佳人이 달마동으로 간 까닭

2013. 3. 1. 08:00삼국지 기행/삼국지 기행

오늘은 달마동을 다녀온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계획은 물론 그런 곳이 있었는지도 몰랐고 이상한 산행을 한 이야기입니다.

소림사 경구를 안내하는 지도를 보니 소림사를 지나 조금 더 안쪽으로 전진하다 오른쪽으로

길이 하나 보이고 길을 따라가면 달마동이라는 곳으로 간다고 표시되어 있습니다.

우리 생각에 쉽게 洞이라는 글자를 동굴로 생각하지 않고 마을로 생각해서 생긴 일이었어요.

 

위의 지도를 한번 보시면 모두 그 부근에 있기에 산책하는 기분으로 "룰루랄라~" 하며

다녀올 수 있는 곳으로 보였습니다.

처음에는 달마동이라하기에 작은 동네로 생각해 길로 접어들었는데 길은 자꾸

산길로 접어드는데 달마가 중국땅에 처음으로 선종을 연 곳이기에 그를 기리기 위해

동네가 만들어졌고 사람이 모여 사는 산동네라 생각했습니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달마동은 동네 이름이 아니고 달마대사가 참선했다는

동굴을 일컫는 말이었습니다.

마을이 아니고 Cave라는 동굴임을 자세히 보지 못했기에 생긴 오해였지요.

"룰루랄라"가 "얼라리요?"가 되었지 뭐예요.

 

잠시 후 길이 두 갈래로 갈라집니다.

다니는 사람도 없고...

이럴 때는 참 난감합니다.

올려다보니 멀리 산 위에 정자와 무슨 조각상이 보입니다.

위의 사진을 보시면 아실 수 있지요?

 

내비게이션이라도 있다면 목적지를 쉽게 찾아갈 수 있지만,

우리는 腦비게이션 밖에는 없기에 순전히 감각에 의존해야 합니다.

거기서 우리는 포장이 잘 된 시멘트 길인 오른쪽 길로 올라가기로 합니다.

한참을 오르다 보니 저기 산 위에 하얀색의 조각상이 뚜렷이 보입니다.

조금 더 올라가니 조각상은 달마가 분명한데 설마 저런 산꼭대기에 마을이 있을 리

만무하다는 생각에 여기까지도 아무 의심하지 않고 오릅니다.

 

 

관광객은 하나도 보이지 않고 우리만 자꾸 산으로 난 길을 따라 오릅니다.

친구가 앞장서 산을 오릅니다.

친구는 산을 무척 잘 탑니다.

"설마 저기에 달마동이라는 마을이 있는 게 아니겠지?" 하며 계속 걷습니다.

 

산 중턱쯤 오르다 보니 도대체 마을이 있을 것 같지 않은 형세입니다.

그래도 다시 내려가기도 그렇고...

기왕 여기까지 왔으니 이제는 모두 체념하고 저 조각상이 있는 곳까지 오르기로 합니다.

우리의 여행이란 늘 이렇게 불완전합니다.

그래도 잠시 호흡을 고르기 위해 올라오던 길을 멈추고 뒤를 돌아봅니다.

컥! 사바세계를 떠나 선계로 들어서는 느낌입니다.

 

우리가 달마동에 간 이유는 바로 이런 어처구니 없는 일이었습니다.

알았다면 결코, 절대로 오르지 않았을 겁니다.

여행사를 따라오시면 이런 곳은 절대로 오를 일이 없을 겁니다.

몰랐기에 올랐고 새로운 선계를 경험합니다.

 

중간에 초조암이라는 암자 하나가 보입니다.

이 암자는 바로 중국 선종의 개척자인 제1대 조상인 달마를 기린 암자라고 하네요.

이 암자는 내려가는 길에 다시 자세히 구경하렵니다.

 

이제 정상의 모습을 보여 드리겠습니다.

정말 볼 게 두 가지를 빼고는 아무것도 없는 그런 곳입니다.

신선이 사는 세계는 정말 재미없는 곳입니다.

 

그 하나가 달마를 그린 조각상입니다.

달마상은 오유봉 정상에 있습니다.

조상의 높이가 약 12m 정도로 제법 큽니다.

하나의 큰 돌을 다듬어 만든 조각상입니다.

 

돌은 한백 옥석이라 부르는 돌로 자금성이나 유명한 건물에 주로 사용하는

하얀 색깔의 돌로 옥석이라 부르는 돌입니다.

하얀 색깔의 돌로 멀리서도 아주 잘 보입니다.

소림사에서 바라봐도 보이도록 말입니다.

1995년 라오닝성 진위견 등 여러 사람이 돈을 모아 건립한 동상이라고 기록해 놓았습니다.

 

또 다른 하나는 작은 동굴입니다.

그러나 이 동굴 안에서는 엄청난 일이 생긴 곳이라죠. 

달마동이란 달마대사가 처음 이곳에 와 동굴 속에 들어가 참선을 했다는 곳입니다.

소림사라는 이름은 소실산 숲 속에 있다고 해 소림사(少林寺)라고 정했다 했지요.

 

소실산은 바로 숭산 서쪽 끝자락에 있는 산입니다.

소실산에는 오유봉이라는 봉우리가 있습니다.

오유봉(五乳峰)이라고 하니 이름이 조금 이상하네요.

젖꼭지가 다섯 개나 되는 봉우리라는 말이 아닌가요?

 

그 동굴 앞에는 아주 오래된 듯한 석 패방 하나가 서 있습니다.

이 석패방에 새긴 글이 아주 인상적입니다.

묵현처(默玄處)라고 쓴 글입니다.

아마 이 말이 주는 메시지는 침묵이 그윽한 곳이라는 그런 의미가 아닐까 생각해

보는데 바로 여기서 달마께서 9년간이나 묵언으로 면벽 참선을 한 곳이기에

이런 글을 쓰지 않았나 생각해 봅니다.

 

바로 위의 사진에 보이는 동굴 안에서 기적이 일어난 것이지요.

달마가 참선을 하며 득도의 경지에 오른 바로 그 동굴입니다.

달마동은 바로 숭상 소실산 오유봉의 정상부근에 있는 자연동굴입니다.

 

동굴은 깊이가 약 7m 정도이고 너비는 약 3m 정도의 크지 않는 작은 동굴입니다.

전해 내려오는 말에 따르면 서기 527년부터 536년까지 약 9년간 중국 선종의 개척자인

초조 달마가 이 동굴 속에서 기거하며 참선을 한 장소로 알려졌다 합니다.

이제 이 사진을 보신 분은 모두 득도하신 겁니다.

깨달음이란 이렇게 간단하고 쉽게도 이루어지는 일입니다.

 

동굴 안을 들여다보니 달마가 입구를 바라보고 손님을 맞이합니다.

조용히 들어왔는데 벽을 보고 참선에 빠져계시지 않고 말입니다.

아! 그렇습니다.

이미 득도를 하신 달마는 더는 벽만 보고 돌아앉아 계실 이유가 없습니다.

 

따라서 사람들은 이곳을 일컬어 초조구년묵현처라고도 하고 달마동 또는 달마 면벽동이라

불렀다 하는데 정말 구년 동안 이 동굴 속에서 벽만 바라보고 참선을 했다는 일은

대단한 일이 아닐 수 없네요.

참선을 한다고 모두 깨달음을 얻을 수 있겠어요?

덜수가 말입니다.

덜수는 달마는 어림도 없고 덜마가 될지 모르겠습니다.

참선도 쪽집게 8학군이 필요한 겁니다.

바로 여기 말입니다.

 

달마는 여기에 앉아 혼탁하고 더러운 사바세상을 물끄러미 바라봅니다.

지금 무슨 생각을 할까요?

더는 이 세상은 달마는 없다고 외치고 싶을까요?

아니면, 더 많은 달마가 세상에 태어나 더 좋은 세상을 만들어주기를 바라고 있을까요.

 

달마 옆에 서서 佳人도 사바세상을 물끄러미 내려다봅니다.

달마의 말이 들립니다.

이놈들아!

구도자가 득도에는 관심도 없고, 정치적인 발언이나 하고, 신도를 상대로 장사하는 말이나 하고,

여기저기 기웃거리며 줄서기나 하고 자빠졌느냐?

너희들이 득도의 참맛을 알기나 알아?

알기는 쥐뿔을 알겠어요?

 

기사 두고 좋은 차 타고 다니며 종교인이라는 전문직업으로 살아가며 호의호식하는

썩은 구도자들아! 나를 따라 장강을 갈댓잎 하나만 타고 건너볼 용기나 있어?

그럴 용기도 없는 자는 모든 것을 놓아버려라.

그게 속세의 인연이라는 탐욕이고 그 탐욕이 능력 밖의 일이라 탐욕이

마음의 걱정이 만들고 그 걱정이 독설이 되어 입 밖으로 나오는 게야~

 

득도를 하면 몸이 새털처럼 가벼워 갈댓잎 하나만 타고도 장강을 건너고 구름을 불러

두둥실 날아다닐 수 있지만, 뱃속에 음욕과 탐욕을 가득 채우면 기사 둔

자가용 외에는 타고 다닐 수 있는 게 없을 게야.

대중교통을 이용한다고 꼴값 떨다간 함께 탄 사람들이 더럽고 냄새난다고 내리라 하니까...

 

민초의 주머니 털어 걷은 세금으로 건네는 지원금이 줄어든다고 어쩌구저쩌고 하는 썩은 놈들아! 

그냥 동굴 안에 9년 동안 참선하며 구년묵현의 즐거움을 얻은 행복을 네놈들이 어찌 알겠어~ 

참선에 빠지면 지원금도 아무 소용없는 일이라는 것을 금세 알 것 아니겠어?

너의 썩은 머리를 잘라 단비 구법이라도 하고자 하는 마음이 있어?

 

지금은 많은 민초가 존경에 따를 참 구도자는 드물고 모두 장강에 빠져 죽을

달마표 짝퉁 구도자만 바글거리는 세상입니다.

앞으로 성직자도 장강에 집합시켜 도로주행시험 치듯 마지막 시험은 장강을 갈댓잎 하나

타고 건너는 시험으로 하고 합격한 사람만 성직자 면허를 주는 방법은 어떻겠습니까?

달마 선사처럼...

 

"그럼 佳人은 어찌 살아야 합니까?"

"이놈아 살기는 어떻게 살아~ 내가 알려준다 하더라도 네가 그렇게 살아갈 수 있어?

그냥 지금까지 살아온 대로 덜수처럼 쭉~ 살아!

그래도 개똥밭에 굴러도 저승보다 이승이 더 행복한 곳이야~"

"그렇군요. 앞으로도 가끔 여행이나 하며 살아가다 나중에 죽어서 달마대사님을 만나겠습니다."

 

여러분~ 佳人은 그냥 생긴 대로 덜수처럼 살랍니다!

깨달음이란 멀고 오랜 시간이 걸려 얻는 게 아니라 아주 가깝고 쉽게 얻을 수 있습니다.

오늘 佳人은 수유봉 정상에 올라 사바세상을 바라보며 달마로부터

도를 얻어 이제 득도의 경지에 올랐습니다.

 

지금 득도를 했는데 무엇이 두렵겠습니까?

세상을 거침없이 살아가렵니다.

이제 거침없이 나아갑니다.

어떻게?

내려가는 일이지요.

왜?

더는 볼 게 없으니까요.

 

오늘 잘못 선택한 길을 따라 산에 올랐더니 많이 이상해졌나 봅니다.

佳人이 달마동으로 간 까닭은 순전히 무식했기 때문에 잘못 길을 들어 올라간 까닭입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달마가 벽면 좌선을 할 때 너무 잠이 와 잠을 쫓기 위해 눈썹을 하나씩 뽑았답니다.

달마도 인간이기에 잠은 어쩔 수 없었나 봅니다.

그런데 달마가 눈썹을 뽑아 던진 곳에 신기하게도 차나무가 자라더랍니다.

그 찻잎을 따 달여먹으니 그만 잠이 달아나 버리더라는 이야기가 전해옵니다.

그 후로 선방의 스님들은 차를 즐겨 마신다 하니 사실 차는 잠을 쫓기 위한 고육책이었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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