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1. 3. 04:00ㆍ모로코 여행기 2024
페스에서 메디나로 들어서는 가장 유명한 일명 블루 게이트라고 불리는
문(Bab Boujloud) 밖에서 메디나 안을 들여다보면 위의 사진에 보이는
눈에 띄는 마나렛이라는 모스크를 알리는 첨탑이 눈에 들어옵니다.
이 미나렛은 모로코의 마드라사에서는 유일하게 세운 전탑이라고 합니다.
이 미나렛의 의미는 당시에는 금요일이 예배일이었는데 금요일 예배를 보는
모스크도 겸한다는 의미라고 하네요.
이곳이 그 유명한 페스의 부 이나니야 마드라사(Bou Inania Madrasa)입니다.
왜 이곳이 유명하냐 하면 모로코는 무슬림이 아니면 모스크 출입이 엄격하게
금지되기 때문인데 모로코에서는 이곳 마드라사와 카사블랑카의 대표선수인 하산 2세
모스크(Hassan II Mosque) 두 곳만 우리 같은 일반인도 출입이 허용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부 이나니야 마드라사(Bou Inania Madrasa)를 구경했던 이야기입니다.
이 마드라사는 서기 1351~1356년에 건설한 이슬람 신학교로 곳으로 모로코에서
오래전에 건축한 역사 깊은 무슬림 전통의 마드라사 볼 수 있는 곳이지요.
우리가 흔히 마드라사(Madrasa)라고 하는 곳을 모로코에서는 메드라사(Medrassa)라고
표기되어 있는데 나라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나지만, 그게 같은 곳이겠지요.
입구로 들어서면 가운데 분수대가 있고 사합원 형식의 ㅁ형 구조입니다.
마드라사의 설립 목적은 사제를 양성하기 위한 신학교로 출발했지만,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다른 법학, 문학, 천문학 등 다양한 학문으로까지 발전하며 교육기관으로
그 자리를 확고히 했다고 보이지만, 그러나 건물 자체가 너무 아름다워
구경할만한 곳이었습니다.
그렇기에 우리나라 여행자는 물론, 페스를 찾는 많은 여행자는 이 마드라사는 거의 필수
방문처인 듯, 오늘은 사진에 보이듯이 중국인 단체여행객으로 북적이는데 이곳은 장소가
협소하고 사방이 막힌 곳이기에 조금만 목소리가 높여도 대단히 소란스럽습니다.
상감세공, 모자이크, 스투코 등 화려하고 세심하게 장식되어 있습니다.
내부는 여전히 아직도 기도하는 예배실로 사용 중이라서 들어갈 수
없는 것이 안타깝운데 무슬림의 건축기법 등 정수를 볼 수 있는 곳이지요.
입장료 1인당 20 디르함(Dh)으로 유로로는 2€ 정도이기에 추천할만한 곳입니다.
이 마드라사의 건축시기는 1350~1355년으로 거의 700여 년이 다 되어가니
역사적으로도 충분한 가치를 지닌 건축물이라고 생각됩니다.
이 마드라사의 이름이 부 이나니야 마드라사(Bou Inania Madrasa)인 이유는
설립자가 술탄 아부 이난(Sultan Abu Inan)이기 때문이랍니다.
원래 이름이 Faris ibn Ali Abu Inan al-Mutawakkil이라는 긴 이름인데 처음에는
줄여서 마드라사 알 무타와킬리야라고 불렀다고 하네요.
아버지였던 술탄 아부 알 하산 (Abu al-Hasan) 때 왕조의 힘이 절정기에
이르렀는데 아들이 반란을 일으켜 술탄이 된 패륜아였다고 합니다.
그러나 그도 이 마드라사가 완공되던 해인 31살의 젊은 나이로 신하에 살해당하여
제 명대로 살지 못했으며 이후의 술탄들은 강력한 힘을 지니게 된 신하들에게
통제당하며 얼굴마담으로 지내며 왕조의 결정적인 쇠퇴를 불러오게 되었다니...
따라서 그는 늘 아버지에 대한 죄책감으로 살며 그에 대한 용서를 구하기 위해
이 마드라사를 만들었다고 하네요.
알라는 마드라사를 지어 봉헌했다고 이런 자식을 용서하고 축복할까요?
이 마드라사에서는 이슬람 국가 중 수니파로 이슬람 율법과 법학을 연구하고
공부하여 엘리트 학자나 사제로 양성하기 위함이었다고 하네요.
왕명으로 설립된 곳이라 모든 시설이 가장 완벽한 마드라사 중 한 곳이라고 하네요.
마드라사를 건설할 때 건물의 규모와 호화로움으로 인해 비용이 많이 든다고 보고하자
술탄은 건설 감독관이 제시한 건축 비용 전액을 보고는 신경질적으로 회계 장부를 찢어
강에 던지면서 "아름다운 것은 아무리 큰 액수라도 비싸지 않다"라고 선언했다고 하네요.
자기 호주머닛돈도 아니고 나랏돈으로 짓는데 무슨 상관입니까?
우리나라도 일부 정치인을 보면 포퓰리즘으로 보이는 정책을 마구마구 펼치잖아요.
이 마드라사는 설립자 이름과 연대가 아랍어로 내부에 새겨져 있답니다.
이렇게 지어진 마드라사는 17세기 이 지역을 휩쓴 지진으로 피해를 입어 그 후에도
여러 번 복구과정을 겪으며 지금에 이르렀다고 합니다.
모스크에 반드시 필요한 몸을 씻기 위한 우두(Wudu)라는 행위를 위한 시설인 물이
흐르는 곳이 보이는데 수도 시설이 없었던 시기라 분수 형태로 만들었을 텐데
안뜰 한편으로 흐르는 물은 페스강에서 도시로 들어오는 물길에서 끌어온 것으로
건축물 중 나무 재료가 많기에 화재예방에도 도움을 주고 목제 공예 부분이
말라비틀어지는 것도 예방이 되지 싶습니다.
안뜰을 중심으로 많은 방들이 보이는데 이 방이 바로 공부하는 교실로 사용되었지 싶습니다.
모서리에는 위층으로 오르내리는 계단이 있고 그 주변으로는 학생들의
거주공간으로 사용된 방이 있다고 하네요.
사방에 갤러리를 만들어 안뜰로 나오지 않고 기도실로 바로 갈 수 있도록 만들었네요.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르네상스 운동이 피렌체를 중심으로 들불처럼 일어나기 전까지는 유럽은
암흑의 시기였을 듯합니다.
모든 학문이 어둠을 지나는 동안 휴지기를 거쳤잖아요.
그나마 이슬람 세상에서는 메데르사를 통해 꾸준히 학문을 연구했기에
사실 인류 문명이 한 걸음씩 발전해 나가는 역할을 담당했다고도 볼 수 있겠지요?
그러나 무슬림들은 나라마다 마드라사라는 교육기관을 설립해 신학을 기본으로 후세 교육에
매진함으로 인류로는 과학이나 예술, 건축, 문학, 법학, 천문학 등이 계속 발전했다고 하지요.
그런 고급 학문으로 가르치고 배웠던 곳이 마드라사라고 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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