융리고성(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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롱리고성은 사람이 그립습니다.
많은 사람은 먀오족을 중국의 집시라고 합니다. 5천 년간 중원의 힘에 의해 늘 쫓겨다니며 동으로, 북으로 그리고 마지막 남으로 이동하며 살아왔으며 이곳에서도 다시 산속으로 산속으로 꼭꼭 숨어들어 살아가고 있습니다. 갖은 고난을 당하며 오직 치우의, 치우에, 치우를 위한 치우만 믿고 살아온 민족인 먀오족. 롱리 고성에 외롭게 살아가는 한족... 그러나 그 집시를 방어하라는 명령을 받고 이곳으로 파견 내려온 한족이 진정 고향 떠나 여기까지 흘러온 집시입니다. 롱리는 먀오족이 살아가는 지역 한가운데 던져진 고독하고 외로운 한족의 섬입니다. 사방이 용맹한 먀오족이 사는 곳이니 얼마나 무섭고 힘들었겠습니까? 그런 무서움을 달래기 위해 마을 잔치라도 할 때면 용춤을 더 격렬하게 추었나 봅니다. 너무 격렬하게 춤을 ..
2011.03.04 -
움켜쥐면 지옥이요, 내려 놓으면 극락입니까?
고향이 그리워 눈물짓는 병사도 있었습니다. 왜? 누구를 위해 이곳에 주둔해야 하는지 알 수도 없었습니다. 덜수는 명이 무서워 도망하지도 못하고 고향에 두고 온 엄니가 그리워 밤마다 흘린 눈물이 얼마인지 모릅니다. 성벽 위를 거닐며 보초라도 서는 날은 고향이 더 그립습니다. 눈발이 날리는 야밤에 하늘을 바라보면, 엄니 생각에 눈물이 흐릅니다. 환장하겠습니다. 왜 중국의 명나라 황제는 권력만 잡으면 성만 쌓으라 합니까? 성하고 무슨 철천지원수가 졌기에 그 자리에만 오르면 그러는지 심보를 알지도 못하겠습니다. 어느 날은 잠자리가 뒤숭숭하다고 더 높이 쌓으라고 합니다. 기원전부터 만리 장성도 쌓았습니다. 남방 장성도 쌓았습니다. 여기 둔보에 롱리 꾸청도 쌓으랍니다. 젠장! 중국에 태어난다는 것은 성을 쌓기 위해..
2011.03.03 -
롱리고성은 타임캡슐입니다.
이제 정양문을 통과해 성 안으로 들어갑시다. 성문을 통과한다는 일은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현재에서 과거로 가는 일처럼 생각됩니다. 1392년 어느 날 주원장은 황제의 이름으로 징집 명령을 내렸습니다. 영문도 모르고 사랑하는 자식과 마눌과 이별해야 합니다. 천식이 심해 매일 콜록거리는 아버지와 신경통으로 고생하는 어머니를 그냥 두고 길을 나서랍니다. 가야 할 곳은 듣지도 보지도 못한 롱리라는 곳이랍니다. 그곳은 소문에 듣기로 용맹한 먀오족이 살며 한족만 보면 야만스럽게 한족의 피부를 벗기는 미개인이 모여사는 곳이라 합니다. 비록 유언비어라도 끔찍합니다. 주원장은 언제 황제가 되었으며 자기가 뭔데 징집 명령을 내립니까? 어느 날 지들 패거리를 몰고 나타나 얼어 죽을 자기가 황제랍니다. 카다피도 사막에서 떠돌..
2011.03.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