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문왕(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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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우고역도와 아피아 가도
우리가 지금 걷고 있는 길은 세상 모든 포장도로의 효시라고 하는 아피아 가도입니다. 아피아 가도는 그래서 가도의 여왕이라는 명예로운 별명이 생겼을 겁니다. 그런데 이런 역사적인 사실에 딴지를 거는 경험을 했기에 오늘 그 이야기로 시작합니다. 예전에 중국 여행을 하며 위의 사진에 보이는 금우고역도라는 곳을 걸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금우고역도란 쓰촨 지방 청두에서 당시 장안이었던 서안으로 이어지는 약 1.000km의 도로로 돌로 포장한 도로라 합니다. 물론 대부분 사라지고 말았지만, 아직도 그 일부가 남아있는 곳이 있기는 합니다. 금우도의 흔적은 삼국지에 나오는 봉추 방통이 죽었던 낙봉파에서 백마관으로 이어지는 길에 있는데 삼국지 투어를 하시려면 꼭 가봐야 할 곳 중 한 곳이지요. 그때 그 길이 오늘 걷는 ..
2016.10.13 -
가을의 검문관에서 보고 들은 이야기.
한참을 걸어가다 보니 작은 공원을 만들어 놓았습니다. 노란 은행잎이 떨어져 제법 가을 풍경이 느껴지네요. 이곳에는 검문관 관루를 올려다보고 시를 짓는 장소라는 의미의 탄관대 시가 주랑이라는 곳도 만들어 놓아 수천 년 전부터 이곳을 찾은 제왕 장상은 물론 대문학가와 시인 묵객이 시를 읊조리고 글을 썼다고 합니다. 이백처럼 주체할 수 없는 시상이 떠올라 글을 남긴 사람도 있겠지만, 숫가락만 들고 덤비듯 글을 남긴 사람도 있겠네요. 장재, 낙빈왕, 이백, 두보, 이융기, 이상은, 왕안석, 애신각라, 윤례, 그리고 곽말약에 이르기까지 19편의 글을 이곳과 관련해 남겼다 합니다. 피비린내 나는 전쟁터에 억울하게 죽어간 이름없는 그들을 위해 위로의 말이라도 전하고 싶었습니까? 아니면, 강유의 용맹함을 칭송한 겁니까..
2013.06.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