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림사로 가려고 등펑(登封 : 등봉)으로

2013. 2. 25. 08:00삼국지 기행/삼국지 기행

 

2012년 10월 28일 여행 10일째

 

오늘은 조조의 위수 지역을 벗어나 소림사로 갑니다.

조조가 관우는 가지 말라고 잡았지만, 佳人은 전혀 잡을 생각을 하지 않네요.

원래의 계획은 안양에서 뤄양으로 바로 가려고 했으나 혹시나 해서

조조의 지역이라는 쉬창으로 먼저 달려왔지만...

 

여기서 뤄양으로 가려고 알아보다 소림사가 있는 등펑(登封 : 등봉)으로 직접 가는 버스가

있다길래 일단 작년에 구경하지 못한 곳이기에 마음을 바꾸어 먼저 등펑으로 갑니다.

여행이란 이렇게 마음대로 일정이나 루트를 변경하고 다녀도 좋습니다.

 

 

쉬창(허창)에서 등펑(登封 : 등봉)으로 가는 버스비는 28원/1인입니다.

보통 한국인은 소림사를 가려고 뤄양이나 정저우에서 대부분 접근할 것입니다.

이곳 쉬창에서도 자주 운행 중입니다.

7시 20분 쉬창 기차역 건너편 버스 터미널에서 출발하는 버스는 등펑의

객운총짠이라는 터미널에 9시 20분경에 도착합니다.

2시간 여 걸렸으니 그리 먼 곳이 아닌가 봅니다.

 

 

버스가 도착하자 우리를 태우고 온 버스 안내원이 소림사로 바로 가는 버스를

수소문하지만 (우리가 쉬창에서 버스를 탈 때 그 안내원이 소림사로 간다고 해서

탔으니까요.) 주변의 택시기사가 우르르 모여들어 우리 느낌에 약간 험악한 표정으로

여기에서 소림사로 가는 방법은 택시 외에는 버스가 없다고 바람잡으니 슬그머니 물러납니다.

 

 

결국, 그 안내원은 잠시 후 나타나 우리에게 종이 한 장을 슬그머니 쥐여주고

사라지는데 그곳에는 공명이 건넨 비단 주머니처럼 스스로 찾아갈 방법이 적혀있네요.

세상은 좋은 놈, 나쁜 놈 그리고 이상한 놈이 함께 살아가는 모습입니다.

바로 위의 사진에 보이는 메모지입니다.

 

 

무슨 간첩끼리 접선하는 암호처럼 생각되지만, 내용은 1번 버스를 타고

석유공사라는 정류장에 내려 8번 버스로 갈아타면 소림사에 도착하느니라~

크하하하~

중국 여행이 두려우시다고요?

이렇게 쉽게 찾아갈 수 있는 걸요.

 

 

한자를 읽을 수만 있다면 중국 여행은 아주 쉽게 할 수 있습니다.

전자수첩을 가지고 다니면 한자를 쓸 줄 몰라도 큰 도움이 되더군요.

1원짜리 시내버스를 타고 기사에게 소림사라고 쓴 글을 보이면 알아서 내려줍니다.

말을 하지 않아도 좋습니다.

 

 

혹시 이곳으로 오시는 분은 비싼 택시를 타지 않으셔도 쉽게 갈 수 있고 버스 터미널

앞에 보시면 터미널 건물을 등지고 왼쪽으로 가시면 1번 버스가 기다립니다.

왜?

종점이니까!

1원을 내고 작은 버스에 앉아 기사에게 소림사라고 쓴 메모를 보여주시면

알아서 내리라 합니다.

 

 

보세요. 내리라는 곳에 내리니 소림사 행 버스 8번 버스가 있잖아요.

정저우나 뤄양에서 일반 버스로 오시면 여기로 바로 오는 버스도 있답니다.

등펑에서 소림사로 가는 버스는 2.5원입니다.

중국 여행에서 택시 기사는 100% 믿어서는 안 되지만, 버스 기사나 안내원은 믿어도

되기에 우리는 주로 버스 기사나 안내원, 터미널의 안내 데스크

그리고 교통경찰의 도움을 많이 받습니다.

 

 

버스가 소림사를 간다고 역시 버스 안에는 어린 동자승이 보입니다.

버스요금을 계산하느라 바쁩니다.

아마도 무술 수련을 하는 학생이라고 해야 할 겁니다.

 

 

소림사로 사는 길에는 도로 양쪽으로 무척 많은 무술학교가 있습니다.

모두가 이소룡을 꿈꾸고 이연걸이 되고자 하는 학생들일 겁니다.

버스는 바로 소림사 경구 입구에 30분 정도 걸려 10시 30분에 도착하네요.

버스가 소림사에 가까워지니 안내양이 우리가 외국인임을 알고

미소 지으며 오늘 주숙은 어찌할 거냐고 묻습니다.

 

 

당연히 여기서 하루를 자고 내일 아침에 뤄양으로 간다고 하자 자기가 숙소를 하나

소개하겠고 하는데 중국 여행을 하다 보면 버스 안내양이 자기가 아는 곳으로 소개하는

경우가 무척 흔하기에 시세를 손짓 발짓으로 알아보고 우리가 원하는 가격을 제시하면

거기에 맞는 곳으로 안내합니다.

 

소림사라는 곳에 오니 식탁 위에 있는 젓가락도 예사로 보이지 않습니다.

젓가락에도 내공이 있어 저 젓가락이 붕붕 날아다니며 날아가는

파리도 잡을 것 같습니다.

던져보고 싶습니다.

젓가락이 바위를 뚫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요.

 

 

농가 빈관입니다.

아주 깨끗하고 더운물도 잘 나오고 식당도 겸하네요.

150원을 부르길래 비수기이기에 70원에 묵기로 합니다.

중국은 시골 관광지에 농가 빈관이 제법 많습니다.

농가 빈관이 대체로 저렴하고 깨끗한 편입니다.

 

 

금강산도 식후경...

아니지요.

오늘은 소림사도 식후경입니다.

그냥 빨리 되는 지단 차오판이라는 볶음밥을 시킵니다. 

세상에 어느 나라나 볶음밥을 시키면 99%는 만족할 수 있는 메뉴일 겁니다.

그런데 밥그릇이 머슴 밥그릇입니다.

저 많은 양을 우리 부부는 혼자 먹을 수 없습니다.

 

 

약 한 시간 정도 식사하고 짐 정리하고 와이파이가 열려있기에 카톡으로

소식 전하고 그리고 가벼운 차림으로 소림사로 향합니다.

11시 30분경에 소림사를 들어갑니다.

소림사는 유명 관광지입니다.

우리나라의 사찰은 수양하는 도량이지만, 중국의 사찰은 시끌벅적한 유흥지처럼

생각되는데 그야말로 인산인해...

소림사라고 하면 중국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사찰일진데

와보니 전혀 그런 곳이 아니더군요.

 

 

입장료 100원에 반표 50원입니다.

문표를 파는 곳에는 위의 사진처럼 보관함을 무료로 운영합니다.

혹시 무거운 배낭을 메고 오신 분이라면 이용할 만하지 않을까 생각되네요.

뭐 저런 게 없다 하더라도 중국 어디나 문표 파는 곳에서는 배낭 정도는 무료로 맡아줍니다.

 

소림사는 숭산 자락에 자리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곳은 워낙 많은 한국인이 다녀간 곳으로 따로 설명할 이유가 없을 듯합니다.

주로 사진을 통해 가을이 아닌 계절에 다녀오신 분들은 가을의 모습을 보시기 바랍니다.

 

 

우선 이곳 지도부터 보고 가렵니다.

소림사는 입구로 들어와 외길로 진행하면 되는 곳입니다.

석패방을 지나고 무술관을 지나 소림사 경내를 구경하고 계속 계곡을 따라 올라가면

케이블카를 타는 곳이 나오고 케이블블카를 타고 숭산에 올라

진공잔도를 걷고 조교라는 다리도 건너갈 수 있지요.

 

그러나 아무 생각없이 계속 가다 보면 산을 넘어 반대편으로 가게 되는 사건사고가

생겼는데 왜 이 이야기를 하느냐 하면 함께 간 친구가 그만 산을 넘어갔다가

캄캄한 밤에 숙소로 겨우 생존해 돌아왔기 때문입니다.

중국어도 못하는 친군데...

그 친구 별명이 오늘부터 '산 넘어'가 되었답니다. 나 원 참 !!!

 

다만, 중간지점에 아래로 보이는 점선을 따라가면 초조암이란 암자를 지나

달마동이라는 동굴로 걸어갈 수 있습니다.

아래로 간다고 평지라고요?

천만의 말씀입니다.

등산입니다.

 

 

이곳 소림사에서는 이상한 일이 많이 일어났기에 갈팡질팡한 이야기를 하렵니다.

이곳에서 주로 보는 것은 소림사 경내와 무술시범이고 케이블카를 타고 산에 올라

아찔한 잔도를 걷는 정도가 아니겠어요?

그리고 여기에서 볼 수 있는 게 바로 고승의 사리를 모신 사리탑인 탑림 정도가 아닐까

생각되는데 그래도 뭐가 볼 게 많다고 이렇게 많은 사람이 북적거리는지 모르겠습니다.

 

 

소림사 입구에 세워진 무술 승인가 봅니다.

입구부터 힘이 느껴지지 않습니까?

오늘 이곳에 온 기념으로 기를 잔뜩 받아 돌아가렵니다.

 

 

이제 안으로 계속 들어갑니다.

천하제일명찰이라는 석패방이 보입니다.

여기까지 입구에서 제법 한참을 걸어야 합니다.

물론, 중국사람 중 이렇게 걷는 것을 싫어해 전기차를 타고 가는 사람도 많습니다.

 

 

천하제일명찰이라는 석패방을 지나 좀 더 들어가면 오른쪽으로 무술시범을 하는

공연장이 보이는데 하루에 몇 차례 시간을 정해놓고 공연을 하기에 미리

시간 확인을 하시고 구경하시는 게 도움이 되실 겁니다.

이곳이 소림사에서는 가장 인기 품목일 겁니다.

공연 모습을 보기 위해 한 시간 전부터 줄이 늘어서기 시작합니다.

 

 

연무청이라는 곳이 무술 공연장입니다.

그런데 그 뒤쪽 왼편으로 빈관이 보입니다.

컥! 중국의 소림사는 숙박업도 함께 하는가 봅니다.

사진 아래 보이는 소림연무장이라는 곳은 그냥 운동장입니다.

 

 

무척 나른한 날이었나 봅니다.

동자승이 하품을 참지 못하고 입이 찢어지라고 하품을 하네요.

역시 소림사에서는 하품조차도 내공이 있어 보입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지금 달마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요?

이곳에서 처음 포교를 할 때는 차력과도 같은 무술이 본업이 아니었잖아요?

참선을 통한 득도가 아닌가요?

그런데 참선과는 다르게 무술이 판을 치고 장사하는데만 열을 올립니다.

중국의 사찰은 포교보다는 돈벌이가 먼저인가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