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12. 1. 08:00ㆍ삼국지 기행/삼국지 기행
여러분! 안녕하세요?
드디어 2012년의 마지막 달의 아침이 밝았습니다.
佳人 이제 여행을 마치고 무사히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별로 길지도 않은 42일간의 여행이었지만, 무척 오랜만에 집에 돌아온 것 같고 모든 게
낯설게 느껴지는데 원래 계획은 중국에 좀 더 머물며 더 많은 곳을 다녀보려고 했지만,
함께한 마눌님이 감기에 걸렸고 여행 내내 잘 견디던 카메라도 그만 맛이 가버렸어요.
게다가 함께 출발한 친구가 집에 일이 생겼다고 먼저 귀국한다고 하자
갑자기 집이 그립고 돌아오고 싶어 일정을 앞당겨 돌아왔습니다.
떠날 때는 아낌없이 모두 주고 떠나는 아름다운 계절인 가을이었지만,
돌아와 보니 어느새 가을은 저만치 물러나 버렸습니다.
이번 여행은 중국의 풍경보다는 주로 삼국지의 이야기 속으로 다녀왔습니다.
佳人의 여행은 끝났지만, 여행기는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우선 따끈한 커피 한잔 끓여놓고 천천히 음미하며 여행을 준비했던
그날로 돌아가 이야기를 시작해볼까 합니다.
오늘 여행기를 시작하면서 여행을 준비해 배낭을 챙기며 떠나는 것처럼 가슴이
두근거리는데 여행기를 쓰는 목적 중의 한가지가 바로 여행 중에 느꼈던 그런
설렘을 사진을 정리하고 이야기를 쓰며 다시 느낄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되네요.
우리 같은 아마추어가 여행기를 쓴다는 일이 사실 쉬운 일은 아니지만, 이렇게 여행기를
쓰며 느끼는 것은 여행 당시로 돌아가 그때 느꼈던 감정을 그대로 다시 느낄 수 있다는
점인데 오늘부터 佳人의 능력으로는 어려운 일인 여행기를 시작해보려고 합니다.
시작이 반이라고 일단 저질러 놓으면 언젠가 끝을 보지 않겠어요?
우선 이번 여행도 처음 계획과는 다르게 현지에서 일정을 변경하며 다녔습니다.
더군다나 돌아오는 배편을 예약하지 않았기에 아주 자유롭게 일정을 늘리고 줄이며
부담 없이 구경하고 돌아왔습니다.
우선 위의 지도를 보시며 이번 여행의 전체 일정입니다.
출발은 인천항에서 친황다오로 들어갔지만, 돌아오는 길은 연운항에서 평택으로 오는
배를 탔는데 원래 인천으로 오는 배를 타려고 계획했지만, 하루 전 도착해보니
바로 그날 평택으로 가는 배편이 있어 그냥 표를 끊고 탔습니다.
이번 여행은 다른 때와는 달리 우리 부부 둘만의 여행이 아니었고 佳人의 오랜 친구
한 사람이 여행 시작할 즈음 갑자기 합류하는 바람에 세 사람이 다녀왔습니다.
매번 부부 둘만 다니다가 이렇게 함께 다니니 오히려 더 든든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물론, 그 친구는 우리 부부보다 며칠 일찍 돌아갔으며 함께 하는 동안은 모든 일정을
우리의 계획에 맞추어 함께 다녀왔습니다.
떠나면 집이 궁금해 빨리 돌아오고 싶고 돌아오면 다시 그곳이 궁금해 또 떠나고 싶고...
인간은 늘 이렇게 지금 있는 곳보다 다른 곳을 더 궁금해하며 사나 봅니다.
이 죽일 놈의 궁금증!
어쩌면 좋겠습니까?
전체적인 일정은 인천에서 친황다오로 배를 타고 들어가 진황구선입해처라고
어려운 이름을 지닌 곳부터 구경하고 산해관과 노룡두를 보았습니다.
베이징으로 이동해 작년에 보지 못했던 원명원과 공왕부를 보았습니다.
베이징을 떠나 츠시엔이라는 아주 작은 마을을 찾아갔습니다.
그 마을에는 조조가 세상에서 가장 화려했다는 동작대 등 삼대를 세웠던 업성이라는
곳이었는데 접근하는 교통이 불편해 한단이라는 도시에서 기차를 내려
버스로 츠시엔까지 이동했습니다.
츠시엔에서 안양으로 버스로 이동해 갑골문자로 유명한 안양박물관을 돌아보았습니다.
안양을 떠나 조조의 고향이나 다름없다는 쉬창을 들려보고 뤄양으로 이동해 관제묘와
주왕성천자가육박물관이라는 곳을 구경했습니다.
그다음 쉬창에서 시안으로 이동하다가 작년에 시간이 없어 지나친 소림사가 있는
등봉에 계획도 없이 내려 구경하고 본격적으로 공명의 북벌 루트를 시안에서부터
시작했는데 먼저 공명이 죽은 오장원을 돌아보고 당시 난공불락이라는 진창성이
있었던 바오지를 거쳐 강유를 얻었던 티엔수웨이로 들어갔습니다.
천수라는 곳으로 맥적산이라는 곳에 만든 석불을 보고 가정고전장을 들렸다가
선인애라는 곳도 들려보았는데 천수라는 도시는 예정에도 없이 하루를 더 머물며
구경한 곳으로 제법 볼만한 곳이더군요.
이제 다시 남으로 내려와 공명이 북벌하며 가장 오래 머물렀던 한중이라는 도시로
험준한 산을 넘어 내려왔습니다.
한중에서는 북벌 중 첫 전투가 벌어졌던 정군산에 들려 산에 올랐다가 길을 잃어 시간만
낭비해 공명의 무덤이 있는 무후묘만 들렸고 양평관과 마초의 묘는 들리지 못했습니다.
그래도 한중박물관과 그 유명한 석문잔도는 구경했습니다.
다시 남으로 내려와 광위엔에서 한 사람이 만 명의 적을 막을 수 있다는 검문관을
구경하고 아주 오래된 잔도인 명월협과 장비와 마초의 격전장이라는 옛이름이 가맹관인
소화고성을 들려보았고 광위엔을 떠나 장비가 수하 장수에 살해당했던 곳인 랑중이라는
곳을 구경하고 유비가 삼분천하의 첫걸음을 시작한 미엔양의 푸뤄산을 올랐습니다.
미엔양을 떠나 방통이 주군에게 명분을 만들어주려고 자신을 버린 백마관에 들렸습니다.
방통이 죽은 낙봉파는 교통이 불편한 곳으로 힘들게 다녀왔습니다.
그다음 우리의 최종 목적지인 청두에 들어가 낙산대불, 무후사, 도강언을 구경하고 구채구로
올라갔으며 구채구에서 황룡으로 가는 길이 눈 때문에 막혀 송판으로 내려와 하루를 보냈고
다시 성도로 돌아와 다주라는 작은 마을로 찾아가 멋진 석각구경을 하고 충칭으로 넘어갔고
충칭에서는 임시정부청사를 돌아보고 장강삼협을 운행하는 배를 타고 이창으로 내려왔습니다.
이창에서는 유비가 관우의 원수를 갚겠다고 일으킨 무모한 전쟁을 하다 육손의 화공에
패하여 불고기가 될뻔했다는 효정고전장을 구경하고 징저우로 이동했습니다.
친구가 장강삼협 투어를 마친 후 귀국하는 바람에 우리 부부도 일정을 단축해
징저우에서 몇 곳을 보려던 계획을 포기하고 우한으로 이동했습니다.
징저우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해 날씨마저 을씨년스러워 우한에서는
박물관만 보고 일정을 끝내버렸습니다.
추운 날씨를 피해 조조와 화타가 태어난 보저우로 이동해 조조가 태어난 위무고리라는
동네 구경도 하고 화타가 살았던 집과 사당도 구경했습니다.
소설에서는 두 사람이 사실과 다르게 악연으로 알려졌지만,
같은 고향 출신끼리 원수질 일이 있나요?
일면식도 없는 사이였지요?
여행을 마무리하며 쉬저우를 지나 연운항으로 이동해 인천행 배를 알아보다
당일 평택으로 가는 배편이 있어 바로 오후에 배를 타고 우리나라로 돌아오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42일간의 여행을 마치고 지금은 집에 도착해 그때 보았던 모습을
사진으로 다시 들춰보며 이야기를 시작하려 합니다.
우선 사진 정리부터 시작하렵니다.
사진 정리가 끝나면 바로 시작하렵니다.
이제 2012년도 마지막 달력을 넘겼습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이번 여행의 부제를 삼국지 기행으로 할까 합니다.
사실, 제대로 된 삼국지 기행은 아니고 이번 여행의 목적지인 구채구를 가는 도중에
삼국지에 등장하는 많은 지명이 있더군요.
그래서 가고 오는 길에 몇 곳을 들렸기에 그렇게 부제를 달아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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