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3. 30. 09:00ㆍ발칸반도·모스크바 2018/크로아티아
위의 사진만 보신다면 누구나 여기를 이탈리아 로마라고 이야기하실 겁니다.
이곳은 로마가 아니라 크로아티아 풀라 아레나(원형 경기장)라는 곳입니다.
풀라의 랜드마크겠지요.
어디 풀라만의 자랑일까요?
크로아티아 화폐 10 쿠나의 뒷면에도 인쇄되어 있는걸요.
그래서 오늘 떠나기 전에 다시 찾았습니다.
어제는 저녁에 찾아가 아레나의 야경만 보았으니 오늘은 아침에 밝은 모습을 구경합니다.
아드리아 연안에 많은 로마 유적이 남아있지만, 어느 곳보다도 훌륭한 상태로 보존되고 있는 유적이죠.
로마의 콜로세움에 비교해 전혀 뒤지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규모 면에서는 딱 절반 수준이라고 하네요.
이곳은 지금도 음악회나 오페라 공연 등이 자주 열리는 곳이라 합니다.
로마의 콜로세움보다도 더 이른 시기에 건설되었다 하니 의미 있는 아레나가 아닌가요?
이곳 또한 로마의 콜로세움과 마찬가지로 15세기에는 아레나의 자재를 빼내 주변 주택의 건축자재로
사용했기에 많은 훼손이 일어났지만, 아직도 원형에 가까운 완벽한 형태로 남아있네요.
원형 경기장은 둥그런 모습이 아니라 약간 타원형의 형태입니다.
긴축이 132.45m 짧은 축은 105.10m 높이가 32m이며 실내 경기장 면적은 67.9m와
41.60m라고 하니 규모가 짐작되시죠?
현존하는 로마 원형 경기장 중 가장 규모가 큰 여섯 군데 중 하나로 알려졌습니다.
로마 콜로세움, 베로나 경기장, 폼페이의 암스테르담 경기장, 프랑스의 니므와 아를,
튀니지의 엘 둠부에 이어서...
1층과 2층은 각각 72개의 아치로 이루어졌으며 3층은 64개의 직사각형 창으로 이루어졌습니다.
이런 아치형 건물은 건물 아래쪽의 하중을 줄여 더 높이 건축물을 올리는 방법이라지요.
물론 보기도 예쁘고요.
출입문은 모두 15개로 이루어져 5분 만에 모든 관중이 밖으로 나올 수 있게 설계되었다고 합니다.
많은 로마 원형 경기장이 여러 곳에 남아 있지만, 당시 이 경기장을 만들라는 로마 황제의
명령서가 아직까지 완벽하게 보존되어 남아 있는 곳이 바로 풀라 아레나가 유일하다고 하네요.
그러나 아직도 이곳은 세계 문화유산에 등재되지 않았다는 놀라운 사실...
두 번이나 후보에 올랐지만, 무슨 이유에서인지 크로아티아는 두 번 모두 후보 자격을
스스로 철회했다고 합니다.
로마 콜로세움에서 보았듯이 계단식으로 되어있고 아치 형태로 무게를 줄인 효과까지도 같습니다.
그러나 외벽과 연결된 네 개의 탑이 있고 그 탑이 힘을 지탱하도록 설계된 것은
오직 이곳 풀라만의 특징이라고 합니다.
객석은 모두 4층으로 이루어졌으며 입석까지 가득 관중이 들어찬다면
약 23.000명이 모일 수 있다고 합니다.
당시 이곳의 인구가 얼마나 될까요?
현재 풀라의 인구가 60.000여 명이라고 하니까 그때는 도시 전체가 이곳에 모여도 될 정도가 아닌가요?
요즈음 이곳에서 공연이 열릴 때는 안전상의 문제로 입장객 수를 5천 명 정도로 제한한다고 합니다.
지금의 풀라는 이스트라 반도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도시라고 합니다.
특히 여름철에는 이곳에서 밤에 풀라 영화제도 열리고 다양한 콘서트도 자주 열린다고 하니
여름에 와보는 것도 좋지 싶습니다.
상상해 봅시다.
로마 시대에는 이곳에서 글래디에이터인 검투사와 사자가 목숨을 건 피비린내 나는 혈투를 벌일 때
이 경기장을 가득 메운 2만여 명의 관중이 뿜어내는 열기와 환호성을...
상상만으로도 그때의 모습이 떠오르는 듯하지 않나요?
제가 영화를 너무 많이 본 것 같다고요?
이곳도 콜로세움처럼 지하가 있어 검투사나 사자 등 맹수가 대기했던 장소가 있답니다.
밖에서 들여다보는 것은 무료이지만, 아레나 안으로 들어가려면 입장료를 내야 합니다.
그러나 밖을 한 바퀴 돌아보며 열린 곳으로 안을 들여다 보아도 충분히 감상할 수 있더라고요.
풀라 아레나의 동쪽면은 약간 언덕이라 2층 정도의 높이가 땅과 높이가 같아
붙여 지음으로 안정성을 강화했더군요.
그러니 해안으로 약간 경사진 곳에 아레나를 건축했네요.
해안이 접하는 서쪽은 일반적으로 보았을 때 4층 높이로 올렸더라고요.
이곳을 그린 예전의 그림입니다.
경사를 이용해 건물을 지음으로 안정성을 추구했던 것을 볼 수 있네요.
여행하며 보았던 원형 경기장 중 이렇게 비탈을 이용해 지은 곳이 무척 많더라고요.
주요 출입구는 두 개를 만들었지만, 작은 출입구는 많이 만들어 들어가고 나오는 시간이
얼마 걸리지 않게 설계되었습니다.
아레나(Arena)라는 말은 중앙의 운동장을 볼 수 있도록 빙 둘러 의자를 설치한 구조를 의미하는 단어라고
하는데 우리가 흔히 이야기하는 실내에 만든 경기장이나 공연장의 형태 말입니다.
통상으로 수용 인원에 기준을 두고 1만 명 이하는 홀이라고 부르고
1~2만 명을 수용하는 규모는 아레나라고 한다네요.
3만 명 정도는 슈퍼 아레나라고 하고 그 이상을 스타디움이라고 구분한다고 하네요.
이곳도 천장을 벨라리움이라는 것으로 덮었다고 하지요?
벨라리움(Velarium)은 햇볕이 강하거나 눈이나 비가 내릴 때 천막 같은 것으로
지붕을 덮는 시설이라고 합니다.
지붕을 여닫을 수 있는 지금의 스카이 돔과 같은 것이라네요.
당시의 기술로 어찌 그런 대형 천으로 지붕을 개폐할 수 있었을까요?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로마의 무솔리니가 이 지역 일대를 통치했을 때의 이야기입니다.
무솔리니는 이 풀라의 원형 경기장을 보고 그만 반해버려 하나씩 해체작업으로 분해해
배에 싣고 로마로 가져가려고 했답니다.
그러니 2차 대전 때문에 비용 문제가 생기고...
다행스럽게도 포기하는 바람에 아직 건재해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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