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5. 27. 09:00ㆍ발칸반도·모스크바 2018/슬로베니아
이른 아침 전망대에 올라 블레드 호수를 내려다보았습니다.
그런데 날씨가 흐려 생각보다는 아름답지 않더군요.
이 전망대는 오스트리차(OJSTRICA)라는 곳으로 블레드 시내에서 볼 때
호수 반대편 산 위에 있는 곳입니다.
아침 6시 30분에 숙소를 나섭니다.
여행을 떠난 지 11일째지만, 아직도 시차 적응이 되지 않아
아직 새벽 2~3시면 저절로 눈이 떠지네요.
5월 4일 금요일의 이야기입니다.
이번 여행에서 네 사람이 함께하고 있지만, 오늘 전망대에 오르는 일은 두 분께서
피곤하시다고 쉬신다고 하여 우리 부부만 오르기로 했습니다.
숙소에서 전망대를 찾아가는 길입니다.
호수 남쪽으로 난 길을 따라 걸어가면 약 1시간 정도 걸리네요.
어제 이곳에 도착하자마자 호수를 한 바퀴 돌았는데 반대편 길로 출발해
시계 반대 방향으로 돌아보았습니다.
반대로 걷다 보면 어제 보았던 모습과는 또 다른 느낌이 들지요.
이른 아침이라 인적마저 끊어진 조용한 아침입니다.
그러나 여행자가 모이는 낮에는 마치 저잣거리처럼 혼잡한 곳이 바로 이곳이죠.
블레드 중심가를 지나며 바라보면 고성이 제대로 보입니다.
성 마르티나 교회와 고성이 아주 잘 어우러진 모습이나...
가까이 당겨보니...
고성은 보수 중이라 건설장비가 보이네요.
오늘도 낮에는 열심히 블레드 섬을 오가며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노력할
플레트나라는 배가 보입니다.
이 배는 모두 23척으로 오직 허가받은 가문에서만 운행한다고 하지요.
합스부르크 가문의 오스트리아 마리아 테레지아 여제가 이곳을 지배했을 때
이곳이 관광지로 바뀌어 흥청거리는 것보다 조용한 순례지로 남길 바라는
마음에서 더는 배 운행을 하지 못하도록 했다고 하네요.
벌써 그런 결정이 200년 전이라고 하니...
따라서 이 배의 사공은 오직 당시에 허가받은 23 가문에만 가업으로 대대로 이어져 오기에...
완전 독점체제로 운영 중입니다.
이렇게 걷다 보면 어느덧 전망대로 오르는 입구가 나타납니다.
이곳에는 전망대가 두 곳이 있고 길을 따라 오르다 보면 갈라지는 곳이 나오는데
여행자 대부분 오스트리차(OJSTRICA) 전망대에 오른다고 합니다.
오르는 길을 그리 좋지는 않습니다.
더군다나 며칠 전에 비가 온 후라 자갈길이네요.
조금 오르다 보니 이번에는 바위를 깎아내어 길을 만든 곳이 보입니다.
안전시설도 없는 그런 길입니다.
이렇게 잠시 험한 길을 오르면 눈앞에 나타난 모습...
전망대 정상에는 나무 의자 하나 달랑 있습니다.
이 모습을 보기 위해 아침 식사도 거른 체 1시간을 걸어 올랐습니다.
그래도 이런 광경을 볼 수 있어 즐겁습니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요?
우리 같은 사람은 아는 게 없기에 걷는 만큼 보인답니다.
이곳이 블레드를 가장 확실하게 볼 수 있는 곳이 아닐까요?
저 멀리 고성도 보이고요.
눈앞에 마리아 성지 순례교회(Pilgrimage Church of the Assumption of Maria)가
있는 블레드 섬이 보입니다.
10분 정도 정상에 머물다 내려옵니다.
이른 아침이라 우리 외에는 아무도 없습니다.
이 시각에 이곳에 올랐다면 정신없는 사람이겠지요.
아름다운 블레드 호수의 전망을 볼 수 있는 곳이 몇 곳이 있습니다.
패키지로 오신다면 고성에 올라 호수를 내려다보실 것입니다.
그곳 풍경도 수려하지만, 그러나 개인적으로 오늘 올라온 오스트리카 전망대가
단연 압권이라 생각합니다.
아침에 물안개라도 피어오른다면 더 몽환적인 풍경을 연출하겠고...
그러나 오늘은 틀렸습니다.
날씨라도 맑아 아침 해라도 볼 수 있었더라면 더 좋았겠지만...
이 또한 우리에게는 주어지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곳은 오를만한 가치가 충분한 곳이었습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전망대에서 호수 건너다 보이는 곳인 시내 방향이 동쪽입니다.
날씨가 맑아 아침해를 보았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잠시 스쳐지나가는 여행자가 내가 원하는 모든 좋은 여건을 바랄 수는 없겠지요?
오늘은 이 정도라도 만족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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