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론의 위대한 미나렛(Great Minaret of the Kalon)

2019. 10. 19. 09:00우즈베키스탄 2019/부하라

칼론의 위대한 미나렛(Great Minaret of the Kalon)을 보기 위해 밤에 이곳으로 달려왔습니다.

그러나 위의 사진은 다음 날 낮에 찍은 사진입니다.

탑의 오른쪽은 칼란 모스크(Kalan Mosque)로 이 탑이 소속된 모스크이며 왼쪽에 보이는 곳은

미르 아랍 마드라사(Mir Arab Madrasa)로 현재도 학생들이 공부하는 마드라사이기에

안으로 들어갈 수 없는 곳입니다.

 

같은 곳에서 밤에 찍은 모습입니다.

밤과 낮에 찍은 사진을 번갈아 보며 부하라의 랜드마크라고 할 수 있는

칼론의 위대한 미나렛을 구경합니다.

같은 장소일지라도 낮과 밤의 느낌이 확연히 다름을 알 수 있네요.

 

이 모습은 마치 사마르칸트의 레기스탄을 보는 듯한 착각에 빠지네요.

물론, 규모 면이나 화려함에서는 여기가 작고 뒤떨어지지만, 양쪽에 보이는

모스크와 마드라사를 바라보면 말입니다.

사마르칸트가 레기스탄이 대표선수라면 이곳 부하라의 대표 선수는 바로 여기였습니다.

 

이 탑은 중앙아시아에서 가장 높은 46.5m에 달하는 미나렛이라고 하네요.

밑면의 지름이 9m에 달하고 꼭대기의 지름은 6m에 이른다고 하니

얼마나 큰 미나렛인지 짐작이 가시죠?

부하라에서 제일 먼저 구경하고 싶은 곳이 바로 이 미나렛이었습니다.

 

우리가 흔히 보았던 미나렛은 채색 타일로 겉면을 장식했는데 여기는 전혀 장식을 하지 않고

벽돌로만 단순히 쌓아 올렸습니다.

지금까지 많은 미나렛을 보았지만, 아마도 이 모습은 쉽게 잊히지 않을 미나렛입니다.

특히 밤에 조명을 밝힌 모습은 대단히 훌륭한 첨탑이었습니다.

따라서 여기는 밤과 낮 두 번은 꼭 보아야 할 곳이 분명합니다.

 

그래서 이곳 부하라에 2박을 하는 동안 밤마다 이곳에 들러 바라보고는 했던 곳입니다.

천 년 전인 1127년에 만든 미나렛으로 오래되었지만, 아직도 온전하게 위용을 자랑합니다.

우리가 먼저 히바에서 보았던 미완의 미나렛이라는 칼타 미노르 미나렛

(Kalta minor Minaret)이 있었지요.

 

아마도 두 미나렛은 경쟁 관계가 아니었을까요?

이곳 부하라 칼론의 위대한 미나렛이 먼저 만들어졌으니 히바 왕국에서도 더 높은 미나렛을

만들어 부하라 왕국의 기를 죽이고 싶었나 봅니다.

 

그러나 히바의 칼타 미노르 미나렛(Kalta minor Minaret)은 미나렛 건설을 지시했던 칸이

전투 중 사망하며 중단됨으로 미완의 미나렛으로 남게 되며 이곳 부하라의 미나렛이

중앙아시아에서는 가장 높은 미나렛으로 남아있다고 하며 만약, 히바의 미나렛이 완성되었더라면

그 높이가 80m에 달해 이곳보다는 거의 두 배의 높은 첨탑이 되었을 겁니다.

 

원래 미나렛의 목적은 기도 시각을 알리는 것이라지만, 워낙 높기 때문에 사막을 건너 밤에

부하라를 찾아오는 캐러밴에게는 불을 밝힌 미나렛의 꼭대기는

마치 등대와 같은 역할을 했을 겁니다.

또 외부로부터 쳐들어오는 적을 감시하는 감시탑으로의 역할도 했을 것이고요.

 

이 미나렛에 얽힌 이야기 한 토막이 있다네요.

징기즈칸이 이 지역을 점령할 때 부하라는 반 이상이 파괴되었답니다.

징기즈칸은 부하들과 함께 이 미나렛 앞에 이르러 올려다보게 되었답니다.

 

그러나 미나렛 가까이 다가와 아래에서 올려다보면 워낙 높기 때문에 징기즈칸이 썼던 모자가

땅바닥에 떨어졌답니다.

그는 급히 허리를 굽혀 땅바닥에 떨어진 모자를 주웠답니다.

그런 모습을 바라본 그의 부하가 칸이 허리를 굽힌 모습이 마치 미나렛 앞에 서서

절을 하는 것처럼 보였답니다.

 

그래서 부하는 위대한 칸의 허리를 굽히게 했던 미나렛을 부숴버리자고 했답니다.

이때 징기즈칸이 이르기를 "나는 지금까지 누구에게도 절을 한 적이 없다.

그러나 이 미나렛만큼은 예외이니 부수지 말고 그대로 두어라!"라고 했답니다.

 

덕분에 이 미니렛은 몽골의 침공에도 전혀 손상을 입지 않고 처음 모습 그대로

온전하게 남아있다는 이야기입니다.

한때는 죄를 지은 자를 끌고 미나렛 꼭대기에 올라가 포댓자루에 담아 아래로 던져버린

처형장소로도 사용된 적이 있는 그런 아픈 역사도 있지만, 지금까지 부하라를 대표하는 유적으로

손색이 없는 것은 확실합니다.

 

제일 꼭대기에 보이는 전망대는 아치 모양으로 전망대를 만들어 놓았는데

모두 16개의 아치를 만들었다고 합니다.

정상 가운데는 원형의 홀을 만들어 놓았고 예전에 처형 장소로 사용했다고 하니

굳이 그곳까지 끌고 올라가 성스러운 곳에서 피를 봐야만 할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처형을 당하는 사람 입장에서 처형 장소로 올라가는 계단은 탄식의 계단이요,

또박또박 한 걸음씩 걸어 올라가는 길이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계단이 되고 말았네요.

그곳에 올라가 부하라의 파노라마 전경을 볼 수 있다면 죽을 때 행복했을까요?

포댓자루에 담겨서 떨어뜨렸으니 전망은...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이 미나렛은 1127년 Aslan Khan이 Kalan Mosque(또는 Poi Kalyan) 사원의 부속 건물로

사용하기 위해 구운 벽돌을 쌓아 지은 천 년의 역사를 지닌 미나렛으로

칼론의 위대한 미나렛이라고 부릅니다.

높이가 154피트로 47m에 육박하니 높기는 높습니다.

보통 미나렛은 유약을 바른 타일 장식을 많이 사용하는데 여기는 타일 장식은 없고 14개나 되는

여러 가지 패턴의 띠를 둘러 예쁘게 장식했고 각각 다른 문양을 사용해 멋을 부리기도 했네요.

멀리서 바라보는 미나렛도 아름답지만, 가까이 다가가 그런 문양을 살펴보는 일도

눈을 즐겁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