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낭여행(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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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속을 뚫고 까미노를 걸어 아르수아(Arzua)로.
점차 빗줄기가 강해집니다. 아무리 방수가 잘된 신발이나 옷이라 선전해도 줄기차게 내리는 비에는 장사가 없습니다. 점차 빗물이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모두 적십니다. 쉬지 않고 걸으니 비에 젖더라도 춥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습니다. 아무리 비가 퍼부어도 잠시 우두커니 서서 바라보고 갑시다. 이런 길을 걸으며 훠이훠이 그냥 그렇게 지나친다는 일은 너무 각박한 일이잖아요? 어찌 생각하면 흔히 볼 수 있는 그런 시골길이지만, 멀리서 이 길을 걷기 위해 여기까지 왔잖아요. 길은 같은 길일지언정 그 느낌은 다르지 않겠어요? 걷다가 힘이 들면 동행하는 사람을 위해 뒤돌아보며 미소 한번 지어주세요. 미소란 미소를 짓는 내가 알 수 없기에 나를 위한 것이 아닙니다. 미소란 바로 상대를 위한 배려입니다. 비록 작은 배려지만, ..
2015.02.16 -
프놈바켕에서의 발칙한 생각
앙코르 왓을 약 1.3km 지나 앙코르 톰으로 가다 보면 앙코르 톰 약 400m 못 미쳐 왼편에 야트막한 산이 하나 나온다. 이 지역은 평평한 밀림지역으로 이 작은 야산은 누구나 쉽게 볼 수 있다. 이곳이 바로 프놈 바켕이라는 바켕 산이다. 지금으로 부터 1.100년 전.... 바로 이 시간.... 지금 여러분들은 佳人과 함께 그때로 돌아가 보자. 프놈 꿀렌을 버리고 롤루스지역에 수도를 옮긴 야소바르만 1세의 아버지 인드라바르만 1세는 아들에게 다음과 같은 유언을 남겼다. "아들아 반드시 세가지를 명심하거라. 첫째는 조상들을 위하여 신전을 지을 것이다. 조상을 잘 섬겨야 복을 받고 나중에 후손들에게 제삿밥이라도 잘 얻어먹겠지.... 둘째는 자신이 죽어서 돌아갈 곳을 위하여 신전을 지을 것이다. 그래야 나..
2008.12.31 -
따프롬 2 - 나무 쳐다보다 뒤로 자빠지겠다.
따프롬에 오면 누구나 첫마디를 이렇게 말할 것이다. "세상에 이럴수가...." 그렇다. 세상의 일이란 게 충분히 이럴 수가 있다. 우리만 놀라는 게 아니고 자야바르만 7세가 보았다면 졸도할 일이다. 이곳이 예전에는 많은 승려들과 수행자들이 이 주위에 거주를 하였단다. 바로 옆에 있는 반티아이 끄데이에는 수많은 방들이 많이 있다. 아마도 그곳에 주민등록을 올려놓고 거주를 하지 않았을까? 앞으로 앞으로 나무 사이로. 우쒸~~ 나무를 쳐다보느라고 뒷골이 땡긴다. 우리는 이곳을 다녀오면 대부분 사람들은 유적보다는 나무들을 기억한다. 완전히 주객전도가 되는 곳이다. 사람들은 말한다. 자연의 습격이니 경종이니, 그러나 이곳의 원 주인은 바로 이런 나무들이다. 이런 나무를 불태우고 자르고 뽑아내며 인간들이 사원을 지..
2008.12.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