을 보고 누구는 예수가 겨울에 태어나 추운 겨울을
의미하는 고드름이라 하고 살바도르 달리는 커다란 썩은 이빨처럼 가능성으로
가득 차 있다고 표현하기도 했다네요.
그러나 그가 사그라다 파밀리아 건축의 영감을 얻었다는 몬세라트에 올라가시면
어느 정도 공감할 수 있을 겁니다.
이제 안으로 들어가렵니다.
세상을 살며 문앞에 서서 이렇게 오랜 시간 대문만 구경하기도 처음이네요.
여러분도 처음이시죠?
그만큼 문앞에도 볼거리가 많다는 말이겠지요.
그럼 나올 때도 반대편 문에 한참을 서서 구경해야 할까요?
들어서자마자 뒤를 돌아서 올려다본 모습입니다.
여느 성당과는 다른 무척 밝은 모습입니다.
이번에는 좌우로 휘리릭 둘러본 모습이고요.
역시 밝은 모습입니다.
지금까지의 성당 내부 모습과는 천지개벽할 정도가 아닐까요?
옆으로 위도 올려다보았습니다.
참 색도 곱습니다.
자연 채광을 이용한 색의 마술을 보는 듯합니다.
천장을 올려다보니 꽃이 핀 듯...
이게 바로 천상의 세상이 아닐까요?
가우디는 실제 자연의 모습을 그의 작품에 도입해 이렇게 만들었나 봅니다.
차고 단단한 돌이 그의 손을 거치며 이렇게 꽃처럼 피어날 수 있다니...
그는 분명히 마술사가 맞나 봅니다.
가우디가 생전에 완성한 곳은 탄생의 파사드와 지하 성당 정도라고 하니
가우디 성당이라고 불러야 할까요?
사실, 지하 성당도 그의 스승인 비야르의 설계를 바탕으로 완성했다고 하니...
사실 가우디가 손댄 부분은 그리 많지 않지만,
전체적인 설계는 모두 하고 타계했다고 봐야지요?
그러니 가우디는 떠났지만...
그의 이상은 지금도 이곳에서 실현되어가고 있다고 봐야 하겠지요?
그는 지금까지의 발상에서 벗어난 혁명가였는지 모릅니다.
성당의 모습이 이렇게 천지개벽할 수 있다니...
우선 빛을 최대한 이용한 마법을 가우디는 사그라다 파밀리아에 과감하게 도입했습니다.
내일 성당 내부 구경을 더 하렵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가우디는 건축사에 길이 남을 천재일까요? 아니면 이단아일까요.
아마도 건축사에 그에 관한 새로운 해석이 무척 많을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의 전형적인 성당 건축에서 그는 정말 특이한 사람이 분명합니다.
(글을 쓴 佳人은 종교가 없고 건축에 대한 지식 또한 없기에 글의 내용이 잘못되거나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어 여러분에게 호환마마보다 더 큰 해를 끼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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