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10. 13. 08:05ㆍ佳人의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佳人의 이런 저런 그런 이야기
옛날 어느 가난한 산골 마을에 착한 아들과 전혀 착하지 못한 어머니가 살고 있었습니다.
어머니는 항상 아들을 귀여워했으며 아들 또한 효성이 지극하여
어머니의 말씀에는 무조건 순종하였습니다.
어느덧 아들이 커서 장가를 가게 되었고 한 처녀가 이 집의 며느리로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 며느리의 효성이 어찌나 지극하였던지 아들보다 더한 것이었습니다.
신방을 꾸민 지 며칠 만에 신랑은 결혼하며 진 빚 때문에 먼 산 너머 마을로 머슴살이를 떠나게 되어
집에는 착한 며느리와 시어머니만 살게 되었습니다.
워낙 가난한 집이라 절약하고 또 절약하며 결혼식을 치렀습니다만,
아무래도 가난했던 집이라 빚을 지지 않고는 결혼식을 치를 수 없었기에....
결혼 때문에 돈이 많이 들어 빚진 것을 알고 있는 며느리는 고개 너머로 사라지는
남편을 그저 바라만 볼뿐이었지요.
그런데 아들을 먼 곳으로 머슴살이를 보낸 뒤부터 시어머니는 며느리를 학대하기 시작하였습니다.
그 이유는 새 며느리 때문에 사랑하는 아들이 머슴살이하게 되었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며느리가 빨래터에서 빨래해 오면 그동안 누구와 어디서 무엇을 하다 왔느냐고 다그치고
깨끗이 빨아 온 빨래를 더럽다고 마당에다 내동댕이치고 발로 밟아 버리면서 며느리를 구박하였습니다.
그러나 착한 며느리는 한마디의 군소리도 하지 않고
시어머니가 호통을 치면 치는 대로 용서를 빌고 다시 열심히 일하였습니다.
멀리서 머슴살이를 하는 아들은 이런 사실을 짐작조차 하지도 못하고
가을까지 열심히 일한 뒤 품삯을 받아 어머니와 색시가 기다리고 있는 집으로 돌아갈 생각에
가슴이 부풀어 손꼽으며 그날을 기다릴 뿐이었습니다.
그러나 시어머니는 여전히 며느리를 학대하며
어떻게 해서든지 쫓아낼 구실을 만들려고 벼르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며느리는 평소와 다름없이 저녁밥을 짓기 위해 쌀을 솥에 넣고 불을 지폈습니다.
그리고 밥이 다 되어 갈 무렵 뜸이 잘 들었는지 확인하기 위해
솥뚜껑을 열고 밥알을 몇 알 입에 넣고 씹어 보았습니다.
방에 있던 시어머니는 솥뚜껑 여닫는 소리를 듣고 이때다 싶어 몽둥이를 들고 부엌으로 달려 들어왔습니다.
그리고는 어른이 먹기도 전에 먼저 밥을 먹느냐며 다짜고짜 며느리를 마구 때리는 것이었습니다.
며느리는 밥알을 입에 문 채 급기야 쓰러지고 말았답니다,
불을 때서 밥을 짓던 시절에는 솥에서 가끔 밥알을 꺼내어 씹어보는 일이 예사였음에도
시어머니가 공연히 생트집을 잡는 것이었습니다.
드디어 며느리는 앓아눕게 되었습니다.
어디 맞아서만 생긴 병이었을까요?
그동안 겪고 속으로만 참으며 지낸 세월이 마음의 병까지 함께 도진 것이었습니다.
날마다 신랑의 얼굴을 떠올리며 앓던 며느리는
며칠 뒤 그만 세상을 떠나고 말았습니다.
이 소식을 전해 들은 아들은 단숨에 달려와 통곡하고
색시를 불쌍히 여겨 마을 앞 솔밭이 우거진 길가에 고이 묻어 주었습니다.
얼마 후, 이 며느리의 무덤가에서는 이름 모를 풀들이 많이 자라났는데,
그 풀은 봄 내 키를 늘이더니, 여름이 되자 꽃을 피웠습니다.
여름이 되자 하얀 밥알을 입에 물고 있는 듯한 꽃이 피었습니다.
그곳에 피는 꽃들은 모두 한결같았습니다.
사람들은 착한 며느리가 밥알을 씹어 보다가 죽었기에
넋이 한이 되어 무덤가에 꽃으로 피어난 것이라고 여겼습니다.
휴~ 다행입니다.
여자의 적은 남자가 아니고 여자랍니까?
꽃도 며느리의 입술처럼 붉은 데다가 하얀 밥알을 물고 있는 듯한 모습이었으므로
이때부터 이 꽃을 '며느리 밥풀꽃', '며느리 취' 등이라고 부르게 되었습니다.
금낭화의 꽃말은 '당신을 따르겠습니다.'입니다.
그런데 저는 금낭화를 쳐다보면 왜 오징어 말리는 것으로 보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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