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12. 4. 08:00ㆍ삼국지 기행/삼국지 기행
2012년 10월 19일 금요일 여행 1일째
이번 여행도 배를 타고 중국으로 들어갔습니다.
인천항에서 친황다오로 가는 배를 편도로 들어갔고 4일실에 한 사람이
139.300원을 냈습니다.
미리 전화로 예약만 하고 출발 당일 항구에 도착해 승선권을 사면 되더군요.
시간이 많이 걸린다는 단점만 빼면 비행기 보다는 여유롭고 편안하더군요.
환전은 처음으로 명동에 나가 사설 환전소를 이용해 보았습니다.
지금까지는 중국 돈은 위폐가 많다고 하여 망설였으나 그곳에는 위폐감별기까지 설치하여
그리 염려하지 않아도 되더군요.
환율은 기준환율에 1원 정도 더 주고 환전했습니다.
은행과는 비교되지 않을 정도였습니다.
이번에는 비자 발급을 먼저와는 다르게 별지 비라자는 것을 받았습니다.
일반 비자와는 크게 다르지 않으나 몇 가지 다른 점이 있어 혹시 중국 여행을
준비하시는 분에게 도움이 될까 하고 적습니다.
별지 비자는 2인 이상이 함께 출국하고 입국할 때 유용합니다.
같이 받은 비자로 출국과 입국이 같아야 합니다.
비행기는 물론 배를 타도 같습니다.
입국과 출국이 다른 곳이어도 문제되지 않습니다.
그러니 단체 비자와 같은 의미로 받아들여도 좋겠습니다.
우선 1인당 비용이 3만 5천원 정도로 개인적으로 받는 비자보다는 저렴합니다.
물론 단체 여행을 떠나실 때 받는 비자 비용보다는 조금 비싸네요.
비자 발급에 필요한 사진이 필요 없고 여권의 사진이 보는 면만 복사나
사진을 찍어 이메일로 보내도 됩니다.
사용방법은 단체여행시와 같이 함께 움직여야 합니다.
중국 공안부에서 발급하는 비자입니다.
별도로 비자에 붙이는 비자가 아니라 별지 종이에 인쇄되어 나오기에
페이퍼 비자라고도 합니다.
발급 후 발급 일자로부터 딱 60일간만 중국에 머물 수 있습니다.
입국 날자가 아니라 발급 날자로부터 60일이 계산됩니다.
물론, 연장은 안 된다 합니다.
그러나 우리 부부처럼 60일 이내로 함께 여행하시는 분에게는 아주 안성맞춤인 저렴한 비자네요.
중국으로의 배낭여행은 이번이 네 번째입니다.
제일 처음은 윈난성이었고 두 번째는 귀주성과 광시좡족 자치구인 구이린 주변이었습니다.
세 번째는 산서성, 하남성과 산동성이었습니다.
그리고 이번은 그냥 삼국지에 나왔던 지명을 찾아 두리번거리는 단순한 여행입니다.
여행이란 떠나기 전 준비하며, 다니는 중에도 그리고 다녀와서 이렇게 사진을 정리하며
글을 쓰면서도 두근거립니다.
혹시 함께 이야기 속으로 들어오셔서 같이 다니실 분이 계시면 정말 기쁘겠습니다.
佳人의 여행 이야기는 워낙 혼자만의 생각이기에 옳고 그름을 따지시는 분이
계신다면 정중히 사절하겠습니다.
이 이야기는 개인이 여행하며 느꼈던 개인적인 생각이기에
여러분의 생각과 어긋날 수 있습니다.
절대로 佳人 개인의 스타일임을 미리 아시고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여행과 관광의 차이점은 무엇일까요?
우리가 흔히 영어로 여행은 Travel이라 표기하고 관광은 Sightseeing이라고 구분하더군요.
굳이 구분할 이유가 없겠지만, 여행하다 보니 그 차이를 조금은 구분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편하시려면 관광을 가시는 게 좋고, 자유롭게 다니시려면 여행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정해진 코스를 가이드의 인도에 그냥 따라만 다니시려면 관광을 떠나시고 내가 정한 곳만
골라 다니시려면 여행을 떠나야 합니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방법으로 구경다니면 되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이번 여행은 아름다운 풍경도 별로 없었고 대단한 유적도 보지 못했지만,
1.800여 년 전으로 타임머신을 타고 시간여행을 다녀왔기 때문에
고생스러운 여행이었지만, 만족합니다.
정보도 충분하지 못했고, 동선도 원활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이번 여행 목적에 맞는 곳인가 의심하며 다녀왔기 때문입니다.
삼국의 치열한 전쟁 속으로의 여행은 삼국지를 좋아하는 남자에게는 로망일지
모르지만, 그러나 울 마눌님은 사실 떠나기 전에는 삼국지라는 소설의 제목은 들어
알고 있지만, 그 줄거리에 대해서는 거의 알지 못하는 재미없는 여행이었습니다.
하지만, 끝까지 佳人을 위해 묵묵히 동행해준 마눌님에게
고맙다는 이야기를 전하고 싶습니다.
청두의 무후사도 들어가지 않고 佳人만 들어갔다 왔으며 마눌님은
그 옆의 진리라는 거리만 거닐 정도였습니다.
동행한 친구조차도 삼국지에는 별 관심이 없기에 사실 혼자만 즐겼던 여행이 되고 말았습니다.
그러나 마지막까지 언제나 옆에 함께하며 미소와 격려로 응원하였기에
무사히 다녀올 수 있었습니다.
편하고 환상적인 장소로의 관광보다는 힘들고 직접 물어 찾아가는 여행을 함께
묵묵히 따라준 울 마눌님의 힘이 아니었다면,
이번 여행을 무사히 다녀올 수 없었기에 이 자리를 빌어 고마운 마음을 표하고자 합니다.
떠나기 전 말씀드린 대로 이번 여행의 목적은 구채구(九寨溝 : 주자이거우)입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물을 볼 수 있다는 곳으로 중국사람도 가장 다녀오고 싶은
여행지 1순위에 올라있는 곳이지요.
이곳의 물을 보고 나면 세상의 모든 물이 우습게 보인다는 웃기는 물입니다.
그러나 구채구를 가기 위해 많은 분이 성도(成都 : 청두)라는 도시에서 출발하나 봅니다.
그래서 이번 구채구 여행을 준비하며 성도라는 도시에 가려고 생각하니
어린 시절 읽었던 삼국지가 생각난 것입니다.
그때 성도는 촉한의 도읍으로 유비와 제갈공명의 활약에 마음 졸이며 읽었던 기억이 있어
그 주변에 얽힌 그때의 이야기 속의 장소 몇 군데 함께 돌아보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이번 여행의 테마는 삼국지 중 일부를 비비고 볶고 굽고 찌면서
혼자만의 요리를 하며 다녀보려 합니다.
제대로 된 삼국지 기행을 하려면 1년도 넘게 걸리겠지만, 그냥 슬쩍 지나며 그 근방이 있는
몇 곳만 들려보고 왔습니다.
이런 이야기는 원래 정사에 충실해야 하지만, 진수의 삼국지 정사를 모두 읽는다는 일은
佳人에는 천지개벽해야 가능하기에 우리나라에 많이 읽히는 나관중이 쓴 삼국지연의를
중심으로 하되 그 이야기도 역사의 사실과 어긋난 작가의 주관적인 생각에
짬뽕 판타지보다 더 황당하고 엉뚱한 생각이기에 佳人의 생각도 곁들여 다녀보렵니다.
사실 진수가 썼다는 삼국지라는 책도 진수의 개인적인 생각이지
정확한 사실에 한 치의 어긋남도 없이 썼겠어요?
물론 길을 가다 대부분은 다른 이야기겠지만, 삼국지의 현장에서는 그때를 생각해 보렵니다.
작년에 우리 부부가 타이위안을 지나다 우연히 나관중 기념관에 들른 적이 있습니다.
아마도 그때 나관중의 귀신이 우리 부부를 이번 여행으로 인도했는지 모릅니다.
세상에 한국말도 모르는 나관중 귀신이 중국말도 모르는 우리 부부를 말입니다.
어때요?
그냥 소문이 난 유명 관광지를 돌아보는 것도 좋지만, 이렇게 이야기가 있는
여행지를 찾아다니는 일도 나쁘지는 않습니다.
여행이란 나만의 생각으로 그런 곳만 찾아가보는 일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젊은 시절이라면 이런 테마여행은 나중에라도 갈 수 있지만, 나이 든 우리 세대에서는
지금 이런 여행을 하지 않으면 영원히 갈 수 없을지 모릅니다.
풍경이 좋은 곳도 아닙니다.
역사적인 대단한 유적이 있는 곳은 더더욱 아닙니다.
누구는 위험한 그런 외진 곳을 왜 찾아다니느냐고 합니다.
볼 것도 제대로 없는 곳을 말입니다.
지금은 퇴색되고 낡아서 헤진 것처럼 생각되는 이야기 속으로의 여행도 좋습니다.
많은 민초가 지나가며 땀을 흘렸을 것이고 눈물을 흘렸을 것이고
이야기가 남아있었을 것 같은 곳 말입니다.
여행이란 내 마음이 편안하면 그게 좋은 게 아니겠어요?
삼국지도 몰랐던 울 마눌님도 이제 삼국지에 관해 이야기합니다.
여행이 주는 새로운 일이 생긴 거지요.
우리 부부의 첫발은 우선 인천에서 배를 타고 서해를 건너 친황다오에서 시작합니다.
여기는 만리장성의 시작이며 끝이라는 것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요즈음 중국의 역사 왜곡이 점차 그 도를 넘어 만리장성이 오만리장성이라는 이야기도 들리는
시기라 만리장성을 시작과 끝 지점을 직접 눈으로 보고 싶었기 때문이지요.
여행의 주목적이 세상에 가장 아름다운 물이 있다는 구채구라는 자연의 모습으로 보기 위해
청두로 가야 하기에 청두 주변에 널려있는 많은 이야기 중 그래도 뭐니뭐니해도 으뜸은
삼국지와 관련된 촉한의 이야기가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가는 길에 부근에 돌멩이보다도 더 많다는 삼국지 이야기를
간간이 생각하며 다녀오려 합니다.
여행을 떠나며 사실 늘 걱정입니다.
그 이유는 알지 못하는 곳을 찾아가기 때문입니다.
세상에서 벌어지는 일은 두 가지라 합니다.
걱정해서 해결되는 일이 있고 걱정한다고 해도 해결되지 않는 일이 있다 합니다.
그러나 뒤집어 보면 걱정해서 해결되는 일은 걱정하지 않아도 해결되고, 걱정해서도
해결되지 않는 일은 걱정한다고 해도 해결되지 않습니다.
그러기에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여행은 이렇게 늘 약간의 걱정을 하며 떠나는 일인가 봅니다.
그래야 더 여행다우니까요.
여행의 시작을 친황다오에서 시작합니다.
그 다음 베이징으로 들어가 업성으로 가기 전까지는 삼국지에는 별로 거론되지 않는 곳이네요.
그러다 보니 삼국지 기행은 당분간 미뤄지게 생겼습니다.
오늘 이번 여행을 시작하며...
뱃전에서 바라보는 저녁노을.
내가 살아온 삶을 반추하면서 수만 가지도 넘는 생각들,
이제 미련도 후회도 하지 말아야겠다.
지금까지 부지런히 살아왔다고는 생각하지만,
하나씩 살그머니 삶의 조각들을 떠들쳐 보니
어느새 바람에 흩날리는 낙엽과도 같은 삶이었구나.
그것은 자기 만족에 불과한 허상이었어...
이제는 세월의 흐름에 그저 헛웃음으로 배웅하려나 보다.
지금까지 살아온 일이 마치 일장춘몽이런가?
난 열심히 살아왔다고 하지만, 모두가 허상을 본 듯하구나.
맞아! 뱃전에 부서지는 파도와 같은 것.
일장춘몽이면 어떻고 허상이면 또 어떤가?
그게 쌓이고 모여 佳人의 삶이 아니겠는가?
그렇다고 그 꿈마저도 그냥 버릴 수 없구나.
그래도 아직은 살아갈 날이 조금은 더 남아 있잖아.
내일이면 다시 저 바다 위로 태양이 떠오르겠지?
그러면, 또 佳人은 군중 속으로 들어가 아둥바둥 살아갈 게야.
그래도 손 내밀어 바로 따뜻한 손을 잡을 수 있는 한 사람이
아직은 언제나 곁에 있어 난 정말 행복하구나.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부끄럽고 또 죄송합니다.
솜씨도 없는 佳人이 또 여행기를 시작합니다.
격려속에 이제 첫걸음을 시작합니다.
비록, 모자라고 부족하지만, 작은 용기를 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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