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타오샤(7)
-
호도협 마지막 고개를 넘으며...
호도협 트레킹을 하다 보면 염소떼도 자주 만납니다. 닭은 방목하기에 늘 볼 수 있고요. 이런 비탈진 곳에서는 농사지을 땅조차 변변히 없는 게 실정입니다. 그러다 보니 비탈에 강한 염소를 자연히 키우지 싶네요. 이 길에는 예전에도 마방이 다닐 때는 숙소와 마구간이 필수였겠지만... 지금은 여행자를 위한 숙소와 음식이 전부잖아요. 그러나 숙소를 운영하는 집은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로 몇 집 되지 않기에 다른 집은 이렇게 염소를 키우거나 비탈에 옥수수를 심고 살아가나 봅니다. 사진으로만 보아도 살아가기 쉬운 곳이 아니라는 느낌이 듭니다. 이런 곳에 태어난다면 큰 도시로 나가기 전까지는 평생동안 정말 쌀 한 말도 먹어보지 못하고 죽을 것 같습니다. 그나마 염소라도 많이 키운다면 이곳에서는 재벌이라는 소리를 듣지 ..
2017.01.18 -
마방의 길 호도협 트레킹
아침에 일어나 옥룡설산을 바라보니 산정상에는 태양의 기운이 힘차게 솟아 나오려고 합니다. 지난 밤에 별을 보며 깊은 잠에 빠졌습니다. 꿈속에서 두 팔을 벌려 별을 품에 가득 안는 꿈을 꾸었습니다. 별과 하나가 되어 행복한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런 꿈을 꾸면 태몽이죠? 일흔이 넘어서 남세스럽게 말입니다. 빠른 주파가 목적이 아니라면 길을 걷다가 이런 곳에 하루 머물다 가는 일도 즐겁습니다. 비록 풍성한 식탁은 아닐지라도 넉넉한 인심을 더하니 아주 배부른 하루가 되었습니다. 머물고 싶다고 더 머물 수 없으니 또다시 길을 나서야 하겠지요? 우리는 여행자니까요. 지나온 길을 더듬어 봅니다. 그리고 오늘 걸어갈 길을 생각합니다. 지금 위의 사진에 보이는 길은 골짜기를 따라 속으로 깊이 들어온 U자형 길입니다. 이..
2017.01.13 -
별이 쏟아지는 그 곳 차마객잔
위의 사진은 우리가 머문 방에서 유리창을 통해 바라본 위룽쉐산의 모습입니다. 창문을 통해 바라보는 모습은 액자 안에 그린 산수화 바로 그것이었습니다. 어둠이 내려 캄캄한 밤이 되면 침대에 누워 위룽쉐산 위로 반짝이는 무수히 많은 별을 바라볼 수 있습니다. 세상에 침대에 누워 밤하늘의 별을 바라볼 수 있다니... 그랬습니다. 밤에 이곳은 별이 쏟아지는 바로 그런 곳이었습니다. 요즈음 우리나라도 대기가 혼탁해져 밤하늘의 별을 보기조차 쉽지 않습니다. 또 도심의 밝은 불빛은 하늘의 별빛을 가려버리기도 하지요. 그러나 여기는 우리가 보았던 어린 시절 밤하늘의 별을 마음껏 볼 수 있는 그런 곳이었지요. 닭백숙이 준비될 때까지는 무엇을 하며 시간을 보내야 할까요? 샤워하고... 어슬렁거리고... 멍하니 위룽쉐산이나..
2017.01.12 -
상호도협에서 차마객잔 오르는 길
상호도협 구경을 마친 후 이제 산으로 올라가렵니다. 그곳에 있다는 차마 객잔을 찾아 오늘 밤을 보내야겠네요. 그 후 내일 아침에 차마고도 마방의 길을 걸어 트레킹을 하렵니다. 올라가려면 아마도 6~700m 정도를 올라가야 하겠네요. 차마 객잔을 찾아가는 길은 지도를 보고 확인했지요. 그러나 7년 전 티나 객잔부터 이곳으로 걸어온 경험이 있어 역으로 걷다 보면 차마 객잔으로 올라가는 길을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 예상합니다. 원래 우리가 가는 길은 우리에게는 처음 걷는 길입니다. 처음 걸어가며 자료를 남기면 나중에 우리처럼 이 길을 찾아 걸어가는 분이 계실 겁니다. 앞으로 얼마나 걸어야 도착할지 알 수 없어 잠시 무료 화장실도 다녀오고... 11시 30분에 상호도협 주차장을 출발합니다. 이제 위의 사진에 보..
2017.01.10 -
호랑이가 뛰어넘었다는후타오스(호도석:虎跳石)
아주 잘생긴 큰 바위가 보입니다. 이 바위가 바로 호랑이가 반대편으로 도망가기 위해 뛰어넘었다는 후타오스(호도석:虎跳石)입니다. 두 개의 설산 사이에 있는 협곡인데 이 바윗덩어리는 어느 산에서 떨어진 바위일까요? 이곳 강바닥이 해발 2천m가 넘고 협곡의 깊이는 3.900m나 된다고 하니 얼마나 가파른지 모르겠습니다. 협곡 아래서 올려다보면 위압적이고 장엄하기 그지없습니다. 세상에는 많은 협곡이 있지만, 여기처럼 5천 m 가 넘는 두 산이 가까이 있어 만든 협곡은 흔치 않다고 합니다. 이런 협곡이 세상에 여기만은 아니겠지만, 5천m가 넘는 산, 두 개 사이에 있기에 더 유명하겠지요. 이래서 중국 정부에서도 AAAA 풍경구로 지정했고 세계자연유산으로도 등재된 모양입니다. 역시 중국은 우리나라에서는 보기 힘든..
2017.01.09 -
상호도협 아래는 무엇이 있을까?
상호도협 아래에 내려와 보니 협곡을 흐르는 물소리가 아주 요란합니다. 넓은 진샤장(금사강:金沙江)을 흐르던 물이 이곳에 이르러 갑자기 좁은 협곡을 빠져나가려니 이곳에서 한번 용틀임하듯 솟구치고 뛰어오르고 난리입니다. 이곳은 바로 이런 맛에 찾는 곳이죠. 이 물소리가 얼마나 요란한지 호도협 윗길을 걷다가도 들리는 소리죠. 워낙 경사도가 심한 가파른 곳이라 오히려 높은 곳에서도 잘 들리더군요. 우기에는 이런 모습 또한 지금과는 다른 모습이라 생각되네요. 상호도협 주차장에 우리를 내려준 버스는 가고 말았습니다. 이제부터 내일까지는 우리는 오직 두 발로만 걸어 다녀야 합니다. 아래를 내려다보니 제법 깊이가 느껴지는 곳입니다. 7년 전 내려다 본 그대로입니다. 그때 티나객잔에서 걸어오느라 힘이 들었고 또 앞으로 ..
2017.01.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