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왕(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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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기장군 이야기 둘
오기가 위나라에서 무후를 모실 때입니다. 어느 날 무후가 배를 타고 서하 중류까지 내려와 오기에게 말합니다. "참으로 아름답도다. 이 험준한 산하야 말로 위나라의 보배로다." 이때 오기가 바로 대꾸 들어갑니다. "나라의 보배는 군주의 덕망에 있는 것이지 험준한 산하에 있는 게 아닙니다. 하나라 걸왕의 도읍지는 왼쪽에 황하, 오른쪽에 태산이 있어도 어질지 못해 상나라 탕왕에게 쫓겨났고 상나라 주왕은 어쩌구저쩌구.... 이런 점에서 나라의 보배는 군주의 덕망에 있는 것이지 지리적인 이점에 있는 게 아니고 만약 덕을 쌓지 않으면 지금 우리가 타고 있는 배 안에 있는 모두가 적이 될 것입니다. "'이 이야기는 너만 잘하면 돼'라는 말이지요? 이렇게 이야기하면 5년 단임제 대통령도 '지금 막가자는 거지요?' 하고..
2024.03.27 -
달기(妲己) 이야기 1 - 달기의 등장
주지육림(酒池肉林)이라는 말은 우리에게도 귀에 익은 말입니다. 이 이야기는 한 나라 때 사마천이 쓴 사기라는 책의 기록으로 남아있는 이야기입니다. 물론, 다른 사람도 이런 글을 쓰며 작가의 생각에 따라 다른 느낌으로 표현했을 겁니다. 사마천의 사기는 중국의 역사 이전의 이야기부터 약 2천 년간의 일을 기록한 것이라고 합니다. 그러니 사마천은 구전으로 내려왔던 이야기에 자신만의 생각으로 포장하여 써 내려갔기에 어느 부분에서는 사실과 부합되겠지만, 사마천만의 소설에 가까운 이야기도 들어있다고 봐야 하지 싶습니다. 그렇기에 이런 이야기는 사실확인이 어렵기에 그냥 재미로 읽어야 할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은나라의 멸망은 주나라로 새롭게 이어지며 제후국이었던 주나라가 군주국을 공격한 하극상이기에 정당성을 주장하기..
2012.09.17 -
걸견폐요(桀犬吠堯)
걸견폐요(桀犬吠堯)라는 말이 있습니다. 폭군 걸왕(桀王)의 개도 성왕(聖王)인 요(堯) 임금을 보면 짖는다는 뜻입니다. 폭군의 개가 요 임금을 보고 짖다니요? 하 나라의 마지막 군주인 걸왕은 매우 포악하고 사치스러운 임금의 대명사이고 요 임금은 명군으로 신화 속의 군주로 서로 상반되는 사람입니다. 비록 걸왕이 나쁜 사람이지만 자기를 돌보아준 사람을 위하여 개도 성심을 다한다는 말입니다. 사마천의 사기 열전에 등장하는 유명한 한신 장군의 책사인 괴통이라는 사람이 한 말이랍니다. 한신이 토끼 사냥이 끝나면 사냥개를 잡아먹는다는 토사구팽(兎死狗烹)이란 말을 남기고 죽은 후 한신이 팽 당할 것을 예상하고 배반하기를 미리 건의했다는 이유로 괴통이 잡혀오게 됩니다. 그리고 괴통은 고문 끝에 끓는 기름에 삶아 죽이는..
2011.09.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