촉도난(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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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우랑(細雨廊)과 촉도난 시비
삼국이 천하를 놓고 다투던 시절 훨씬 이전부터 검문관은 중원과 쓰촨을 잇는 중요한 관문으로 그 시기는 기원전으로 올라갈 겁니다. 이 험한 길을 통해 문명이 교류했고 문물이 드나들었습니다. 사람이 오고 가며 또 다른 세상과의 교통을 알려주는 그런 문이었습니다. 물론, 다른 길도 있었겠지만, 그 길을 수백 km나 돌아가야 했고 여기보다 더 험한 길이었을 겁니다. 길이란 세상을 향해 손짓하는 그런 존재인 겁니다. 아!!! 얼마나 많은 사람이 이 길을 걸어갔을까요? 얼마나 많은 사연이 이 길위에 있을까요. 이 길을 걸었던 사람을 붙잡고 사연을 물어보면 사람 숫자만큼이나 많았을 겁니다. 오늘 덜수 佳人은 이 길을 걸으며 숲속에서 소곤거리는 소리를 듣고 돌틈 사이에 숨겨진 사연에 귀 기울입니다. 그러나 천하를 놓고..
2013.06.05 -
가을의 검문관에서 보고 들은 이야기.
한참을 걸어가다 보니 작은 공원을 만들어 놓았습니다. 노란 은행잎이 떨어져 제법 가을 풍경이 느껴지네요. 이곳에는 검문관 관루를 올려다보고 시를 짓는 장소라는 의미의 탄관대 시가 주랑이라는 곳도 만들어 놓아 수천 년 전부터 이곳을 찾은 제왕 장상은 물론 대문학가와 시인 묵객이 시를 읊조리고 글을 썼다고 합니다. 이백처럼 주체할 수 없는 시상이 떠올라 글을 남긴 사람도 있겠지만, 숫가락만 들고 덤비듯 글을 남긴 사람도 있겠네요. 장재, 낙빈왕, 이백, 두보, 이융기, 이상은, 왕안석, 애신각라, 윤례, 그리고 곽말약에 이르기까지 19편의 글을 이곳과 관련해 남겼다 합니다. 피비린내 나는 전쟁터에 억울하게 죽어간 이름없는 그들을 위해 위로의 말이라도 전하고 싶었습니까? 아니면, 강유의 용맹함을 칭송한 겁니까..
2013.06.04 -
일부당관, 만부막개(一夫當關, 萬夫莫開)
검문관 관루에 올라 사방을 둘러봅니다. 지금 佳人 눈으로 본 모습을 여러분도 함께 보시고 계십니다. 우선 위의 사진은 바로 종회가 이끄는 20만 위군이 강유가 눈을 부릅뜨고 지키는 이곳 검문관을 향해 공격해 오는 방향입니다. 바로 검문관 관루 위에서 바라보면 위나라군이 지금 보고 있는 저 아래로부터 새까맣게 올라왔을 겁니다. 지금 이 골짜기로 바퀴벌레처럼 징그럽게 끊임없이 기어 올라왔을 겁니다. 아무리 화살을 쏘고 돌을 굴려도 전우의 시체를 넘고 넘어 자꾸 기어오릅니다. 바퀴벌레약이라도 있어 뿌렸으면 원도 한도 없었을 겁니다. 네.. 지금 여러분이 보시는 골짜기 아래로부터 종회의 위군이 검문관을 돌파하려고 했고 바로 이 자리에 강유가 서서 군사에게 적을 막으라 독려하며 고함지릅니다. 들리시죠? 그때는 바..
2013.06.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