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바티 성(Rabati Castle)의 야경

2020. 4. 21. 06:00조지아 2019/아할지헤

해가 저문 후 고성에 올랐다가 하늘색이 너무 고와 찍은 사진입니다.

아직 완전히 어둡지는 않고 어두워지기 시작한 시각이네요.

막 조명이 켜지고 비 온 후의 모습이라 더 아름답네요.

 

오늘은 라바티 요새의 야경 사진을 주로 구경합니다.

같은 장소일지라도 낮과는 다른 느낌이 드는 게 밤의 풍경이 아닐까요?

더군다나 조명을 밝힌 모습을 사진으로 보면 말입니다.

 

라바티 성을 구경하고 시내를 잠시 나갔다가 큰 슈퍼마켓이 있어 저녁 반찬거리를 사 와

숙소에 돌아와 저녁밥을 숙소에서 해 먹고 잠시 쉬었습니다.

비가 그친 저녁은 맑은 공기에 푸른 빛이 유난히 아름다워 보였습니다.

 

숙소에서 쉬면 뭐 합니까?

어두움이 내리기 시작하는 어스름한 저녁에 다시 나가 라바티 성에 올랐습니다.

일행 중 여성 두 분은 장거리 버스 여행과 이미 이곳에 오후에 올랐기에 피곤하다고 하여

밤에는 우리 부부만 나갔네요.

 

아할치헤는 인구가 5만 명도 채 되지 않는 아주 작은 마을입니다.

영어 표기로 아할치헤(Akhaltsikhe)라고 하지만,

그 말의 의미는 조지아어로 새로운 요새라는 의미라고 한다네요.

 

예전에는 롬시아(Romsia)라는 이름으로 불린 곳이고요.

9세기경 처음 롬시아라는 마을이 생기기 시작했다는데 1204년 조지아의 유명한

장군인 샬바와 이반 아할치헤에 의해 이곳이 정복되며 도시 이름이 장군의 이름을 따라

아할치헤라고 불리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1576년 오스만 제국의 지배 아래에도 있었고요.

지리적으로 여러 나라의 국경과 인접해 있는 곳이라 아무래도 세력다툼의 틈바구니에

자주 휩싸이기도 했겠지요.

 

아할치헤는 주민이 사는 시내와 외침에 대비해 군인이 거주하기 위해 건설한 성(Castle)과 궁전과

귀족이 거주하고 종교시설도 함께 있는 시타델(Citadel) 이렇게 세 구역으로 구성되어 있답니다.

 

또 각 구역간은 지하 터널이나 교량으로 서로 연결되어 있고요.

성벽 안에는 이스탄불의 아야 소피아를 본 떠 만든 모스크가 황금빛 돔으로 장식해 만들었고

목욕탕인 하맘은 물론, 재판소와 동전을 찍었던 주조소도 있다네요.

 

물론, 전쟁에 대비해 무기고도 갖추고 있고요.

이 지역은 지리적인 여건으로 많은 이민족이 점거했던 곳이라고 합니다.

 

가까운 터키는 당연하고 아르메니아도 한때 이곳을 지배했고 러시아까지 지배했던 곳이랍니다.

1829년 오스만 제국과 러시아 제국 사이에 맺어진 아드리아노폴 조약이 있기까지 200년간이나

오스만 제국의 영향을 제일 오래 받았다지요?

 

그렇기에 도시에는 오스만의 영향으로 아랍풍의 모습이 많이 보입니다.

사진 몇 장 더 보고 오늘 이야기를 마칩니다.

 

같은 곳일지라도 아까 오후에 보았을 때와 지금 밤에 불을 밝힌 모습과는 다른 느낌이 듭니다.

역시 여행이란 이렇게 다른 시간에 찾아보면 또 다른 세상을 만나 수 있네요.

같은 장소도 보는 사람에 따라 느낌이 다르고 시간에 따라 같은 사람이 보아도 또 다릅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지금의 모습은 2011~2012년 사이에 새로 복원한 것으로 리모델링 된 지

얼마 되지 않은 따끈따끈한 성입니다.

그러나 제법 튼튼한 모습으로 원형에 가깝게 다시 만들었다고 하네요.

성은 시타델이 있는 북쪽은 입장료를 내고 들어가야 하고 남쪽의 군인이 주둔했던 요새는

무료로 들어갈 수 있습니다.

그냥 성만 보시려면 요새만 들어가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곳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