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가 막히고 코가 막히는 TV

2011. 2. 6. 00:47佳人의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佳人의 이런 저런 그런 이야기

요즈음 TV를 보면 참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힙니다.

저녁 시간이 되면 거의 모든 방송국에서 맛집 소개에 열을 올립니다.

 

1, 그러나 공통적인 것은 '중요한 양념은 비법이라 공개할 수 없다.'라고 하네요.

   그러면서 환경 호르몬은 나 몰라라 하며 플라스틱 바가지로 뜨거운 국을 퍼 옮기고

양파 망으로 비법이라는 여러 가지 양념을 망에 담아 펄펄 끓는 솥에 넣어

며칠 동안 폭 고아 낸답니다.

   식당을 찾는 고객에게 양념에 무얼 섞었는지,

또 환경호르몬이 발생한 국이 얼마나 인체에 유해한지는 관심 밖입니다.

 

2, 음식재료는 늘 주인이 직접 깐깐하게 고른다고

시장을 누빈다고 함께 동행해 카메라에 담습니다.

   그러면 우리가 찾는 시장은 주로 싱싱하지 않고

상한 음식재료를 시장에서 판다는 말입니까?

 

3, 음식이 나오면 기다리던 손님이 박수로 음식을 맞이합니다. 

   정말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히는 광경입니다.

   지금까지 아무리 맛있는 식당에 가서도 음식이 나오면

박수로 맞이하는 손님을 본 적이 없는데 왜 TV에서 카메라에 담아오는

   식당은 모두 짜고 치는 고스톱 모양 거의 모두 손뼉을 칩니까?

 

4, 그다음 장면에 뜨거운 음식을 이마에 땀을 흘리며 맛있게 먹는 장면이 나옵니다.

   그러면서 하는 말은 어렸을 대 시골에서 엄마가 해주던,

아니면 할머니의 손맛이라고 합니다.

   환장하겠습니다.

   음식 먹는 사람은 모두 시골에서만 살았던 사람이고

시골에서 얼마나 잘 살았기에 엄마나 할머니가 그런 맛 난 음식을

   늘 해 주셨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왜 우리 어머니나 할머니는 저런 맛있는 음식을 한 번도 해주지 않았는지 알 수 없습니다.

 

5, 식사를 하는 사람 모두 그 집 맛이 어머니나 할머니의 손맛이라고 합니다.

원래 사람의 손맛은 모두 달라 같은 재료로 음식을 만든다고 해도 다를 텐데

어찌 그렇게 음식 레시피가 일치할 수 있답니까?

같은 재료로 음식을 만들더라도 맛 또한 모두 다를 텐데 말입니다.

그러면 그 식당 주인은 대한민국 어머니를 모두 만나 음식을 전수받고

그 집 후손이 식사하러 오면 그 집 레시피로 음식을 

별도로 조리하기라도 한답니까?

이게 가능한 이야기로 생각되십니까? 

 

그다음, 저녁 식사 시간이 끝나는 시간이 되면 음식 보여주는 프로그램도 때를 맞추어 끝나고

시간이 조금 지나면 이번에는 의사와 여러 패널이 출연하여 건강상식을 이야기합니다.

내용을 보면 국민은 의학에 대하여 의사만큼 알아야 하는 것처럼

전문용어까지 외우라는 듯 상세하게 알려줍니다.

여기에 등장하는 이야기는 대부분 비만이 건강에 미치는 위험에 대하여 이야기하다 보니

모든 국민이 의사에 버금가는 의학상식을 갖추게 되더군요.

 

뭐 꼭 의학상식만 아닙니다.

광우병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을 때 국민 대부분은 광우병의 원인부터

세계적인 사망 숫자까지 외울 수 있게 하였고

황우석 박사의 문제가 터졌을 때는 모든 국민이 난자 채취부터 배아복제에 대한

전문가를 만들어 주었습니다.

 

그렇게 비만이 위험하다면....

겁나게 겁도 주고 당장 큰일 날 것 같아 두려운 마음에 잠을 자고

아침이 되면 근육질의 남자가 비만인 사람을 상대로 다이어트 운동을 가르쳐 줍니다.

1주일에 몇 kg을 책임지고 빼준다거나 등등...

 

어젯밤에는 무슨 재료가 건강에 좋다고 해 놓고

오늘은 그다음에 다이어트에 좋다는 음식을 알려줍니다.

그 음식을 먹기만 하면 가만히 있어도 일주일 만에 몇 kg을 뺀다고

방송국에서 추적관리까지 보여주는 친절함을 보여줍니다.

 

가만히 보고 있노라면 병 주고 약 주고도 아니고...

요즈음 유행하는 개그맨이 하는 말...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히는 일을 TV 방송이 앞장서서 하고 있다는 현실..

 

이런 음식 먹지 못하면 평생 후회할 듯이 맛있는 것 실컷 먹고

이제 비만이 오면 성인병서부터 큰일 날 병이 생긴다고 의사까지 동원해 겁을 줍니다.

 

그다음에는 다이어트만이 살길이다 식사량을 줄이고 운동으로 살을 빼야 사회에서 인정받는다고

합숙훈련까지 시켜가며 한 달 만에 몇 kg 뺀 사람의 성공이야기를 내보내며

성공한 사람이 눈물 콧물 흘리며 가족까지 동원해 감동의 포옹도 하게 하고

눈물의 박수를 보내는 게 바로 TV가 하는 짓거리입니다.

 

여러분을 어찌 생각하십니까?

정말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히는 일이 아닙니까?

눈물 콧물 너무 흘려 기가 막히고 코가 막혔나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