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12. 18. 00:30ㆍ佳人의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佳人의 이런 저런 그런 이야기
어제 토요일 모처럼 식구가 모두 모였습니다.
가족이라야 우리 부부와 아들 둘이 전부인 단출한 가족입니다.
두 아들은 워낙 바쁘게 살아다니기에 서로 얼굴은 보지만, 대화조차 나누기 어렵지요.
큰아들이 금요일 회사 일로 워크숍을 갔다고 하룻밤을 자고 오전에 돌아왔습니다.
작은아들도 모처럼 늦잠을 자고 있었고요.
모두 바쁘게 생활하기에 한집에 살아가도 함께 모여앉아 식사조차도 하기 어렵습니다.
백수인 佳人이야 늘 시간이 남아 걱정이지만...
그래서 얼마 전에 사다 놓은 돼지고기가 있기에 보쌈을 만들어 먹기로 합니다.
보쌈에는 가장 중요한 재료인 김치가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며칠 전 우체국 택배를 통해 보내준 김치가 생각나기에 꺼내보기로 합니다.
택배가 도착하고 바로 김치냉장고에 넣어 두고 나중에 먹으려 했지만, 돼지고기 보쌈을 먹으려면 김치가 필요하잖아요.
그 김치는 우리가 평소 먹었던 그런 김치가 아니었습니다.
깨도 들었고 굴도 무척 많이 들어 있네요.
그리고 처음 보는 호래기도 들어 있습니다.
호래기란 우리가 흔히 말하는 꼴뚜기를 경상도 지방에서만 부르는 방언이지요.
김치를 무척 정성을 들여 만든 것이었습니다.
모처럼 가족이 둘러 앉아 점심을 맛나게 먹었습니다.
우리가 먹은 것은 돼지고기를 김치에 싸서 먹은 보쌈이 아니라
김치를 만든 분의 정성을 먹었고, 그분이 보내준 사랑을 싸서 먹은 겁니다.
세상은 이렇게 한끼의 식사를 하면서 서로 감사하고 정을 느낄 수 있나 봅니다.
모처럼 우리 가족이 서로의 사랑도 함께 나누며 말입니다.
행복한 밥상이란 푸짐하고 비싼 음식을 차린 밥상이 아니고,
둘러 앉아 먹는 사람이 서로를 생각하는 마음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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