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의 화신 서태후 5 - 최선의 수비는 공격입니다.

2011. 8. 20. 00:13佳人의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여인 열전

 

권모술수를 어린시절부터 배운 자희는 자기보다 두 살이나 어린 황후마저 자기 편으로 끌어들입니다.

착하기만 한 황후는 자희의 감언이설에 속아 홀라당 넘어 옵니다.

그 이유는 숙순등은 권력에 눈이 멀어 황후와 자기를 밀어내고 그들이 권력을 잡으려 하기에

우리 둘이 힘을 합쳐  어린 황제를 내세운 수렴청정을 해야 살아남는다고 꼬였지요.

이런 일이란 자희에게는 산보하며 노래 한 곡조 부르기보다 더 쉬운 일입니다.

 

순둥이 황후는 자희의 말에 아무 의심도 없이 따라가기로 합니다.

그러나 자희의 계획은 이런 방어작인 것만 있는게 아니죠.

최선의 수비는 바로 공격입니다. 

 

아울러 함풍제시절 중히 등용되지 않던 사람을 혁흔을 통해 내세워 숙순을 질책하고

황후가 수렴청정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게 합니다.

 

뭐라고 했을까요?

"신하의 신분으로 대권을 틀어쥐고 어린 황제를 대신해 조칙을 내리는 것은 지존을 끼고 이용하여

천하를 호령하려는 의도가 있다.

이런 일은 선제께서 그들에게 중책을 맡긴 뜻에 벗어날 뿐 아니라 천하의 인심을 얻을 수 없는

싸가지 없는 일이다."

그런데 이 이야기를 들어보면 바로 자희를 꾸짓는 듯하지 않으세요?

그 일을 자희가 대신하겠다고 하는 말이잖아요.

 

그러면서 지금 위급한 상황에서 기장 좋은 방법은 황태후가 직접 수렴청정을 함으로 황제의 이름으로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며 나라의 기강을 바로 잡는 방법이 가장 현명한 방법이다라고 주장하게

자희가 뒤에서 조종을 합니다.

 

우선은 황태후를 내세웁니다.

자희는 아직 황태후 만큼 존경을 받을 수 없는 입장이니까요.

그러나 황제의 친모는 자기였기에 황태후를 임시로 내세운 후 목적을 달성하면 토사구팽하겠다는 말이겠지요.

 

동시에 몇몇 보정대신의 군권을 하향조정해 버립니다.

그러면서 업무를 줄여준다는 명분으로 직무를 줄이고 직책을 파기해 버립니다.

동시에 혁흔은 병부시랑 승보와 결탁하여 군권을 장악하고 있던 몽고친왕인 승격림심을 매수하여

북경 주위의 군대를 장악해 버립니다.

예나 지금이나 군을 장악한다는 일은 세상을 장악하는 일입니다.

 

숙순은 이런 자희의 행동을 보며 먼저 선수를 치자고 했으나 다른 보정대신들이 머뭇거리기만 했지

결단을 내리지 못하였기에 당할 수 밖에는 없었지요.

세상의 일은 타이밍입니다.

그 순간을 놓치고 나면 아무리 좋은 여건이었더러도 상황이 종결됩니다.

 

이제 자희는 마지막 승부를 결심합니다.

비틀거리는 상대에게 시간과 기회를 주면 언제 다시 기운을 차려 역습을 할 지 모르기에

이번 기회에 끝장을 보려합니다.

마지막 계책은 황제의 운구가 북경으로 돌아오는 시기를 선택합니다.

운구의 중요성을 감안해 중대사한 일이기에 이 일은 숙순에게 맡겨야 한다고 하고 자희는 황후와

황제인 재순을 데리고 지름길로 사흘 먼저 북경에 도착합니다.

 

자희는 즉시 도성에 남아있던 대신들에게 숙순등의 죄상을 하소연하고 함풍제가 죽을 때 남겼다는

보정에 관한 조서도 그들이 위조한 것으로 선황제의 뜻이 아니라고 주장함으로 조정대신은

즉각 황태후가 조정에 나와 정사를 돌보아야 한다는 상소를 올리게 하고 승보를 위시한 무장들은

황테후가 수렴청정을 하지 않으면 군주의 뜻을 백성에게 전하고 국가의 기강을 세울 길이 없다고

주장하기에 이르릅니다.

 

만조백관의 이런 흐름에 어느 누구 반대의 의견을 내세울 수 없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세력의 강물은 도도히 지희의 생각대로 흘러가기 시작합니다.

더군다나 영국과 프랑스는 북경에서 정무를 처리하지 않고 숙순등이 계속 정권을 잡고 있다면,

우리와의 조약을 승인할 뜻이 없는 것으로 간주하겠다고 합니다. 

어쩌면 이렇게 짜고치는 고스톱보다 더 잘들어 맞습니까?

 

함풍 11년 9월 30일 자희는 어린 황제를 끼고 재워, 단화, 숙순 등을 파직한 다음

그들을 심문하여 죄를 엄히 물으라는 어지를 내립니다.

이러면 없던 죄도 나옵니다.

 

진나라 이사가 조고에게 당했듯이 불러주는 대로 이야기 하게 되어 있습니다.

한시대를 풍미한 이사도 조고의 매 앞에는 처음에는 진실을 이야기 했지만, 맞은데 또 맞고, 쉬었다 또 맞고..

이렇게 눈만 뜨면 맞다 보니 나중에는 "어떻게 이야기 할까요?" 하며 스스로 없던 일도

죄를 만들었다고 하잖아요.

 

체포를 당한 단화는 자결을 하고 숙순은 참형을 당하고 나머지 사람들은 유배를 떠남으로 완벽한

자희의 승리로 끝을 냅니다.

하나의 세력이 몰락하면 반대 세력은 해피합니다.

수렴청정을 주장한 사람들은 무조건 진급하게 되어 있지요.

그 중에 혁흔은 의정왕에 봉해지고 군기처행주를 맡아 군정대권을 장악합니다.

 

다음에 계속하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