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1. 21. 08:00ㆍ조지아 2019/트빌리시
저녁노을 곱게 물든 트빌리시(Tbilisi)의 전경입니다.
천지창조에 나오는 사진이 아닙니다.
위의 사진은 제가 직접 나리칼라 요새(Narikala Fortress)에 해 질 무렵에 올라 찍은
사진으로 비가 내리다가 그치고 해지기 직전에 잠깐 밝게 비춘 모습을 찍어보았는데
약간 몽환적인 분위기가 나네요.
시그나기를 출발해 2시간 만에 조지아 수도 트빌리시에 도착했습니다.
도착 장소는 우리도 기억하기 쉬운 이름인 삼고리(amgori) 지하철역 바로 옆에 있는
버스 터미널이었고 반대로 트빌리시에서 시그나기로 가려면
이곳에서 출발한다는 의미겠지요.
삼고리 역에서 우선 지하철을 이용할 수 있는 카드를 보증금 포함 4라리를 주고 삽니다.
트빌리시도 조지아의 수도지만, 도시 규모는 그리 크지는 않아 지하철 노선이 아주 간단합니다.
간단하지만, 카드에 적혀있는 지하철역 명이 우리는 전혀 알 수 없는 부서진 라면처럼 생긴
조지아어로 인쇄되어 어쩌라고요?
우리가 트빌리시에 정한 숙소는 트빌리시 제일 북쪽에 있는 지하철역
디두베역(Metro Station Didube) 부근으로 이곳에 숙소를 정한 이유는 내일 출발할
카즈베기라고 부르는 스테판 츠민다(Stepantsminda)로 가기 위해서입니다.
우리가 흔히 카즈베기라고 부르는 곳은 러시아에서 불렀던 지역명이고
조지아의 정식 명칭은 스테판 츠민다입니다.
트빌리시는 이 나라의 수도이기에 북서 방향의 도시는 대부분 디두베 역에서 출발하고
시그나기는 삼고리 역 그리고 예레반이나 보르조미로 가는 버스가 출발하는 장소는
아블라바리(Avlabari) 역입니다.
물론, 중앙역 부근의 터미널에서도 출발하는 차편이 있어
이렇게 출발 터미널이 분산되어 있더라고요.
숙소에 도착해 짐을 내려놓고 우선 중앙역으로 갑니다.
내일 갈 곳은 스테판츠민다(카즈베기)지만, 그곳에서 5박 후 다시 트빌리시로 와
이튿날 흑해 연안의 바투미로 갈 생각이거든요.
트빌리시에서 가장 먼 바투미까지는 마슈룻카보다는 기차를 이용해 가려고
생각했기에 예매해두기 위함입니다.
물론, 카즈베기에 다녀와 기차표를 사도 되겠지만, 이 노선은 늘 일찍 표가
매진되기에 미리 사놓으려고 합니다.
디두베 역에서 지하철을 타면 바로 중앙역까지 갈 수 있더라고요.
조지아의 지하철역은 러시아의 영향으로 방공호 역할도 하기 위해 지하로
엄청나게 깊게 파고 만들었기에 한없이 내려갑니다.
조지아는 교통 카드 한 장으로 한 사람씩 사용하고 뒤로 건네주면
여러 사람이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사마르칸트에서부터 따로 다니자고 했던 부부는 어제 택시 안에서의 험악했던 일과
오늘 아침에 있었던 버스표 문제 때문에 우리에게 기분이 나빠서라도 정말 따로 다닐지
알았는데 이번에도 또 우리 뒤를 슬그머니 따라 붙으며 같이 기차로 가겠다고 따라나섭니다.
따로 다니다가 우리 네 사람과 함께하면 자꾸 문제가 생기니 또 걱정스럽습니다.
사실, 우리처럼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이 옆에서 같이 다니면 그 팀도 우리가 정말 불편할 텐데...
각자 다니자고 했는데도 줄기차게 쫓아다니며 불평불만만 늘어놓고 속을 긁고 다니네요.
혹시나 기차표 예매 창구에서 말이 통하지 않을까 염려해 미리 숙소의 계시는 분에게
위의 사진에 보이는 조지아어로 써 달라고 했습니다.
5월 14일 아침 8시 출발 2등 칸 여섯 장의 표를 사겠다고요.
창구에서 여권 확인을 하는데 한 사람의 여권만 확인하고 발권했습니다.
이렇게 하여 무사히 기차표를 예매해 두었네요.
트빌리시에서 바투미까지 24라리(우리 돈으로 약 9.900 정도)/1인이었습니다.
아침 8시에 출발해 5시간 후인 오후 1시에 바투미에 도착한다고 합니다.
여기서도 당연히 모두 각자가 자기 돈을 내고 기차표를 따로 샀습니다.
그런데 아침에 왜 자기 부부 버스 표를 사오지 않았다고 앙탈을 부렸지요?
우리는 중앙역 지하 1층에 환전소가 있다고 하여 아제르바이잔에서 사용하다
남은 돈도 환전할 겸 앞으로 사용할 조지아 돈을 조금 더 환전했네요.
이곳 중앙역 지하에 가면 아제르바이잔 동전까지도 조지아 라리로 바꿔줍니다.
이렇게 환전하면 되는데 계산하기도 어렵게 택시비로 우리에게 왜 건네주었는지....
국경에서는 환전할 때 동전은 환전하지 않고 트빌리시 시내로 가라고 했지요.
돌아오는 길에 숙소 부근의 디두베 역에서 내려 역 앞에 큰 재래시장이 있어 장을 보았습니다.
카즈베기에 들어가면 시장보기가 어쩔지 몰라 이곳에서 카즈베기에서의 5박 동안
먹을 반찬거리를 준비했습니다.
물론, 팀별로 각자 알아서 샀습니다.
시장을 다니다가 보니 주렁주렁 매달리 소시지처럼 생긴 것이 보이네요.
이것을 추르치헬라라고 부르는 조지아의 전통 과자라고 합니다.
실에 꿴 호두 등 견과를 걸쭉한 포도즙 시럽으로 코팅해 말려 만든다고 하는데
저렇게 걸어두면 위생상 조금 걱정이 되더라고요.
조지아에서 성녀 니노(Saint Nino)는 조지아 인의 신앙이지요.
위의 사진은 바로 성녀 니노의 조형물(Saint Nino Monument)이네요.
오른손에 든 것은 그녀가 포교 활동을 할 때 만들었던 포도나무로 만든 십자가입니다.
우리는 이미 그녀의 무덤이 있다는 시그나기 보드베 수도원을 들렀지요.
조지아에서 가는 곳마다 니노의 자취를 쉽게 볼 수 있더라고요.
특히 위의 사진에 보이는 포도나무로 만든 형태의 십자가는 조지아에서만
볼 수 있는 십자가라고 생각합니다.
위의 사진에 보이는 곳은 건설자 다비드 대왕(King David The Builder)의 조형물입니다.
이 사람은 조지아 구국의 영웅이라는 다비드 4세를 부르는 말이라고 합니다.
1089년부터 1125년 사망할 때까지 조지아의 왕이었다지요?
조지아 역사상 가장 위대한 왕으로 황금시대를 열었으며 독창적 건축가로도 널리 알려진
그는 1121년 셀주크 투르크를 조지아 땅에서 몰아냈으며 1121년에 Didgori 전투에서
승리했던 위대한 지도자로 존경받고 있답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내일 트빌리시에서 카즈베기까지의 이동은 각자 알아서 이동하려고 했지만, 이렇게
시장에서 장을 보면 일반 마슈로카로 이동하기 쉽지 않아 작은
승합차를 숙소에서 섭외했습니다.
이렇게 많은 장을 보아도 우리끼리만 승합차를 빌려 이동하면
전혀 불편하지 않을 듯해서 장을 보았습니다.
여러 사람이 함께 이동할 때는 차라리 이렇게 차를 대절해 이동하는 것도 좋지 싶습니다.
부부 팀은 내일 갈 곳인 카즈베기에 따로 갈지 알았는데 이번에도 우리가 섭외한 차로
같이 가겠다고 하기에 걱정스럽고 불편하지만, 그러라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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