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엔산(绵山, 면산)을 버스 타고..

2012. 3. 29. 08:00중국 여행기/산서성(山西省)

10월 26일 여행 16일째

 

오늘은 미엔산(绵山 : 면산)이라는 곳으로 찾아가 봅니다.

핑야오에서 밤에 정전되어 춥게 잤더니 또 몸살이 왔습니다.

이번 여행 중 두 번째 몸살입니다.

 

아침에는 그리 심한 것 같지 않아 약을 먹지 않고 갔다가 산속에 들어가 추워서 아주 혼이 났네요.

아파 죽으나 추워 죽으나 마찬가지가 아닌가요?

아니지요.

한식 청명의 시작이라는 면산에 왔으니 청명에 죽으나 한식에 죽으나...

 

어제 왕가 대원을 갔을 때 대원의 동남쪽 끝에 누각이 하나 있었습니다.

바로 문표를 끊고 들어가는 문 위에 있는 누각입니다.

그 누각의 이름이 망면각(望綿閣)이라 지었더군요.

위의 사진이 바로 망면각입니다.

 

그 누각에 올라 바라보면 한눈에 면산을 볼 수 있어 그렇게 지었다 합니다.

왕 서방도 면산이 멋진 것을 알았나 보네요.

얼마나 면산이 잘생겼으면 그곳에 누각을 짓고 면산만 바라보았을까요?

 

그러나 요즈음 이 지방 날씨가 낮에도 안개로 말미암아 시야가 흐려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아마도 왕 서방이 부자가 된 이유가 바로 면산의 정기를 타고

이 마을에 태어났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도 얼른 면산으로 달려가 면산의 기를 듬뿍 받아야 하지 않겠어요?

함께 가셔서 비록 사진 속이나마 모두 기를 받으십시다~

 

우리 부부의 이번 여행의 주 목적지 중의 한 곳이 바로 면산입니다.

이곳을 가는 방법은 개휴 시내에서 택시를 타면 간단합니다.

이곳을 다녀온 여행자의 대부분은 여행사를 이용한 단체여행으로 여행기를 남겼다 하더라도

우리처럼 개인적으로 찾아가는 사람에게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아직 개인적으로 다녀온 사람도 많지 않지만, 그 또한 택시 외에는

다른 교통정보가 부족한 편입니다.

 

이제 佳人이 일반버스를 타고 간 이야기를 할 것입니다.

택시를 타고 기사와 스트레스를 받아가며 다니실 필요가 없이 우리 부부처럼

속 편하게 버스를 타고 다녀오시면 됩니다.

우리 부부도 이 버스 편을 알기 위해 여러 사람에게 물어보았으나

대부분 버스가 다니지 않는다 했습니다.

심지어 교통경찰까지 택시 외에는 없다고 했으니까요.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우리 숙소에 있는 직원과 경비아저씨가 정확히 알려주어 다녀올 수

있었고 경비는 절대로 택시를 타지 말라고 신신당부합니다.

그 이유는 택시요금을 깎으면 산아래 면산이라고 쓴 입구에 내려준다고 합니다.

거기도 면산은 면산이지요.

 

그러면 더 이상의 선택이 없겠지요.

산을 걸어 올라가던가 아니면 돈을 달라는 대로 주고 입구에서 다시 타고

올라가던가 그것도 싫으면 돌아오던가...

이제 칼자루를 택시 기사가 쥐었으니 하자고 하는 대로 해야 할 겁니다.

그러나 여러분~

쫄지 마세요.

 

이곳은 최근에 우리나라 사람에게 알려지기 시작해 이제는 제법 많이 찾아오는 관광지 중의

한 곳이기에 아직 자유 배낭여행자에게는 접근성이 좋지 않아 주로 여행사를 따라

단체여행으로 찾아가는 가 봅니다.

택시 외에는 중국에서 말하는 公交는 아직 없나 봅니다.

 

면산으로 가는 버스는 하루에 한 번만 들어간다 합니다.

아마도 계절에 따라 다르지 않을까 생각하지만, 무조건 하루에 한 번은 꼭 간다는 말입니다.

그런데 어디서 버스가 출발하는지 알지 못합니다.

다만, 기차역 앞 광장에서 출발한다는 정보만 듣고 버스를 타러 갑니다.

 

시간도 아침 6시 반경부터 7시 전후라는 말만 있고 정확한 출발시각도 정해지지 않은 버스라

하니 중국에서는 이렇게 정확한 시간이 없이 어느 시각 쭈어여우(左右 :좌우)라는

말을 많이 듣고 다닙니다.

아침에 숙소를 나서려니까 숙소 앞에 이미 택시 기사가 우리 부부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 기사는 우리 부부가 어제 이 숙소에 들어가는 것을 보았다는 말이고

우리 부부를 콕~ 찍었다는 의미일 겁니다.

무조건 우리 부부를 붙잡고 택시로 가자고 합니다.

고개를 저으며 버스로 간다고 하자 면산으로 가는 버스는 없다고 합니다.

 

지에시우(介休 : 개휴)의 택시 기사는 아주 집요했고 일반 대중교통편은 없다고 우기기

일쑤인데 우리 숙소 경비가 택시 기사 뒤편에 서서 우리 부부에게 택시를 타지 말라고

의미로 손을 가로젓습니다.

그러다 택시 기사가 돌아보면 면산이 아니고 다른 먼산을 바라보기만 합니다.

 

아까 경비에게 들었던 대로 기차역 광장으로 걸어갑니다.

그런데 숙소 경비가 갑자기 큰길 가운데에 있는 중앙분리대로 뛰어오며

우리 부부가 가고 있는 곳이 아니라고 알려줍니다.

친절한 경비 아저씨~

그러니 버스가 출발할 예정인 곳은 광장 안이 아니고 광장을 삥 둘러

 기차역으로 들어가는 길 입구였습니다.

위의 지도를 참고하시면 누구나 찾을 수 있고 그곳에 가시면 안전하고 스트레스 없는

버스를 타고 '룰루랄라~' 하시며 면산으로 즐겁게 다녀오실 수 있습니다.

왜?

우리 여행은 즐겁고 소중해야 하니까~

 

그러나 아직 그곳은 버스는 없고 잠시 기다리니 위의 사진에 보이는 버스가 들어옵니다.

그곳까지도 역시 택시 기사가 따라와 우리 부부를 붙잡고 면산으로 가자 합니다.

하이에나보다 더 징그럽습니다.

우리 부부가 나이가 있어 약간 상하기는 했어도 아직은 썩은 고기도 아닌데...

 

7시 전후로 출발한다는 버스는 7시 30분이 되어서야 들어오고 버스가 들어와 정차했는데도

버스 뒤에서 면산으로 가는 버스가 없다고 우기는 택시 기사에게 뭐라고 해야 하나요?

헐!!!

내게 가까이 다가오지 마라!

알아듣지도 못하는 말로 유혹하지도 마라!

 

그래서 없다고 한 유령 버스 사진을 일부러 앞으로 가 찍었습니다.

바로 위의 사진입니다.

지에시우 택시 기사의 정말로 재미있고 능청스러운 연기에 귀엽기까지 하네요.

그러면서 이번에는 택시는 면산까지 20원에 가겠다 합니다.

20원이란 요금은 버스요금과 같습니다.

그리고 두 사람이 버스를 타면 40원이니 택시가 훨씬 저렴하다는 말입니다.

여기에 빠지면 또 큰일 납니다.

자~ 여러부우우우운~

위의 사진을 확인하시면 면산으로 가는 버스가 분명히 있습니다.

 

이럴 때 누가 佳人에게 알려주었어요.

우리말로 웃으며 속삭여주라고요.

뭐라고 하느냐 하면....

"너 주글래?"

꼭 웃으며 속삭여 주라고 알려주었습니다.

 

그 이야기를 믿고 택시를 타면 낭패를 볼 수 있다는 말을 아까 경비가 했거든요.

20원에 가는 곳은 면산으로 올라가는 입구까지 가고 그곳에 내려준답니다.

환장하라는 말이지요.

복장 터져 죽으라는 말입니다.

그곳이 면산 입구니까요.

 

아무 교통편도 없는 그곳에서 걸어 면산으로 올라갈 수는 없잖아요?

몹시 나쁜 방법입니다.

만약, 그곳에 내리면 이제는 올라가려면 택시 기사가 달라고 하는 대로 주고 올라가야 합니다.

그러니 택시를 타지 않으려면 말도 섞지 말아야 합니다.

미소는 물론 눈길조차 주지도 말아야 합니다.

우리가 투명인간처럼 행동해야 합니다.

숨소리도 듣지 말아야 합니다.

 

버스 안에는 중국 젊은 여행자도 탑니다.

버스 승객 대부분은 면산 안에서 일하는 직원이고 여행자는 우리 부부와 중국인 학생 자매와

광저우에서 IT 업계에서 일을 한다는 사진에 보이는 배낭을 멘

젊은 남자로 5명이 순수 여행자입니다.

버스 여행이 좋은 이유는 이렇게 중국 여행자를 버스 안에서 만날 수 있다는 말입니다.

그리고 젊은 중국 여행자는 영어도 가능하고 많은 정보도 가지고 있습니다.

 

다행히 이번에 만난 젊은 남자는 영어를 아주 유창하게 하는 사람으로 면산을 두 번째 구경하러

간다도 하기에 그래서 우리 부부는 그들과 함께 면산여행을 하기로 합니다. 

중국 여행을 다니다 보면 이렇게 같은 곳을 다닐 여행자를 만나 함께 다닐 수 있다면 행운입니다.

게다가 영어까지 하니 대강은 통할 수 있어 무척 편리합니다.

우리 군사가 조조의 백만 대군과 필적할 정도의 다섯 명입니다.

 

버스는 7시 45분경에 출발합니다. (시간은 언제나 일정치 않음을 아세요.)

요금은 14원/1인이며 버스는 두 군데 정차한답니다.

기사가 적어준 메모지에 보이는 전산(前山)과 후산(後山)이며 요금이 전산까지 14원이고

후산은 6원을 더 받아 20원입니다.

길은 외길로 만들어진 모양입니다.

 

직원은 우리 같은 관광객과 달리 버스요금을 놀라울 정도로 저렴한 5원만 받습니다.

그러니 이 버스는 일반 공교가 아니고 면산에서 직원을 위해 운영하는 그런 버스였나 보네요.

버스 색깔이며 모양부터 여느 시내버스와는 많이 다르다 생각했습니다.

 

우리 부부와 함께 오늘 면산을 구경할 위의 남매도 함께합니다.

누나와 남동생이 여행 중이라 하며 우리는 이 남매를 통하여 얻은 정보 때문에

우리 여행 일정을 크게 변경하였는데 원래는 남쪽으로 내려가며 시안을 들렀다가

뤄양으로 가려고 했지만, 꾸냥이 자기가 사는 진성이라는 동네 가까운 곳에

황청샹푸(皇城相府 : 황성상부)라는 멋진 곳이 있다고 꼭 가보라 합니다.

요렇게 깜찍하고 예쁜 처자가 佳人 오빠에게 소개하는데 어찌 가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사실 시안은 아주 오래전 여행사를 따라 다녀온 적이 있기에 그 때문에 과감히 생략하고

방향을 동쪽으로 급변경하였습니다.

결과적으로 황성상부는 우리를 실망하게 하지 않았습니다.

정말 대단하고 멋진 곳이었습니다.

그러나 가는 길을 몰라 이상한 경험도 하며 찾아간 곳입니다.

 

버스는 한 번도 쉬지 않고 면산을 오릅니다.

그러니 택시를 타면 이곳까지만 와서 걸어 올라가라 하나 봅니다.

산에 도착하니 잔뜩 찌푸렸던 날씨가 비를 뿌리기 시작합니다.

면산은 한식, 청명절의 시작이 된 곳이지요.

 

산에 오르기 전에 대규모의 면산 풍경구 관리사무소를 새로 짓나 봅니다.

아마도 저 사무소와 주차장이 있는 입구가 완공되면 모든 여행자는 이곳에서 내려 표를 사고

풍경구에서 운영하는 구내 버스를 의무적으로 타야만 산에 오를 수 있지 싶습니다.

그렇게 되면 입장료 외에 입장료보다 더 많은 돈을 주어야 버스를 탈 수 있을 겁니다.

중국은 어디나 이렇게 여행자에게 이중의 돈을 받기 위해 입구를

아주 먼 곳에 만드는 재주를 가진 나라지요.

이제 중국을 다니다 보니 보기만 해도 감이 오네요.

 

산으로 오르는 길이 무척 가파르고 험합니다.

길도 넉넉하게 넓은 것도 아니고요.

카브 길에서는 버스 두 대가 서로 교행 하기조차 어려운 좁은 언덕길입니다.

 

오른쪽을 내려다보면 낭떠러지입니다.

버스가 커브길에서는 속도를 줄여 천천히 돌아야만 안전하게 갈 수 있습니다.

드디어 멋들어진 커다란 패방이 보입니다.

 

패방이 우뚝 서 있는 앞에서 버스는 정차하고 이때까지 모든 관광객은

이곳에서 내려 문표를 사야 합니다.

풍경구 안에 근무하는 직원은 버스에 그냥 앉아 있습니다.

여기가 바로 앞산이라는 前山인가 봅니다.

문표는 110원이며 경로 할인이 적용되면 55원만 내면 됩니다.

 

문표를 사는 그 사이 버스는 서서 기다려 줍니다.

다시 버스를 타고 뒷산이라는 後山으로 갈 것인가를 결정해야 합니다.

우리 일행 다섯은 작전타임을 갖습니다.

작전타임 동안 주고받는 말은 중국어와 영어와 한국어가 동시에 진행됩니다.

이렇게 다국적 언어로 작전타임 가져보셨수?

가져보지 않으셨으면 말을 하지 마세요.

우리 부부 해 봤수~

우리 부부가 가장 잘하는 게 여행 중 걷는 일입니다.

 

그러나 젊은이가 문제입니다.

그는 캐리어를 끌고 왔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모두 걷기로 흔쾌히 결정해버렸습니다.

그래서 기다리고 있는 버스 기사에게 걷겠다고 하며 그냥 출발하라고 했습니다.

버스 기사는 자꾸 우리 부부에게 버스를 타라 합니다.

여기부터 한참을 걸어야 한다고 하는 듯하지만, 그것은 그 기사가 걷기 대장인 우리 부부를

전혀 모르고 하는 말이지요.

 

우리가 구경할 면산은 우리에게도 익숙한 절기인 청명, 한식이 생긴 사연이 있는 곳입니다.

일단 이곳에서 후산까지 걸어가기로 합니다.

그다음 후산인 종점에서 버스를 타고 다시 나오는 것으로 결정하고 버스를 보내버렸습니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이게 무척 탁월한 결정이었습니다.

정말 면산을 제대로 구경한 결정이었습니다.

우리 부부만 왔더라면 이런 사실 조차 알 수 없는 일이잖아요. 그쵸?

 

반대로 했다가는 나올 때 버스가 만원이라 이곳에서는 태우지 않더군요.

오늘은 들어가는 버스는 한 번이고 나올 때는 두 편이 있다고 합니다.

이게 일정치 않지만 무조건 들어가고 나오기는 하니까 걱정하지 마세요.

문표를 파는 곳에서는 문표 말고 위의 사진에 보이는 지도도 5원에 파는군요.

중국어도 모르는 우리 부부는 사지 않았습니다.

진성에서 온 꾸냥이 지도를 사서 佳人보고 얼른 사진을 찍으라 합니다.

 

아마도 한국사람 중에 이곳에서 버스를 내려 후산 끝까지 걸어 들어간 사람은 없을지도 모릅니다.

거리는 5km 정도라는 것만 듣고 걷습니다.

혹시 이곳을 오시려고 하시는 분 중 우리처럼 걸어보세요.

정말 평생 잊지 못할 대단한 경험을 하실 겁니다.

 

이제 버스는 떠났습니다. 

면산을 돌아보는 최고의 방법은 걸어가며 즐기는 겁니다.

같은 입장료만 내고 왜 차만 타고 쌩~ 하고 돌아봅니까?

천천히 두리번거리며 걷다 보면 본전도 뽑을 수 있고 경치에 반해

우두커니 서서 구경하다 갈 수도 있는 걸요.

이렇게 구경하면 입장료 본전을 뽑고도 남습니다.

 

이제 내일은 전산(前山) 매표소부터 출발하렵니다.

이곳도 천천히 두리번거리며 걸어가며 구경합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정말 꼭 알아야 하는 것은 누구도 가르쳐주지 않습니다.

그것은 내가 스스로 알아내야 합니다.

내가 스스로 알아냈을 때 비로소 그것은 내 것이 되고 영원히 내 기억 속에 남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