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화시중(拈華示衆)의 미소가

2008. 12. 26. 00:55동남아시아 여행기/시엠립 배낭여행

사실 씨엠립은 초행길이 아니다.

그러나 초행길이다.

여행사 팩키지 투어를 통하여 2년 전 슬쩍 꿈결에 발만 걸치고 간 적이 있다.

그러나 버스만 타고 다녀서 동서남북도 구별하지 못하고 갔다.

유적도 몇군데 가보지 못했다.

버스서 내려 밥 먹으라고 하면 밥을 먹고 구경하라고 하면 구경하고 버스 다시 타라고 하면 타고....

상황버섯 가게, 보석가게, 라텍스 침대 가게에 내려서 시간 보내고....

 

이곳을 다시 찾은 이유는 하노이에서 이곳으로 오는 베트남 항공의 Add on 비용이 30.000원만  추가하면

오기 때문이고 이곳에서 며칠 있다가 베트남으로 들어가면 15일의 무비자가 다시 주어지기 때문이다.

이번 여행은 여기를 보고 난 후 베트남을 호찌민에서부터 북으로 하노이까지 종단 여행이 목적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곳이 표현하기 어렵지만 佳人을 끌어당기는 마력이 있기 때문이다.

 

한국을 떠나기 전 이곳의 한 숙소를 미리 예약을 하고 툭툭까지 2일 예약을 하였다.

3일 입장권을 끊어 2일은 툭툭, 하루는 자전거를 타고 돌아볼 계획으로 왔다.

이번 기회에 이곳에 찬란한 문화를 꽃피웠던 앙코르제국에 대하여 공부하고져 한다.

벌써 벌레를 잡아 먹는다는 도마뱀처럼 생긴 녀석이 우리를 반긴다.

 

도착하자마자 봉사활동도 많이 하신다는 이곳 숙소에다 한국에서 가져온 의약품을 전해 주었다.

그러나 의약품은 도움이 되지 안 는 지 별로 반가워하지 않는 눈치다.

공연히 무거운 것을 끌고 다녔다.

 

처음에는 에어콘 방으로 생각했으나 하노이에서도 밤에는 선풍기도 끄고 잘 정도여서 팬 방으로 하여

하루 7불씩 5일 정도 묵기로 했다.

7불이면 무척 싸다.

그러나 이곳에는 이 정도 가격의 숙소가 널려있다. 

 

이곳도 지리를 익히려며는 돌아다녀 봐야 한다

그래서 걷는다.

시내는 어떻게 생겼을까?

걸어서 다니면 씨엠립도 佳人의 손바닥 안에 있다.

사실 하노이도 대부분 걸어 다녔기에 그곳의 지리를 확실히 알 수 있었다.

 

숙소에 도착을 하는데 누가 佳人을 찾는다.

자세히 보니 지난 여행때 호텔 식당에서 서빙을 하던 학생이다.

사진도 찍어주고 간간히 이메일을 주고 받던 우리 작은 아들과 동갑인 녀석이다.

반갑게 인사하고 내일 다시 만나기로 약속하고 헤어졌다.

집에서 가져간 사용하지 않는 예전 디카를 그 녀석에게 전달했다.

 

우선 이곳 시엠립에서는 제일 화려하다는 올드마켓으로 나갔다.

아래 사진이 바로 이곳에서는 앤젤리나 졸리 때문에 제법 유명하다는 레드 피아노...

 

주위를 돌아 다니며 우선 거리와 상호를 익힌다.

이 녀석은 낮에 싸돌아 다니다 더위 먹었나 보다.

누가 보쌈해 가도 모르겠다.

佳人 : "이 놈아~~  누가 된장 바르면 어쩌려고 그러냐?"

 

멍멍이 : "냅도유~~ 여기 캄보디아는 된장 없어유~~"

베트남에서는 보신탕이 고급 요리라는데....

이곳에는 세계적인 관광지라 역시 관광 다니는 개가 엄청 많다.

 

다시 숙소로 돌아오는 길.... 

눈 앞에서 사고를 목격했다.

여자가 운전하고 가운데 아이를 태우고 뒤에 남자 성인이 타고 직진하던 오토바이를 골목길에서  나오던

승용차가 그만 받아 버렸다.

다행히 크게 다치지 않았는지 이내 큰 소리로 싸움이 시작된다.

 

사고 현장을 조금 지나 럭키 몰이라는 큰 건물에 슈퍼마켓이 보인다.

그 건물 바로 지나면 한 호텔이 있다.

지난번 왔을 때 묵었던 호텔이다.

 

이곳에 근무하는 젊은이도 낮에는 학교를 다니고 밤에만 일하는 22살의 주경야독하는 청년이다.

가끔 이 메일로 소식을 주고받고 지내던 청년이다.

무척 반가워한다.

 

청년 : @#$%& ("왜 우리 호텔에 묵지 않으세요? 깎아 줄 수도 있는데....")

佳人 : "나도 이런 호텔에 묵고 싶다. 

           그런데 난 백수다.

           그리고 이런 돈을 아끼면 여행을 한 번이라도 더 올 수 있고 이렇게 다시 만날 수 있지 않겠니?"

 

탁자 위에 놓인 연꽃이 아름답다.

처음 이곳에 왔을 때 생화인지 모르고 조화냐고 물었을 때 생화라고 가르쳐준 기억을 되살리며 그냥

손가락으로 연꽃을 가리키니 녀석도 그때를 기억하고 따라 웃는다.

서로 말은 하지 않고 손으로만 가리켰는데 알아채다니.... 

 

이역만리 떨어져 살며 오랜만에 만나 佳人이 그것을 기억하고 손가락으로 가리키니 녀석도 알아채고

웃으니 이는 부처님이 연꽃을 들었을 때 가섭만이 알아채고 웃었다는 바로 염화시중의 미소가

아니겠는가?

오잉~~ 그러면 佳人이 부처님이고 이 녀석이 가섭?

택도 없는 소리....

 

부처님은 하노이 서호에 있는 진국사에서 물벼락을 맞고 사찰 안방까지 흘러든 물 퍼내느라고 정신이

없으셔서 佳人이 지금 한 소리를 못 들었을 게야~~

가지고 간 도시락 통을 선물했다.

만약에 씨엠립에서 무슨 일이 생기면 언제라도 자기에게 연락하라고 신신당부한다.

2년 전 "앙코르의 미소"라고 佳人이 이름 지어준 바로 이 청년.

 

숙소로 돌아오는 길...

예전 배낭여행자의 지표가 되는 스타 마트와 칼텍스 주유소도 알아 놓았다.

 

길가에 전병처럼 생긴 먹거리를 굽고 있다.

사람들이 많이 모여 있는 게 틀림없이 맛있어 보인다.

가던 길을 멈추고

佳人 : "저게 뭐지??"

마눌 : "글쎄?"

佳人 : "사람들이 많을걸 보면 맛있을 것 같다."

마눌 : "우리도 하나 사서 먹어 볼까?"

佳人 : 우리말로 "얼마유?"

 

옆에 앉아 있던 청년 : "한국분이세요?"

佳人 : "그래요 이런 곳에서 한국사람을 만나네...."

청년 : "제가 여러 개 샀는데 맛 만 보세요. 기다리려면 1시간은 걸릴 거예요."(사실 불판은 하나인데

          이 청년이 20여 개를 사고 있는 중이다. 그러니 우리 차례까지 오려면 아마 새벽이?)

佳人 : 염치없이 두 개를 얻어 마눌님과 하나씩 나누어 먹었다. 우리의 꿀호떡과 비슷한 맛이다.

 

청년 : "혹시 계시는 도중 문제가 생기면 제게 연락하세요. 제 이름은 * * *입니다."

           전직 대통령 이름이다. 이곳에 몇 년간 거주하는 교민이란다.

佳人 : "참 아름다운 한국 청년이네~~ "

           사실 나이 든 늙은이 배낭 여행자가 얼마나 딱하게 보였으면....

           공짜로 얻어먹었으니 참 아름다운 청년이라고 했나?

           하나씩 먹고 나니 저녁 먹을 생각이 없다.

           그 때문에 오늘은 그냥 자기로 했다.

 

킴보디아의 칼텍스 주유소는 대부분 스타 마트라는 슈퍼를 겸하고 있다.

별은 별끼리 논다는 이 말이겠지.

 

첫날밤은 모기와의 전투에서 佳人이 완전하게 졌다.

방충망이 떨어져 나가 오히려 방안이 모기들의 서식지였다.

전혀 사람 손이 미치지 않는 그런 허술한 방이었다.

다음날 혹시나 하고 방을 바꾸었으나 역시나 였다.

24일간의 배낭여행 중 최악의 방이었다.

 

요란한 광고보다는 내실을 다지는 일이 먼저가 아니겠는가?

결과적으로 우리는 사전에 약속한 데로 그곳에 5박을 했지만.....

다른 현지 숙소도 그런가 하고 4군데를 다녀 보았지만 다른 곳은 이곳보다 훨씬 훌륭하다는 생각이다.  

 

(우리는 외국에 나가면 주로 한국인 업소를 찾는다.

그 이유로는 같은 한국 배낭 여행자를 만날 수 있어 완벽한 한글 구사로 정보 파악에 도움이 된다.

한국인만의 훈훈한 정을 느낀다.

 

같은 값이면 한국인이 하는 업소의 영업에 도움이 된다.

완벽한 의사소통이 가능하다.

과연? 모두 그럴까?

차차 느낀 점을 써 보기로 하자.)

 

우선 하나만...

우리가 지불하는 돈의 가치가 틀린다.

100불의 의미는 한국 사람은 자기 봉급의 몇십 분의 1이다.

캄보디아 사람들은 자기 봉급의 두배다.

 

밤에 돌아다닌 길.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염화시중의 미소는 부처님만의 특허가 아니다.

 단지 부처님이 우리보다 연세가 많으셔서 먼저 말씀하셨을 뿐이다.

   그리고 이미 특허가 만료되었다고 고시된 지 오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