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2. 26. 08:00ㆍ삼국지 기행/삼국지 기행
우리 일정에 따라 나중에 무술관을 들렸기에 순서대로 계속 올라가렵니다.
무술관을 지나 더 올라가면 오늘의 목적지 소림사가 나타납니다.
뭐 佳人이 어느 종교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 아니기에 오늘은 그야말로 관광입니다.
관광과 여행은 다릅니다.
여행은 목적을 가지고 구경하는 것이고 관광은 짜인 대로 눈요기만 하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더군다나 불교라는 종교는 너무 복잡해 전혀 내용을 알 수 없어 설명조차 할 수 없네요.
佳人에는 형이상학적인 일이라 생각합니다.
그냥 기웃거리며 구경하렵니다.
그런데 위의 사진처럼 이곳에 한글조차 형이상학적으로 써놓아 이해불가한 것이 있네요.
역시 소림사는 뭐가 달라도 다른가 봅니다.
다른 곳과 같다면 소림사가 아닌가 봅니다.
정말 소림사는 어렵습니다.
조금 더 올라가니 생뚱맞게 광장 한가운데 석패방 하나가 눈에 띕니다.
지금은 광장 한가운데 있어 불안한 모습이지만, 예전에는 소림사로 들어가는 산문 앞에
설치한 패방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패방은 워낙 오래되었나 봅니다.
글이나 그곳에 새긴 그림이 전혀 알아볼 수 없습니다.
사실 보인다 한들 佳人의 능력으로 읽거나 해석할 수 없으니 마찬가지인걸요.
그곳에 서서 오른쪽을 바라보니 바로 소림사로 들어가는 산문인가 봅니다.
산문으로 들어가려는 사람이 미어터지라 드나듭니다.
고즈넉한 우리의 사찰과는 다르게 마치 저잣거리처럼 정신이 하나도 없습니다.
저 문으로 들어가면 소림사 경내고 그곳에서 다시 한번 문표 검사를 하네요.
문표를 버리거나 잃어버리면 안 되겠어요.
이제 안으로 들어가 볼까요?
여기만 다녀가도 혹시 내공이 깊어져 무술의 고단자가 저절로 되나요?
냄새만 맡아도 성불할 것 같지 않습니까?
왠지 그런 느낌이 듭니다.
다리에 힘이 붙고 손에 힘이 들어갑니다.
산문 안에는 위의 사진처럼 멋진 그림이 하나 있습니다.
소림사라고 이럴까요?
그림 자체도 칼을 든 모습입니다.
소림무술의 총본산이라고 하더니만 역시 뭐가 달라도 다르네요.
경내는 가을이 성큼 다가와 있어요.
은행나무가 이제 가을로 치장하고 한껏 모습을 뽐내려고 하나 봐요.
이런 곳은 그냥 거닐기만 해도 좋습니다.
사바세상의 탐욕...
모두 여기에 내려놓고 싶습니다.
여기에 모든 사람이 탐욕을 버리면 이곳은 탐욕의 처리장이 되는 게 아닐까요?
이 은행나무의 수령은 1.500년이나 되었다 합니다.
작년에 그렇게 썼으니 올해는 1.501년이 되었을까요?
그렇다면 달마가 이곳에 처음 왔을 때 기념식수라도 한 은행나무일까요?
소림사는 중국 제1의 선종사찰이며 소림사 무술의 발원지라고 하나 봅니다.
처음 세워진 때는 5세기 말경으로 선종의 시조 달마대사가 527년 불법을 전하려 인도에서 이곳으로 와
면벽 좌선을 한 곳으로 유명하다네요.
누구는 벽만 들여다 봐도 성불하는데 佳人은 세상을 아무리 살펴도 성불의 기운도 보이지 않습니다.
달마대사는 오랜 시간 좌선을 통해 득도하려다 근육과 뼈가 약해지자 이를 극복하기 위해
권법을 창안했고 이 권법이 소림사를 더욱 유명하게 만들었다 합니다.
그런데 지금은 몸과 마음을 가다듬기 위해 좌선은 하지 않고 권법만 가르치니 달마가 알면 뭐라고 할까요?
주객전도라는 말이 이때 쓰는 말이 아닐까요?
달마가 기가 막혀, 달마가 기가 막혀~
기가 막힌다고 소림사의 모든 승려를 집합시키고 단체 빠떼루에 들어가지 않겠어요?
대웅전 앞에는 손 모양을 만들어 놓았습니다.
수화는 아닐 것이고 분명히 손가락 동작마다 모두 의미가 있을 것 같지만, 무식한 佳人은 그 의미를 알지 못합니다.
혹시 아시는 분은 댓글로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오늘 이야기는 손가락 동작 사진을 나열함으로 마치렵니다.
1번-상품 2번-중품 3번-하품
혹시 아미타불의 구품 수인인가요?
여행하다 보면 이렇게 의미도 모르고 눈으로만 보고 오는 일도 있습니다.
모든 것을 다 안다면 더 좋겠지만, 모르더라도 모르는 것을 알았기에 여행은 그 자체로도 가치가 있습니다.
그러니 너무 스트레스받아가며 완벽한 여행을 계획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렇게 다니면 또 계획의 노예가 되어 자유로운 배낭여행이 전혀 자유롭지 못한 여행이 되잖아요.
그냥, 마음 끌리는 대로 두리번거리며 돌아보며 구경 다니면 그게 여행이 아닐까요?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佳人의 여행은 손가락의 의미도 모르고 다니고 있습니다.
한심하고 부끄러운 일이지만, 어쩌겠어요.
뭐 사실 다 안다면 다니는 일도 시시할지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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